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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우전 -섬진다원

나무詩.007 -차나무

2024.05.30 | 조회 4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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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敦온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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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우전 -섬진다원

온형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화개 장터는 늘 북적인다.

 헤식어 볼 게 없을 때 강 건너 광양 쪽 산자락 떠올린다.

 속마음 좀체로 내 놓지 않는 차 농사에 진심인 차인

 섣부른 숫기라고는 애초에 갖출 생각조차 없는 이

 

 백운산 등지고 섬진강을 내려보는 꽉 찬 차의 마음으로

 시대와 격조가 아무리 흔들어도 요동 한 번 않는다.

 시끄러운 통화처럼 세상 금방 바뀔 듯 현란한 지절거림에도

 묵묵히 듣다가 기어코 차의 전신에 다가서는 사람

 

 몇 해를 몇 밤을 새벽 이슬 마다 않고 녹차 우전을 덖고

 어느 해는 황차를 만들기도 했던 준수한 섬진차의 기력

 섬진강 벚꽃 필 때, 매화 필 제,  더는 밀리는 주차장 나서지 말자 옥죈 어느 무렵

 백차의 세계에 크게 골몰하더라는 은어떼의 반짝임으로 기별하더니

 

 겨우 중국차에 말려 한동안을 교통 없었더랬는데 마침내

 섬진다원에서 보낸 백차우전에 십 년의 곽란이 풀리고

 얼음같은 정조의 산뜻함과 맑고 깨끗한 소리가 목덜미를 씻어내는데

 내가 우려도 생각은 후딱 또렷하고 마음은 순결로 처렁거린다.

 백차우전이 청향으로 그득하니 이를 어쩌지

 

작가의 한 마디 섬진강 화개 장터는 늘 북적였다. 그럴 때면 강 건너 광양 쪽 산자락을 떠올린다. 거기 산중턱에 차 농사에 진심인 차인의 속마음을 읽는다. 섣부른 숫기를 갖지 않은 천연의 마음을 헤아린다. 백운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내려보는 차의 마음이 거기 있다. 시대와 격조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본다. 세태의 현란함 속에서도 차의 전신에 다가서는 사람이다. 새벽 이슬 마다하며 녹차 우전을 함께 덖었었다. 섬진다원의 준수한 차의 기력을 안다. 그가 백차의 세계에 골몰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어코 올해 백차우전을 만난다. 십 년의 곽란이 풀리는 순간을 맞이한다. 얼음같은 정조의 산뜻함과 맑고 깨끗한 소리에 목덜미가 씻긴다. 백차우전의 청향에 취한다. 2024년의 섬진다원 백차우전을 기억한다.
섬진다원 백차우전
섬진다원 백차우전
백차우전 우리다
백차우전 우리다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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