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사한 구독자님! 월요일마다 콘텐츠 크리에이팅과 비즈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리는 왈라비입니다.
지난 달, 제가 시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인 '넷플연가 모임장' 도전기에 대한 이야기를 써서 보내드린 적이 있었어요. 요즘 스몰 비즈니스에 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었을까요? 해당 글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간 모임을 진행하며 추가적으로 얻었던 인사이트와 커뮤니티 기획/운영에 관한 생각을 좀 더 나누어 드리려고 합니다.
영화 모임에 사람들이 돈을 쓴다고? 직접 실행해봐야 알 수 있다!
"영화모임에 돈을 내고 오는 사람이 진짜 있어?"
처음 이 모임에 대해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들었던 반응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어요. 함께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 '영화를 미리 보고와서 3시간동안 이야기만 하는 모임'에 20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못한 것이죠.
부정적인 반응에 처음엔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잘못된 생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실제 모임을 진행하면서 참가한 사람들이 제게 해준 피드백은 이렇습니다.
커뮤니티 참가에 따르는 비용은 진입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활동에 열의를 모일 사람들만 모이게 만드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기능할 수도 있었습니다. 제 생각을 180도 전환시켜주는 피드백이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커뮤니티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숙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초기 커뮤니티 구축 노하우
1. 손익 따지지 말고,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제 모임은 17만원대의 가격이 넷플연가를 통해 책정되었습니다. 그 중 제가 모임장으로서 넷플연가로부터 받는 진행비는 회당 9만원입니다. 13명의 인원을 마감시킨 것을 감안하고, 모임준비를 위해 투입하는 개인시간까지 생각하면 사실 풍족한 수준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모임을 시작하며 다짐한 것이 있었어요. 커뮤니티 구축을 꿈꾸는 내게 시작의 경험은 돈 주고도 못 얻을 소중한 것이기에,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죠. 초기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후 거대해질 눈덩이의 출발이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매 모임마다 사비를 털어 간식을 준비하고 있어요. 직접 임해보니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이는 참여형 커뮤니티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의 긴장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먹거리나 주류같은 쿠션 장치가 필요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먹고 마시면서, 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죠. 제가 앞장서서 준비하다보니 다른 분들도 자발적으로 간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풍족하고 멋진 모임이 되었어요.
모임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모임 전 영화를 세 번 이상 반복시청하고 자료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대화 외에 모임장으로서 전달할 수 있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지를 찾아보는 과정입니다. 세 시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에요. 이야기가 이어지다보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죠. 때문에 미리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면서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진행할 지, 사람들이 어려워하면 어떤 이야기로 시간을 채울지 등 모임 시간을 콘텐츠 자체로 꽉 채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덕분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모임을 많이 준비하는 티가 난다'고 해 주시고 있습니다.
핵심은 '더 많이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기고객이 만족할 수록 이후 커뮤니티 운영이 수월해질 가능성이 높아져요.
2. 공간이 주는 경험도 중요하게 챙기기
저는 대화형 커뮤니티, 그 중에서도 영화모임은 기본적으로 감성이라는 속성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대화의 출발은 '내 이야기' 가 나올 때부터입니다. 그렇다면 감성은 어디에서 나올까를 고민했죠. 결론은 함께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사람은 존재하는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같은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하얀 주광등 아래에 오피스 책상에 둘러앉아 하는 것과 분위기 있는 조명과 인테리어가 추가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공간 내에 배치된 주황 조명을 모두 다 켜놓았어요. 모임이 저녁시간에 진행되는 것도 이유였지만, 조명이 주는 은은한 분위기가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책상에도 테이블 조명을 설치했죠.
또 창문 블라인드를 모두 쳐서 바깥으로 향하는 시야를 차단했습니다. 주의집중이 산만해지지 않게 하고 온전히 이 시간, 이 공간에만 머물게 하면서 대화의 퀄리티를 높여가자는 계산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모여 모임 완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기획의 영역으로 포함될 수 있는 것이죠. 행사 기획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는 참가자의 동선 하나하나를 미리 계획할 정도입니다. 저 역시 작은 커뮤니티이지만, 마음만은 대형 행사 못지 않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3. 한 분 한 분에게 최선을 다하고, 권한을 배분하기
커뮤니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소외되는 사람이 생깁니다. 그런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휴먼 터치에 신경쓰는 것도 중요해요.
가장 간편하게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저는 '이름외우기'를 추천드립니다. 최대한 빠르게 여러분의 커뮤니티에 들어오는 분들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주세요. 모임을 시작할 때 '안녕하세요.' 대신 'OO님, 어서오세요' 라고 말씀드리는 것이죠.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들이는 노력 대비 큰 리턴을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로는 커뮤니티의 권한을 배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인장이 해야 할 일을 떠넘기는 것 같아 걱정하실 분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생각 외로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 공헌하고 싶어합니다. 그들에게 커뮤니티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책임감을 부여한다면 좀 더 살아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모임시간 이외에도 따로 번개 모임 시간을 만들었어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모임원들끼리 개인적으로 가까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신 번개는 멤버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겨 기획하도록 했습니다. 때로는 치킨 번개가 될 수도 있고 영화 번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임 내에서도 자생하며 돌아가는 소모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는 멤버를 만드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모임장의 역할을 분배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커뮤니티를 돌아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죠.
마치며 : 무엇보다 '진심'이어야 한다
결국 커뮤니티란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 입니다.
사업이나 수익화 이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진심으로 대해야 하는 이유죠.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콘텐츠 이외에도 고려할 것이 많기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매력적입니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사람들의 만족한 표정과 대화를 통해 오고가는 따뜻한 눈빛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마도 다시 커뮤니티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