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진솔한 자기소개라 하면, 사실 쓰는 게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 가령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서 처음 자기소개서를 썼던 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도 진솔한 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었죠. 그래서 정말 진솔하게 썼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류에서 광탈을 했습니다.
나름 스펙은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순진하게도 진솔한 자기소개를 원한다고 해서 덜컥 지극히도 평범한 제 모습을 너무나도 가감 없이 들어내 버린 것 같더군요. 저의 자기소개서를 읽은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들에게 괜한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었죠.
뭐 회사 자기소개는 나름의 스킬도 필요하니, 이건 그나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네요.
돌려 말해 죄송하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그렇게 저만의 진솔한 글은 오직 핸드폰 메모장에 꼬깃꼬깃 끄적여 놓은 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하던가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제 글들이 꽤나 안타까웠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글쓰기 플랫폼에 저의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저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찌질한 글들을 좋아해 주더군요. 그때부터 그 플랫폼에 진솔한 이야기를 마구 썼었는데, 또 이게 갈수록 더욱 진솔해지다 보니 좋아해주는 많은 사람들 속, 오해하고 상처받는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글쓰기와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또 이제 와서 진솔한 자기소개를 쓰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딱히 이거밖에는 없네요.
'글을 쓰고 싶어서요.'
지극히 평범한 제가 글이라는 걸 통해 다른 사람을 웃게도 해보고, 감동을 주기도 하고 그로 인해 오히려 제가 얻게 되는 그 많은 것들이 너무나도 매혹적이어서 당최 쌓여만 가는 글에 대한 욕망을 모른 척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분명 전보다 나아진 제가 앞으로 써 내려갈 글이 제 자신도 무척이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자신이 가장 찌질해지면서도 가장 용감해질 수 있는 그 아이러니한 상황을 글이라는 게 해내고 맙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노트북에 열 손가락을 올려 열 마디 이상, 열 줄 이상 꾹꾹 써 내려가 봅니다.
누가 알겠어요? 제 손이 발보다 먼저 저를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해줄지요.
글, 그림 김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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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회사 자기소개서는 좀 처럼 솔직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뭔가 속이고 꾸며낸 느낌 그래서 회사에 들어가면 나를 숨기고 살아야해서 힘들었었나 ... 저를 돌아봅니다... 저 또한 제 메모장에서 솔직해 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글을 쓰나봐요 나에게 솔직하기 위해. 트루님 글 많이 공감되었어요.:)
김트루
회사에 입사하면 아무래도 온전한 나로 살기 힘들죠.. 그래서 오히려 저는 그런 상황이 글쓰기에 대한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그만 둘 수는 없겠더라구요. 조이님의 메모장에도 분명 솔직하고 좋은 글들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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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작가님 글을 보며 큰 공감을 했어요. 글을 쓰는 제 마음과 너무나 비슷해서요. 그럼에도 글을 쓰고 세상에 내 글을 내비치는건 글 쓰는 내가 좋고, 또 글을 읽고 공감해줄 사람들이 좋아서가 아닐까요. 작가님의 글을 읽고 다른 글들도 읽고 싶어 찾아 읽었답니다☺️ 솔직한 것은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앞으로의 솔직한 글도 기대할게요🙏🏻🔥
김트루
저와 글을 쓰는 마음이 너무나 비슷하다하시니 반갑네요. 솔직한 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데 앞으로의 서영님 글도 기대가 무척 되며 함께 진솔한 글 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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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영
나이들수록 솔직해지기가 힘드네요.. 솔직함으로 돌아가는 길을 아예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글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으셨다고 하니 부럽습니다. 좌절을 딛고 다시 글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와닿고요.. 솔직함이 빚는 오해나 갈등상황도 어땠는지 궁금해지네요. 정직하고 담백한 글 잘 읽었습니다!
김트루
솔직함이 가진 이면을 크게 깨닫고 한걸음 물러섰었는데, 결국에는 이렇게 다시 글을 써서 또다른 분들께 좋은 영감과 자극을 받게 되네요:) 이래서 글쓰기를 놓을 수가 없나봅니다. 서영님도 분명 다시 글을 통해 함께 실마리를 찾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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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저는 보여지는 글쓰기가 익숙지않아서 글쓰기라는 행동이 보통 저의 내면만을 향하는데 김트루님은 글을 통해서 타인과 영향을 주고 받으시고 또 그 안에서 성취를 얻으시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고 신기했습니다. 허심탄회한 글 잘 읽었습니다!
김트루
저도 아직까지 혼자 끄적이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민망하고 부끄러운 글들이 많습니다. 오픈하는 그 용기가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JR님도 분명 타인과 영향을 주고 받고 그 안에서 성취를 얻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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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병
오... 김트루님을 여기서 뵙다니...! 반갑습니다 ^^
김트루
안녕하세요. 성기병님! 저야말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월간 사생활에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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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A
트루님 글 읽으면서 진솔한 자기소개에 딱 맞는 글이라 느꼈어요! 부끄러워하는 것, 상처받았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고 글은 쓰게 된 동기와 글을 씀으로 인해 더 나아진 내 모습을 기대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이름 처럼 솔직하신 분이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트루님 글을 좋아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말을 재미있게 잘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옆에서 듣는 느낌이라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요. 다음 글도 기대됩니다 :-)
김트루
진솔한 자기소개를 쓰기까지 저뿐만 아니라 모두 용기를 내어주셨을거라 생각해요:) 월간 사생활 분들 모두 글을 통해 보람과 성취를 얻고 반성하며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VANA님,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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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생활
'자신이 가장 찌질해지면서도 가장 용감해질 수 있는 그 아이러니한 상황을 글이라는 게 해내고 만다.'고 표현하신 부분이 저 개인적으로는 와닿았습니다. 그 아이러니를 사람들은 읽고 싶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요. 찌질하면서도 가장 용감한 글을 앞으로도 기대하는 한편, 월간 사생활을 함께 만들어 갈 우리 모두의 지향점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트루
월간 사생활 속에서 그 아이러니함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어떠한 재미있는 글들이 나올지 저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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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방
볼드 처리한 문장에 공감했어요. 손이 발보다 먼저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지도 모른다는 문장이 기억에 남아요. 글이 솔직하고 시원시원해서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
김트루
그래서 요즘 자주 더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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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찌질하지만 동시에 가장 용감해질 수 있는 일을 글이 해낸다는 구절이 참 와닿았습니다. 진솔함이 충분히 느껴지는 글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진실님의 글을 응원합니다.^-^
김트루
무늬님도 분명 계속 진솔함이 느껴지는 글을 쓰고 계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무늬님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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