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수익 모델

수익 모델을 설정할 때 고려할 FUS 프레임워크

2022.07.25 | 조회 1.1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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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참고 문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플랫폼 레볼루션, 디커플링, 린 애널리틱스, 블리츠스케일링, 제로투원, Principles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구독자님 중 한 분이 수익 모델에 대한 글을 요청해주셨는데 글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습니다.

영감이 떠오르는 주제부터 적을까 고민하다, 첫 번째 요청인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익 모델 관련 주제에 대한 영감이 떠오를 때 까지 기다리고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다음 아티클부터는 다시 원래의 페이스대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요청해주신 구독자님과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질문이나 더 읽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추후 시리즈로 다뤄보겠습니다!

 


 

수익 모델을 정할 때 제대로 된 이유 없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첫 번째 모델을 바로 활용하거나, 다른 회사의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도저히 떠오르지 않지만 대외적인 발표를 위해 억지로 쥐어짜 본 경험은 없으신가요?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창업자라면 한 번쯤 경험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초기부터 수익 모델을 상세히 정하고 넘어갈 필요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링크드인의 창업자이자 페이팔 마피아의 리드 호프만에 의하면, 사업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1) Distribution (고객 확보 방법)과 2) 제품이고 3) 수익 모델은 그 다음입니다.

이는 스타트업의 경우 제품의 수익화는 투자 유치를 통해 일정 기간 미룰 수 있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제품의 경우 성장이 너무 중요해 수익이나 안정성을 포기하고 블리츠스케일링 같은 급속 성장을 우선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 문헌). 따라서 아직 초기 단계의 기업이라면, 수익 모델을 정확히 설정하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수익 모델에 대한 계획과 프레임워크는 명확히 존재하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다만, 프로덕트와 고객 확보 엔진이 미흡한 상황에서 수익 모델만 고도화 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흔히 알려진 유명 회사들의 수익 모델을 정리하거나 가격 정책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보다는, 수익 모델을 선정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해드립니다. 

수익 모델을 구축하실 때 이번 아티클에서 설명된 FUS 프레임워크(F,U,S로 구성된 3가지 요소)를 고려하시면, 생각 정리와 검증이 훨씬 편해지리라 장담할 수 있습니다. 

 

1. Friction 마찰

수익화의 기본적인 개념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한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입니다. 즉, 기업이 아무리 많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더라도, 고객도 기업에게 상응하는 재화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와 고객 간 마찰이 발생해 회사가 제공하는 가치를 좀먹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익 모델을 고려할 때는 이런 마찰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향이 좋습니다.

수익 모델이 발생시키는 마찰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 고객 가치 인식 마찰

먼저 가장 기본적인 마찰의 유형으로, 제품의 가치를 인지하기 전에 사용 대가를 지불해야 해 고객이 해당 서비스가 돈을 낼 가치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고객이 지속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그 가치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는 주로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시간도 투자해야 하거나 지불 금액이 높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즉, 제품 사용을 위해 큰 투자가 들어갈수록 고객의 설득이 중요해지는데, 제품의 가치를 직접 느껴보는 일이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객이 설득되기 전에 수익 모델에서 대가 지불을 요구하지 않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업체들에서는 무료 체험 기간이나 Freemium 모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가 지불 없이 유저에게 서비스나 제품의 가치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방법으로, 일정 기간이나 일정 사용량 또는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동안은 유저에게 아무런 비용도 받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일정 사용량을 넘길 경우에만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 유료 전환을 요구하는 기준을 기간, 사용량, 기능 중 어떤 것으로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그 기준은 Aha Moment를 기준으로 잡는게 제일 좋습니다. (아하 모먼트는 이전 아티클을 참조해주세요.)

예를 들어, 슬랙의 경우 메시지를 2000개 정도 보낸 조직은 대다수 충성 유저가 되는 아하 모먼트의 패턴을 확인한 뒤로, 2000개의 메시지를 전송한 그룹에게는 유료 전환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Freemium과 무료 체험 기간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슬랙의 예를 들면, 조직에서 2000개의 메시지를 전송한 뒤 카드 등록을 통한 무료 체험 기간 1개월을 제공함으로써 금액 지불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제품에 중독되는 정도를 더욱 증폭시킬 수도 있습니다.

SaaS 사업 뿐 아니라 무료 환불을 제공하는 대다수의 쇼핑몰도 해당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체험해본 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나 반품할 수 있는 모델이죠. 심지어 미국의 스티치픽스처럼 결제 자체를 제품을 배송받아 착용해본 다음으로 미루는 모델도 존재합니다. 

