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벤처 투자시장의 겨울을 나는 법

현재 투자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

2022.11.08 | 조회 7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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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 Venture Deals, Secret of Sand Hill Road, 하드씽, The Heart of Business, Amp It Up, Lost and Founder

현재 벤처투자 시장에서 투자금이 메말라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일지라도 거시 경제의 상황에 따라 투자유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요. 오늘은 현재의 힘든 벤처 투자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투자유치 전반에 대해 투자유치 자료전반적인 투자유치 과정, 유의 사항 들은 이전 아티클에서 확인실 수 있습니다.

 

1. 현재 투자 시장에 대한 이해

 

(1)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번 VC 시장의 겨울은 기존의 패턴과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 투자유치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VC들은 대부분 투자금을 비축해놓고 있는 상황이죠. 앞으로 2년 간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며 나아가려면 이 특징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현재 벤처 자금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VC들이 본인들의 자금유치 (투자금으로 사용할 자금을 VC에게 맡길 LP를 모집하는 과정)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으로 인해 자금 집행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올라간다면 똑같은 돈을 더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이전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고 위험 자산인 스타트업 지분에 투자하는 VC에게는 LP의 돈이 덜 모일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일단 사태를 관망하며 이미 모아둔 돈을 아껴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되면 스타트업이 급해지기 때문에 더 싼 밸류에이션에 투자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겐세일 기회를 위해 본격적으로 현금을 아끼고 있는 VC들도 꽤 많습니다.

돈이 메마른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심리로 인해 자금 집행이 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창업자 입장에서는 어떤 의의가 있을까요?

 

(2) 현 상황의 특성이 주는 결론

주목해야 할 점은 조만간 VC들이 다시 투자금을 소진해야한다는 점입니다. VC펀드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6-10년 정도의 수명을 갖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엑싯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기다리려면 투자 후 최소 5-6년은 여유 시간이 있어야합니다. 이 말인즉슨 VC가 펀드를 결성하면 첫 1-2년 사이에 대부분의 신규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시장이 얼어붙기 전에 펀드를 구성한 VC들은 내년 즈음이면 쌓아둔 투자금을 다시 소진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이는 기다리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예측은 아닙니다. 내년에 VC들이 투자금을 소진하기 시작한다면, 그 후는 당분간 정말 펀드 결성이 어려워 VC들도 자금이 메마를 수 있습니다. 즉, 내년 즈음 짧은 투자유치 기회의 창이 열릴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은 당장의 겨울을 버티며, 이르더라도 내년에 어떻게든 진짜 겨울을 날 수 있는 투자금을 모아야 합니다.  

 

2. 당장의 겨울 버티기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금이 다시 풀리는 기회의 창이 열릴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합니다. 자금을 아끼며 버티는 수많은 방법이 있지만, 창업자들이 추천하는 공통적인 패턴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최우선은 탑 라인 매출

비용을 낮추는 것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당장 수익화할 수 있는 매출의 창구를 찾는 것입니다. 물론 그 매출을 만들어내기 위해 똑같이 많은 비용을 써야한다면 의미가 없겠지만, 가장 암울한 상황에서 베스트바이를 살려낸 허버트 졸리는 현재 보유한 자산과 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추가적인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모든 창구를 확충하는 일을 제 1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베스트바이의 경우 기 보유한 오프라인 공간의 매대 공간을 브랜드가 팝업 스토어나 체험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추가적인 매출을 발생 시켰습니다. 이처럼 현재 보유한 솔루션이나 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최소한의 변화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일들을 찾아주세요.

자사의 서비스와 비슷한 형태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외주나, B2B 영업만 하던 경우라면 B2C를, B2C영업만 하던 경우라면 B2B 루트를 뚫는 시도가 될 수도 있겠죠. 어떻게든 창의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일을 제 1 우선순위로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임금을 제외한 비 필수 비용 감축

임금을 제외하고 회사의 비용 중 줄일 수 있는 건을 모두 줄이는 일을 그 다음 과제로 삼아주세요.

이 중에는 일부 직원 복지나 업무 편의성과 연관된 비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비용을 줄이는 것이 대표로서 스스로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 같아 꺼려지실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딱 한 가지 원칙만 지키시면 직원들의 반발도 심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솔직히 양해를 구해주세요. 

만약 스타트업의 단계에서 회사가 최대한 인력과 임금을 유지하며 비용을 감축하는 일에 크게 반발해 나가는 팀원이 있다면, 스타트업의 핵심 동료로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시고 크게 아쉬워하실 필요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혹시 B2B 공급 업체가 있다면 공급 업체와의 협상도 시도해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업체들이 고객의 사정을 이해해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계 법인이나 법무법인 등 정가제로 움직일 것 같은 서비스 제공자도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한번 시도해보세요. 이런 서비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고객을 잃는 것보다는 할인을 제공하더라도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3) 인원 감축

회사가 망하면 어차피 책임을 지는 것은 대표라는 사실을 저희 모두 알고 있기에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위의 모든 과정을 거쳐도 여전히 회사가 내년까지 살아남을 자금이 부족하다면 인력을 감축해주세요. 주의할 점은 두 가지 입니다. 

