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의 근육
온형근
겨울비 내리는 날은 산을 찾는다.
산은 젖을지 말지를 재고 있는 그 순간즈음이다.
얼음 맺히는 음지에는 진흙탕으로 첨벙대고
수런대던 낙엽은 은빛 내보이며 환호
메말랐던 언덕 아래 오솔길은 단단한 근육
길을 밝히듯 까치 종종거리며 앞길로 먼저 나선다.
겨울비, 쓸쓸함을 바가지로 퍼붓는 비라
피할 수 없을 때 살 떨리도록 맞이하여 품을 수밖에
다닥대며 산발로 두들기는 빗소리는 거리를 부르고
산 아래 정류소 의자에 앉아 비 피하는 고요
"메말랐던 언덕 아래 오솔길은 단단한 근육, 피할 수 없을 때 살 떨리도록 맞이하여 품을 수밖에 The path down the parched hill is firm muscle; when unavoidable, it must be met with trembling flesh and embrac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