이 경우, 돈을 받아야 하는 기업의 니즈와 제품이 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소비자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함으로써 양자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해결책이 효과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에게 고객의 Retention (재구매율)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고객과의 관계를 일회성 거래로 생각하면 재구매율이 중요하지 않지만, 장기적인 사업의 성공을 바라보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매출의 대부분이 Retention으로 구성되는 모델일수록 (SaaS) 직관적으로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빠르게 적용되는 추세입니다.  

 

(2) 유저 가치 생산 마찰

이는 제품의 사용자, 즉 유저가 다른 유저를 위해 추가적인 가치를 생산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경우입니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유저'라는 용어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고객'은 회사에게 돈을 지불하는 주체를 뜻하는 용어로 활용하겠습니다.

이런 문제는 주로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거나, 유저가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가치를 기여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요. SNS나 정보를 올리는 플랫폼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유저의 활동 자체가 다른 유저들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생산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대부분의 기업이 Core Product와 수익모델을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SNS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은 유저의 활동 자체가 다른 유저에게 막대한 가치를 생산시키기 때문에, 유저에게는 일절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대신, 이런 유저의 활동으로부터 가치를 수확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 광고를 판매하는 별도의 제품을 통해 대부분의 이익을 발생시킵니다. 또한 정보 커뮤니티나 서비스에 PB나 커머스를 붙이는 콘텐츠 커머스도 비슷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델이 효과적인 이유는 유저의 활동을 최대화 시킴으로써 지속적으로 제품의 가치를 늘려야하는 니즈와, 성장을 위해 매출을 발생시켜야 하는 기업의 두가지 상충하는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유저의 활동이 득이 되는 별도의 고객 군이 존재해야 합니다. 꼭 유저와 고객 군이 다를 필요는 없지만, 둘의 사용 목적은 달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에 관련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같은 유저가 제품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커뮤니티에서의 활동과 제품 구매는 다른 니즈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죠.

물론, 유저와 분리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익 모델에는 이번 아티클에서 설명하는 다른 모든 마찰이나 문제가 똑같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저의 가치 생산이 중요한 경우 먼저 핵심 제품과 수익 모델을 분리한 후, 분리한 수익 모델에 대해 FUS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합니다.

 

(3) 인센티브 마찰

인센티브 마찰은 가장 심각한 마찰이지만,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마찰입니다. 기업이 거래를 일회성으로 바라보거나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 받고자 하는 것이 그 근본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 카드를 등록했다는 사실을 까먹어서 발생하는 구독 결제나 사진이나 이미지를 왜곡 시켜 판매하는 과대 광고 등이 있습니다. 사기의 영역에 걸쳐있을 정도로 명백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객이 사용료만큼의 가치를 얻지 못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용료를 지불하게 방치하거나, 고의적으로 고객이 사용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시겠지만, 의외로 기업이 매출을 급하게 발생시켜야 하거나 수익화에 매몰되어 있는 경우 고객을 기만하는 작은 장치들을 (구독 해지를 어렵게 만들거나, 실질적으로 유저에게 도움 되지 않는 고가의 상품을 팔거나, 구매를 혹하게 만드는 등의 행위) 사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인센티브 마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구매한 상품에 대한 환불 요청이나 컴플레인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다운 받은 앱에서 원치 않은 결제가 수 개월 간 진행됐을 때 앱스토어나 개발자에게 연락해 항의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어떤 의미인지 아실 겁니다.

인센티브 마찰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회사가 파악하고 있는 제품의 효용에 대해 전부 알게된 뒤에도 구매 결정을 내릴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시면 명확해 집니다.

만약 인센티브 마찰이 존재할 경우, 아직 해당 BM 또는 관련 전환 장치는 도입하면 안됩니다. 물론 아직 제품을 고도화하는 중이고, 추후에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적용할 경우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세요. 

 

2. Unit Economics 단위 경제학

마찰이 고객과 기업의 이해관계 사이의 불일치라면, 단위 경제학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즉, "이런 모델로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관한 내용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스타트업 단계에서 점치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돈을 내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손해가 늘어나지 않는지 정도를 확인하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만약 고객이 증가할 때마다 회사가 조금씩 이라도 돈을 번다면, 고객의 수만 충분하다면 언젠가 회사가 이익을 볼 수 있겠죠. 따라서, 고객의 구매가 증가할 때마다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대표적인 지표는 3가지가 있습니다.

 

(1) LTV/CAC 비율

LTV/CAC 비율은 고객의 획득이 가치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LTV (Life-time value)란 고객의 생 가치를 뜻하는 말로, 한 명이 회사의 고객이 되면 이탈할 때까지 총 얼마를 소비하는지를 뜻합니다. 이는 평균 구매액을 이탈률로 나누면 계산됩니다.

