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숨

느티나무 사계

나무詩.011 -느티나무

2024.11.20 | 조회 42 |
from.
茶敦온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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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원문화를 당대의 삶으로 벅차고 가슴 설레이며 살아 숨쉬게 하는 일

느티나무 사계

온형근

 

 

 

    1.  

   봄,  

   그대의 품에서 따스한 생각만으로 골몰해지는 사이  

   얼쑤절쑤 어깨 들썩  

   흔들리는 그대의 신록으로 들뜨는 신명  

 

   2.  

   여름,  

   어쩌다 지치고 시들해진 틈새를 뚫고      

   빛나는 시선 큰 그늘로  

   그대 그윽해지는 웅혼  

 

   3.  

   가을,  

   그대의 낮밤이 서로 터지도록 부딪혀      

   뜨거워진 속마음 활짝 열고  

   말발굽처럼 달려 나가는 아득한 평온   

 

   4.  

   겨울,  

   선명한 빛 곱디곱게 뿜어내며   

   가지 끝 잘 정돈된 제공선으로 날개를 펼치고  

   그대를 바라보는 빛나는 시선은 찬란

 

시작 메모 느티나무는 나에게 사계절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선사한다. 우람한 나무 한 그루만으로도 그것이 한구석에 자리 잡은 형편이라도 놀랍다. 매 계절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호흡을 크게 하여 풀어낸다. 봄이면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은 볼 때마다 매번 춤추는 듯하다. 그 생동감을 '신명'이라는 말로 표상한다. 따스한 봄날, 신록으로 퍼지는 에너지로 마음이 들뜬다. 어깨는 들썩이고 입으로는 연신 탄성이 새어 나온다. 여름의 느티나무는 커다란 그늘을 만든다. 한낮의 더위에 지친 순간은 쉼터로 수렴한다. 그늘 아래서 느껴지는 시원함을 '웅혼'에 담는다. 웅혼이 이렇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을 배운다. 잎이 무성한 여름의 느티나무는 그 자체로도 위엄이 서려있다. 가을이 되면 느티나무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낮과 밤의 온도 차로 인해 잎이 노랗게 혹은 붉게 물든다. 내면의 열정이 터져 나오는 듯하다. 두 가지 색채의 낙엽이 뒹구는 모습은 달리는 말의 말발굽처럼 빠르다. 바람을 날리며 휘날리는 동적인 회오리에서 '아득한 평온'을 발견한다. 가을의 깊이를 평온에 녹인다. 겨울의 느티나무는 가장 고요하면서도 가장 찬란하다. 앙상한 가지에 서리가 내려앉은 모습은 마치 날개를 펼친 듯하다. 그 끝에서 반짝이는 빛은 '찬란'이라는 말로 표상한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느끼는 생명력은 경이롭다. 사계절을 통해 느티나무가 전하는 감정과 이미지를 담았다. 계절의 순환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거둔다. 느티나무의 변화를 통해 삶의 깊이와 아름다움에 다가선다.
첨부 이미지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茶敦])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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