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래
온형근
고개를 바투 세우고
수술과 암술을 활짝
수줍은 듯 당당하게 열어 장하던
연달래라 부르면 좋을 참철쭉
분홍색 바래 홍조는 사라지고
흔들리며 짓무른 비틀림의 몸짓
소멸의 바람에 춤추며 다가선다.
천천히 자라니 미모를 건져올리기에 허술한데
식영정 주변에서 재잘대며 안부를 나눈다.
대답 대신 굽은 소나무 언덕길을 막아서며
뒷켠 솔마당으로 울창한 대숲의 샛길
강바람 포개질까 한쪽 벽 막은
대청마루에 앉아 부용정 연못의 윤슬에
떠나지 못하는 연달래의 화사함을 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