LTV = (1회 평균 구매액 / 이탈률)

예를 들어, 서비스의 재구매율이 50% 이고 이탈률도 따라서 50%인 상황에서 소비자가 1회 평균 구독하는 금액이 1만원이라고 했을 때, LTV는 2만원입니다. (왜 계산이 이렇게 되는지는 급수와 관련된 수학적인 내용이라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LTV가 2만원이라면 고객을 획득하는데 드는 평균 비용 (마케팅, 영업 등을 고객의 수로 나눈 값)을 2 만원 이하로 지불할 경우 고객의 유치가 경제적으로 합당한 선택입니다. 만약 고객이 들어와 이탈할 때 까지 평균 2만원 밖에 사용하지 않는데 고객 한 명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이 3만원 이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즉, LTV/CAC 비율이 1보다 작다면 회사 입장에서 고객의 가치보다 더 큰 금액을 고객 획득에 사용한 것이죠. 이런 BM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는 3 이상의 LTV를 목표로 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물론 수익 모델을 도입하기 전에 정확히 LTV와 CAC를 측정하는 방법은 없고, 고객의 평균 구매액과 이탈률 또한 제품과 UX가 개선됨에 따라 점차 변하기 때문에 현재의 수치가 BM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전부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단, 수익 모델을 도입하는 시점에 고객의 LTV 대비 CAC를 역산해 적절한 수치가 달성 가능한지는 추산해볼 수는 있습니다. 만약 고객을 획득하는데 큰 비용이 드는 데 (e.g 영업 등이 필요한 상황) 고객이 평균적으로 이탈할 때까지 지불할 금액이 얼마되지 않는다면 3 이상의 건전한 LTV/CAC 비율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완벽히 계산하지 못하더라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가능성을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건너뜀으로써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수익 모델을 IR덱에서 옹호합니다. 

만약 대략적인 계산 하에 문제가 있다면, 건전한 LTV/CAC 비율을 위해서는 이탈률을 얼마까지 낮추고, 고객 획득 비용이 얼마나 낮아야 하는지, 또 고객의 평균 구매액을 얼마까지 증가시켜야 하는지 계산해보세요. 그리고 그런 수치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지, 그런 방법을 모두 적용하면 정말 현실적으로 달성이 가능할지를 냉정히 고민해보시고, 달성이 비현실적이라면 추가적인 수익 모델을 붙이거나 수익 모델을 변경하시는 것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2) 원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때 판매 비용보다 원가가 높으면 회사의 수익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억지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물론 가격 자체도 경쟁력이 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진정으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의 경우에는 마진을 희생해서까지 가격을 낮출 필요 없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도 마진이 남습니다. 이는 주로 우월한 기술이나 규모의 경제로 인한 현상입니다.

물리적인 물건을 파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기업의 경우에는 인건비가 주축을 이룰 것이고,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비용 (프로덕트 인건비, 서버비)를 고객의 수로 나눠 실제 제품의 원가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즉, 회계 상 변동 비용만을 보는 대신 실제 제품을 제공하는데 드는 고정 비용까지 포함해 원가를 계산해주시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이렇게 복합적인 원가를 계산해 마진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주세요. 마진이 존재한다면 괜찮습니다.

물론, 당장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서비스 1회 당 고정 비용이 줄어들거나 연구 개발을 통해 생산 비용을 줄이는 등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매출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마진이 생기는지 확실히 확인해주세요.

물론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더라도 아래의 "시장 규모"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시장 규모

마진이 남고, 고객의 가치가 고객 획득 비용보다 현저히 높다고 하더라도 해당 수익 모델의 타겟이 될 고객이 충분히 많은지는 고민해봐야 합니다. 즉,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충분한 규모의 시장이 존재해야 합니다.

상당 수의 경우에 회사의 수익 모델로 잡을 수 있는 시장이 몇백억 밖에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연 몇백억의 매출을 내는 스타트업도 드물지만, 맥시멈이 몇백억이어서는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고(참고 내용), 실제 그 몇백억의 달성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그 어떤 기업도 시장의 100%를 선점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히 통계적인 시장 규모가 아닌 당사의 수익 모델을 잠재 고객수에 곱한 값으로 시장 규모를 바텀업으로 추산해 시장의 매력을 판단해주세요.

