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한 마디
섬진강 화개 장터는 늘 북적였다. 그럴 때면 강 건너 광양 쪽 산자락을 떠올린다. 거기 산중턱에 차 농사에 진심인 차인의 속마음을 읽는다. 섣부른 숫기를 갖지 않은 천연의 마음을 헤아린다. 백운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내려보는 차의 마음이 거기 있다. 시대와 격조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본다. 세태의 현란함 속에서도 차의 전신에 다가서는 사람이다. 새벽 이슬 마다하며 녹차 우전을 함께 덖었었다. 섬진다원의 준수한 차의 기력을 안다. 그가 백차의 세계에 골몰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어코 올해 백차우전을 만난다. 십 년의 곽란이 풀리는 순간을 맞이한다. 얼음같은 정조의 산뜻함과 맑고 깨끗한 소리에 목덜미가 씻긴다. 백차우전의 청향에 취한다. 2024년의 섬진다원 백차우전을 기억한다.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