기술이 발전하면 세상은 저절로 좋아질까요?
안녕하세요, 'Mollue' 독자 여러분. 이번 주 본편 아티클에서는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인류 문명이 진보한다"는 우리의 가장 당연한 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해보고자 합니다.
본편을 읽기 전에, 핵심 개념 2가지를 먼저 이해해두면 훨씬 선명하게 읽힐 거예요. 아마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순간을 한 번쯤 느끼게 되실 거예요.
🔧 기술 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믿어온 것
"AI가 발전하면 인류는 반복 노동에서 해방될 거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 모두가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 있을 거야." 이런 말, 들어보셨죠?
아마 구독자님도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 보셨을 거예요.
이것이 바로 기술 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입니다. 19세기 미국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 1857~1929)이 개념화한 이 사고방식은, 기술의 발전이 사회 변화를 자동으로 이끈다는 믿음이에요. 기술이 곧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고, 사회는 그 흐름을 따라간다는 논리죠.
그런데 역사는 이 믿음에 꽤 불편한 반례를 남겨뒀습니다. 1450년경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했을 때 사람들은 "드디어 지식이 모든 이에게 전달되는 시대가 온다"고 기뻐했어요. 실제로 종교개혁이 가속화되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마녀사냥 교범 말레우스 말레피카룸(Malleus Maleficarum, 1486)이 인쇄술 덕에 유럽 전역에 퍼지며, 2세기 동안 마녀사냥 열풍을 부채질했습니다. 계몽과 광기를 동시에 대량 생산한 셈이에요.
21세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SNS는 민주화 시위의 무기가 됐지만, 바로 그 기술이 권위주의 국가의 촘촘한 감시 시스템도 만들어냈으니까요.
기술은 발전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이 동일한 기술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낸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기술이 어떤 세계를 만들지를 결정하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요?
🏛️ 아세모글루·존슨, 그리고 '포용적/착취적 제도'
기술보다 더 강력한 변수
본편의 논거는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다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와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의 연구에 깊이 기댑니다. 두 사람은 MIT 경제학과 교수로, 공저 권력과 진보(Power and Progress, 2023)에서 기술과 번영의 관계를 1000년치 역사를 통해 추적했어요.
이들의 연구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s)와 착취적 제도(Extractive Institutions)입니다. 아세모글루와 공저자 제임스 로빈슨(James A. Robinson)이 왜 나라들은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 2012)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에요.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포용적 제도: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그 결실을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규칙.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것을 내가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착취적 제도: 소수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하고, 나머지의 노동과 자원으로 이익을 취하는 규칙. "열심히 일해도 결과물은 윗사람이 가져가는" 시스템이죠.
이 개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한반도입니다. 1950년대 분단 직후, 남한과 북한은 비슷한 기술 수준에서 출발했어요.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나자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됐습니다. 아세모글루와 로빈슨은 이 차이가 기술이 아닌 제도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합니다. 같은 기술 조건에서도 어떤 규칙 위에 놓이느냐에 따라 번영과 빈곤이 갈렸다는 거예요.
기술보다 더 강력한 변수가 있다면, 과연 역사 속 착취의 패턴은 왜 그토록 반복돼 왔을까요? 그리고 지금 AI 시대는 어떨까요?
이 두 가지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 본편을 읽으면, 역사 속 사례들과 오늘 우리가 매달 내는 AI 구독료가 하나의 선명한 시선으로 이어질 거예요.
👉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을 항상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까요? 본편의 내용은 이번 주 수요일 오전 7시에 구독자님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디두
너무 흥미롭습니다
Mollue
흥미로웠다니 뿌듯합니다! 본편은 수요일에 발송되니, 본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