단순히 회사의 업사이드 뿐 아니라, 위의 원가 계산 측면에서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마진이 100만 개 이상의 물건을 팔 때부터 급속히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1000만 개 이상의 물건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있어야 규모의 경제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전체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것도 매우 긍정적인 예측이기 때문에 최소치로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만약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시장 규모가 작다면, 더 큰 시장을 타겟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나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합니다. 시장 규모를 추산할 때는 항상 보수적으로 추산해 주시고, 시장 규모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주세요.

"나쁜 시장과 좋은 창업자가 만나면 시장이 이긴다. 좋은 시장과 나쁜 창업자가 만나도 시장이 이긴다" 라는 VC계의 명언이 있듯이, 시장은 사업과 투자유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작게 시작하라는 말의 의미는 최대 시장 규모가 작은 곳에 집중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작은 타겟 니즈에 집중해서 시작하라는 의미입니다. 관련된 내용은 작게 시작하기 관련 아티클혁신의 패턴 관련 아티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Sellability 판매 가능성

단위 경제학이 공급자(기업)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Sellability는 수요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점입니다. 당사가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이 실제로 돈을 내고 사용지를 예측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회사가 수익 모델을 구축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기업에게 매우 유리한 모델을 구축해놓고, 실제 수요의 존재 여부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가정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실수는 투자 유치 활동 등 대외적으로 당사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어필해야 할 때 흔히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IR을 위해 꾸며낸 가정들로 이루어진 말이 되는 좋은 그림이었지만, 반복해서 타인을 설득하다 창업자 스스로도 믿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3자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들리는 수익 모델과 실제 시장에서 고객에게 먹히는 수익 모델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고객의 현실적인 수요를 고려한 형태로 수익 모델을 짜는 것입니다.

실제 잠재 고객이 회사가 의도한 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체크해야 합니다.

 

(1) 가치와 비용

첫 번째 포인트는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소비자가 지불하는 대가에 대한 분석입니다. 물론, 비즈니스의 모든 요소가 그렇듯 완벽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가 수익 모델에서 상정하는 제품 가격이 최소한 말이 되는지 정도는 체크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회사가 제공하는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입니다. 이는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 (관련 항목)를 기준으로 얼마만큼의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추산해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고객은 위와 마찬가지로 실제 회사에게 돈을 지불하는 주체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회사의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고, 일반적인 제조사 또는 유통사의 판매 비용이 매출의 20% 라고 가정했을 때, 5만원짜리 물건을 판매하면 플랫폼에 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낼 의향이 있겠죠.

이 경우, 만원 이하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고객 입장에서 당연히 제공 받는 가치가 지불 비용보다 더 큽니다. 하지만, 수수료가 1만원 이상이더라도 판매량이 늘어 총 매출이 늘어난다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득을 보는 선에서는 얼마든지 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금전적인 이득을 제공하는 커머스 플랫폼 뿐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는 서비스나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 서비스 또한 대략적인 계산을 통해 당사가 수익 모델에서 상정하는 가격이 타당한 수준인지 정도는 체크할 수 있습니다.

정교한 모델이나 계산이 없더라도 꼭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 체크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 규모나 매출 예측 수치를 부풀리기 위해  비현실적인 서비스 가격을 책정합니다. 예를 들어, 월 1만원 정도의 가격이 대략적으로 타당한 가치라고 할 때, 월 3만원의 구독료를 책정하면 시장 규모나 예상 매출이 단숨에 3배로 뛰기 때문에 이런 수치를 어필하다 스스로 믿어버리는 것이죠.

아주 간단한 계산 만으로도 이런 자기 기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스스로 이런 거짓말을 믿어버리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으니 창업자 분들은 꼭 한번은 해보시길 바랍니다.

 

(2) 소비자의 리스크 

두 번째 고려 사항은 소비자 입장의 리스크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이 크거나 금액 이외에도 B2B SaaS 같이 전사적인 교육과 시스템 통합이 필요한 경우, 또는 기존에 활용하고 있던 솔루션의 안전성을 포기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시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정성 문제나 보안 위험 등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를 고려하면 생각보다 고객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1)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포기해야 하는 비용 2) 새로운 솔루션을 시도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손해 두 가지를 헤아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1)은 솔루션과 연관된 직접적인 시간 및 금전적 비용을 의미하고 2)는 사고 발생 시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끼칠 수 있는 최대의 손해를 뜻합니다. 

만약 둘 중 하나라도 비정상적으로 크다면, 이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고민해 제품이나 수익 모델에 접목시키는 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B2B 솔루션의 설치와 교육을 공급사가 전부 담당하고 그 비용도 영업 비용에 포함시키는 등 서비스 내용과 수익 모델 전부에 변화를 반영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즉, 수익 모델을 선정할 때는 "소비자 입장에서 큰 리스크가 있는가?", "있다면 수익 모델은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까지 포함하였는가?" 라는 질문을 고려하셔야 됩니다.