먼저, 인력 감축을 너무 늦게 하지 말아주세요. 위의 매출 증가와 비 필수 비용 감축 과정을 몇 개월이나 질질 끌면서 다 시도해본 뒤 인력 감축을 시작하시면 안됩니다. 자금 문제를 인지한 뒤 한 달 내로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회사의 비 필수 비용 감축을 검토하면 최대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금방 계산되고, 새로운 매출 창구와 관련해서도 조금만 돌아다니다 보면 얼마나 매출 증대가 가능할지에 대한 감이 서게 됩니다. 그 정도로 회사의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되시면 바로 인원 감축에 대한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둘째, 인원 감축은 충분히 진행해, 한번으로 끝내야 합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불충분한 인원 감축을 여러번 진행하며 회사가 천천히 죽어가는 일입니다. 이미 상황이 여기까지 왔다면 인원 감축을 한번에 끝내고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인원 감축을 결정하는 대로 바로 (말 그대로 바로) 핵심 관계자 (등기 이사, 투자사, 공동 창업자)만 소집해 누가 남아야 하고 누구를 내보낼 것인지 정해주세요.

그 후에는 노무사와 해고 과정을 위한 법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시고 필요한 보상안을 마련해주세요.

이 모든 일은 소문히 퍼질 새가 없도록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고, 끝나는 대로 전체 회의를 소집해 구조 조정 사실을 발표해주세요. 그리고 모든 개인과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고지한 후 한 사람씩 사무실로 불러 구조조정 대상 여부를 알려주세요.

다수의 CEO들이 추천하는 방식은 감축 대상자에게 부탁하는 투로 말하거나 돌려말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하되 이미 정해진 사실을 차분하고 번복의 여지 없이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감정적인 직원도 있을 수 있고, 회사에 불이익을 주고자 하는 직원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의 무게는 대표님이 모두 감당해야 합니다. 다만, 과정의 적법성이나 보상안에 대해 문제를 삼는 직원에게는 노무사와 협의한 내용을 차분하고 번복의 여지 없이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핵심은 대표님이 감정적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3. 내년에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한다

위의 힘든 과정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 내년의 투자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내년 안에는 무조건 투자 유치를 받아야 합니다. 최근에 투자를 받아 자금에 여유가 있는 스타트업이더라도 지분 희석을 감수하고 내년에 조금이라도 더 투자금을 확충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시장이 지금처럼 임시가 아니라 정말 오랫동안 꽁꽁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투자유치 전반에 대한 내용은 이전 아티클에서 확인하실 수 있지만 내년에 최대한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아래의 추가적인 방법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1) 밸류 할인

많은 VC들이 지금 투자금을 집행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저렴한 밸류에 기업들을 담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도 분명 작동합니다. 이 기대 심리를 충족시키면서 다시 투자금 소진을 시작해야하는 내년 시점 즈음에 펀딩을 시작한다면 분명히 이점이 있습니다.

기존에 생각하던 밸류보다 더 낮은 밸류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지분 희석을 감수하며 투자를 받으세요. 만약 자금 상황이 아슬아슬하다면, 아예 이전에 투자받은 밸류보다 더 낮은 밸류로라도 어떻게든 라운드를 마무리해주세요. 이 과정에서 당연히 기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하겠지만 현 시장 상황을 인지하는 투자자라면 큰 반대는 없을 것입니다. 

밸류를 깎는 옵션을 꼭 고려해주세요.

 

(2) 지금부터 PR 및 VC 컨택 포인트 만들기

이상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이전 아티클에서 설명한대로 회사에 대한 성과를 기반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한데, 원래라면 이렇게 일찍 시작할 필요는 없겠지만 PR작업과 VC 컨택 포인트를 만드는 작업을 지금 바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세한 과정 참조)

내년에는 무조건 투자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바로 IR준비를 시작해 최대한 여유를 두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3) 투자금이 몰리는 아이템으로 피벗

투자금이 몰리는 아이템으로 피벗하는 일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현 시점에도 분명히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업계는 있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이런 트렌드를 쫓으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고,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내년에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시려면 '핫'한 기술이나 아이템을 접목하거나 아예 피벗하는 옵션을 고려하시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내년에는 투자유치를 마무리해야하고, 만약 사업을 영위하고 계신 분야가 주목을 받기 어려운 분야라면 생존을 위해 핫한 영역을 접목시키거나 피벗하는게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세요. 

현재 투자금이 몰리고, VC들이 찾는 분야에 대해서는 다음 아티클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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