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들 가운데는,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지금의 뜻이 꽤 많이 달라진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재미있는 예가 바로 '과자'와 '약과'라는 단어인데요. 지금은 너무 익숙한 말이지만, 옛날 뜻을 알고 보면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 거 아시나요?
🍎 '과자'는 원래 과일이라고?
‘과자’라는 말은 한자로 과(菓)와 자(子)가 합쳐진 말입니다.여기서 과(菓)는 열매, 즉 과일을 뜻하고, 자(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 단어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글자라고 해요.
그래서 원래 뜻대로 보면 과자라는 말은 사실 과일을 가리키는 말이었어요!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아언각비』라는 책에서 과자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왜 이런 이름이 생겼는지 알 수 있어요.
옛날에는 지금처럼 냉장고도 없고 보관 기술도 부족해서 과일을 오래 두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제사를 지낼 때에는 반드시 과일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실제 과일 대신 쌀이나 밀가루로 과일 모양을 만들어 제사상에 올렸다고 해요.
실제는 과일도 아닌, 쌀이나 밀가루로 만든 과일 모양의 음식이지만 이렇게 만든 음식도 제사상에서는 과일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을 그대로 과(菓), 즉 과일이라고 불렀다고 해요. 이것이 바로 과자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자는 점점 과일 모양을 그대로 만들 필요가 없어졌고, 만들기 쉽고 먹기 편한 형태로 바뀌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한과나 과자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름은 그대로 남아 지금까지도 과자라고 부르게 됐다고 해요~

🍯 약과의 ‘약’은 약이 아니라 꿀?
또 하나 재미있는 단어가 바로 약과입니다. 지금 우리는 약과를 전통 과자의 한 종류로 알고 있지만, 여기서 약(藥)은 우리가 생각하는 약이 아니라 꿀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해요.
조선 시대에는 설탕이 귀했기 때문에 단맛을 낼 때 주로 꿀을 사용했습니다. 꿀을 넣어 만든 밥을 약밥, 또는 약식이라고 불렀는데, 지금도 먹는 약밥, 약식은 아주 달달하고 맛있죠? 이 때의 '약'도 꿀입니다.
약과도 마찬가지로 꿀을 넣어 만든 과자라는 뜻에서 유밀과(油蜜菓)라고 불렸어요.
꿀이 귀한 재료였기 때문에 약과 역시 귀한 음식이었고, 잔치나 제사 때 올리거나 선물로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레트로 간식 열풍과 함께 약과가 다시 큰 인기를 끌었죠. 달콤한 맛의 약과가 MZ 세대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전통 간식이 카페의 새로운 디저트 메뉴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 귀한 음식이 하찮은 것을 뜻으로 바뀌게 된 이유
쭉 살펴본 것처럼 약과는 과거에는 약과가 귀한 음식이어서 감사의 표시나 선물로 자주 사용되었고, 때로는 뇌물로 쓰이기도 했다고 해요. 그렇다면 이렇게 귀하게 여겨지던 약과가 왜 갑자기 “이건 약과지~~”처럼 별것 아닌 것을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을까요?
이것은 마치 두쫀쿠가 한때 큰 인기를 끌어 구하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 유행이 지나고 나서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열기가 사그라든 것과 비슷합니다. 약과 역시 널리 오가게 되면서 점점 특별한 의미가 희미해졌기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귀한 선물이었지만 너무 자주 주고받다 보니,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점점 가치가 가볍게 느껴졌고, 결국 ‘약과’라는 말 자체가 별것 아닌 것,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귀했던 음식이 오히려 하찮은 의미로 변하게 된 사례는 단어의 뜻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라고 할 수 있어요.
과자가 원래 과일을 뜻했다는 것,
약과의 ‘약’이 꿀을 의미했다는 것,
그리고 귀한 음식이 하찮은 뜻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쓰는 말들은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계속 변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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