 

(3) 타겟의 특징

수익 모델을 선정할 때 회사가 타겟하는 고객의 소비 패턴과 특징은 꼭 고려돼야 합니다. 고객에 따라서는 현재 사용중인 제품이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익숙한 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시니어 등 특정 그룹에게는 구독료 적용을 위한 온라인 결제 과정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제시하는 수익화 방향(지불 방식, 지불 단위, 지불액, 지불 시점 등)이 기존 방식과 얼마나 다른지, 다르다면 타겟 고객의 거부감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좌 이체에 익숙한 보수적인 타겟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구독 모델을 런칭하는 것은 서비스 성공에 굉장히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회사가 제시하는 수익 모델이 타겟 유저의 기존 소비 패턴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다르다면 타겟 유저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저항은 얼마나 클지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타겟 고객의 기존 소비 패턴과 현저히 다른 수익 모델을 제시할 때, 타겟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된다면 효율을 포기하더라도 일단은 그들이 익숙한 수익 모델을 적용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싸움을 하기보다는 대다수의 고객이 더 이상 서비스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익숙해졌을 때 새로운 결제 방식이나 수익 모델을 강제해주세요.

 

4. 결론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회사가 수익 모델을 구축할 때 고려할 사항들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 1. (F) 수익 모델이나 결제 프로세스가 고객이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인식하는 일을 저해하지는 않는가? 만약 저해한다면 결제 없이 고객이 제품의 가치를 인식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려해주세요.
  • 2. (F) 수익 모델이 유저가 다른 유저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을 방해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유저와 고객을 분리해주세요. 다만,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 모델은 나머지 검증 과정을 똑같이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 3. (F) 소비자에게 모든 정보가 있더라도 구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만약 아니라면 근본적인 이해관계의 상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매출을 발생 시키는 일보다 제품의 가치에 더 집중하거나 가격을 낮추세요.
  • 4. (U) LTV/CAC가 3 이상 산출되거나 달성할 확률이 높은가? 만약 아니라면 고객의 이탈률, 결제액, 마케팅 효율을 얼마나 개선해야 하는지 확인하시고, 비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면 수익 모델을 전폭적으로 개선하거나 제품의 유용성을 재고해주세요.  
  • 5. (U) 원가를 복합적으로 계산했을 때, 마진이 남거나 마진이 남을 예정인가? 마진이 남지 않고 미래에도 남지 않을 예정이라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고민해주세요. 만약 현재는 마진이 안 남지만 미래에는 마진이 남는다면 시장 규모를 꼭 보수적으로 체크해보세요. 
  • 6. (U) 시장 규모가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정당화할 만큼, 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가? 그렇지 못하다면 투자도 어려워지고 위에서 이야기한 마진 달성 시점이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다른 수익 모델을 생각해주세요.
  • 7. (S) 상식적인 계산 하에 고객이 얻는 가치가 지불하는 비용보다 큰가? 크지 않다면 가격에 대한 가정이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설정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 8. (S) 고객 입장에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얼마나 큰 리스크를 발생시키며, 이 리스크를 완화할 방법이 있는가? 대부분의 경우 리스크를 완화할 방법은 있습니다. 완화된 리스크에 대한 설득은 별개의 이야기지만 실제 리스크를 완화하면 일부의 고객이라도 설득할 수는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리스크를 완화할 방법을 서비스와 수익 모델에 반영해주세요 (전액 환불 보장, B2B 손해 보험 등). 
  • 9. (S) 수익 모델이 타겟 고객에게 낯선 방식이고, 고객의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처음부터 낯선 방식을 고집하지 마시고 비효율적이라도 그들에게 익숙한 방식을 먼저 적용한 뒤, 추후 고객이 서비스에 중독되었을 때 회사에게 효율적인 방식을 강제하시는 편을 권장드립니다. 

 

초기부터 수익 모델에 대해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위의 기본적인 체크리스트에 걸리는 사항이 있다면 꼭 재고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수익 모델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직관적으로 바로 떠오른 내용대로 결정하셨다면 크게 틀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본능적으로 걸리는 사항이 없어서 단숨에 정하셨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익 모델 선정에 있어서 이미 꽤 많은 고민을 하셨다면 FUS 프레임워크와 위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현재 걸리는 부분이 무엇인지 꼭 찾아 개선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질문이나 더 읽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추후 시리즈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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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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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스

    2
    over 1 year 전

    스탓업 운영하는 입장에서 기본과 상식에 충실한 매번 아티클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답글 (1)

© 2024 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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