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착
온형근
숲가 어느 살림집일까
수탉이 운다.
한 골짜기 지나
잠긴 목책 안에서 목청 높여 응답하는
오솔길이 깊고 고요할 때
적막은 까마귀에게도 전해지는지
까악대면서 영혼 이탈 경계하듯 마구 우짖는
해소 기침 쏟아내는 아침나절의 노년이 무색하다.
내리막길 언덕쯤에 꾸부려 앉아
아직도, 조금 남은 내리막길을 내려본다.
좀 더 머물자
내려가면 더 걸을 길 없어지잖아
협착이여
남은 길 저리다 마비되면
끌고 기어서라도 걷게 떠나지 마소
어느덧 그대와 한 몸임을
이리 늦게 고백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