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진

프라하에서 만난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

2025.07.17 | 조회 128 |
0
|
NCHART의 프로필 이미지

NCHART

특별한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N CH_ART와 함께하는 분들에게 나누고 싶은 여러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합니다.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본 프라하 전경 / @헤이즈진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본 프라하 전경 / @헤이즈진

작년 추석 연휴에 체코 프라하를 다녀왔습니다. 동유럽에서 한국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도시답게, 프라하는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감성적인 골목, 맛있는 음식과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정말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 중 하나는 바로 무하 박물관(Mucha Museum)이었는데요. 프라하에 온 김에 무하 그림을 한 번 보고 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렀는데, 전시 해설을 함께 들으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전혀 알지 못했던 무하의 삶과 철학까지도 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 되었답니다.

N CH_ART 여러분 중에서도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을 것 같은데요, 프라하에 가실 계획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소개해 보려 합니다. 감상하는 동안 분명 좋은 영감과 잔잔한 감동을 받으실 거예요.🙂

 


🎨 알폰스 무하, 아르누보의 거장

무하 박물관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알폰스 무하(Alfons Mucha)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볼게요.

그는 19세기 말~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한 체코 출신의 예술가로,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섬세한 곡선, 꽃과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인 디자인, 그리고 우아하게 이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은 한눈에 봐도 '무하 스타일'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사라 베르나르 포스터 @헤이즈진  
사라 베르나르 포스터 @헤이즈진  

특히,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위해 제작한 포스터 <지스몽다(Gismonda)>로 큰 주목을 받으며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허문 인물이기도 합니다.

 


🖼 무하 박물관 (Mucha Museum)

  • 주소: Panská 7, 110 00 Nové Město, Praha 1
  • 운영시간: 매일 10:00~18:00 (연중무휴)
  • 오디오 가이드: 영어, 일본어 제공 (※ 한국어 없음)
  • 티켓: 350 코루나(약 18000원)

프라하 도심의 고풍스러운 바로크 양식 건물에 위치한 무하 박물관은, 체코를 대표하는 예술가 알폰스 무하(Alfons Mucha)의 삶과 예술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무하박물관 @visitCzecha
무하박물관 @visitCzecha

무하 박물관은 1998년, 그의 가족들에 의해 설립된 세계 유일의 무하 전시관입니다. 프라하 도심, 바로크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예술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무하의 포스터, 유화, 드로잉, 장식예술품, 가족 사진 등 약 100여 점이 알차게 전시되어 있고, 무엇보다 그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그중에서도 <조디악(Zodiac)>, <지스몽다>, <백일몽> 같은 포스터 작품은 무하의 장식성과 예술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들인데요,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색감과 선의 흐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예쁘다’, ‘갖고 싶다’라는 감정이 절로 들 정도입니다! 

 

네슬레 광고포스터 @헤이즈진
네슬레 광고포스터 @헤이즈진

무하의 또 다른 매력은, 예술을 대중 가까이 가져왔다는 점인데요. 특히 그는 당대의 광고 포스터를 많이 그려 대중문화와 상업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무하가 그린 광고 중엔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샴페인 브랜드, ‘모엣샹동(Moët & Chandon)’ 광고 포스터도 있었던 것! 이 사실을 전시에서 보고 정말 놀랐어요.

은은한 색감과 우아한 여성의 자태가 고급스러운 샴페인 이미지와 찰떡처럼 어우러지는데, ‘예술이 이렇게도 쓰일 수 있구나’ 싶어 감탄했죠.

 

왼: 모엣샹동 광고포스터 @헤이즈진
왼: 모엣샹동 광고포스터 @헤이즈진

그래서 결국… 저도 하나 데려왔습니다 😝 홈파티 때 꺼내 마셨더니 분위기에도 찰떡이고, 예쁜 케이스 덕분에 지금은 인테리어 소품처럼 전시 중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무하가 단지 화려한 장식 미술의 대가에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강한 민족주의적 열정과 철학을 지닌 예술가였고,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을 염원하며 예술로 그 뜻을 전하려 했어요. 무하 박물관에서는 그의 대표작뿐 아니라, 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대작 〈슬라브 서사시(The Slav Epic)〉 에 바친 헌신, 가족과의 따뜻한 일상, 그리고 그의 신념이 담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무하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 무하 박물관에서는 영어와 일본어로 된 오디오 해설 기기를 대여해 줍니다.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당시 시대 분위기, 무하의 생각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더 풍부한 예술 체험이 가능해져요. 가능하다면 꼭 해설을 함께 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 tip) 저는 여행 중에 하루는 프라하 현지 투어를 신청했는데 그 프로그램에 무하 박물관 해설이 포함돼 있어서, 가이드님이 직접 설명해 주셨답니다. 혹시 현지 투어를 신청하신다면 무하 박물관이 포함된 투어를 선택해보세요. 

 

 

🇯🇵 무하와 일본 애니메이션의 연결고리

무하의 장식성과 아름다운 구도는 단지 유럽 미술계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문화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고 해요. 

사실 저도 무하의 그림을 보는 내내 ‘왜 이렇게 익숙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유년 시절에 즐겨봤던 작품들 속에도 무하의 오마주가 숨어 있었더라고요.

 

첨부 이미지

대표 사례

  • 🌟 카드캡터 사쿠라 (CLAMP): 카드 디자인, 의상 구성, 오프닝 연출에 무하의 포스터 구도와 장식미가 녹아 있음
  • 🌙 세일러문: 변신 장면의 곡선, 프레임 장식, 꽃과 별 등의 요소에서 무하 스타일이 보임
  • 💫 신카이 마코토 감독: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에서 공기감, 빛의 투명도, 섬세한 디테일이 무하의 표현과 닮아 있음
  • 🎴 90년대 일러스트레이터들: 타카다 아케미, 카와이 아야코 등은 무하의 프레임, 구성, 색채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직접 밝힘

일본에서는 지금도 무하 전시가 열릴 때마다 엄청난 인기를 끌고, 미술 교육과 디자인 참고 자료로도 필수 작가로 다뤄진다고 하니, 무하의 영향력이 얼마나 넓은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 프라하 성에서도 만나는 무하

프라하성 내부 성 비투스 대성당 @헤이즈진
프라하성 내부 성 비투스 대성당 @헤이즈진

가이드 투어 중 알게 된 또 하나의 감동 포인트는, 프라하 성 안에 있는 성 비투스 대성당에 무하의 작품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비투스 성당 내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 중에서 무하 작품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박물관에서 그의 그림을 보고 갔기 때문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성 비투스 대성당 내부 무하 스테인드글라스 @헤이즈진
성 비투스 대성당 내부 무하 스테인드글라스 @헤이즈진
  • 제작 연도: 1931년
  • 위치: 성 비투스 대성당 북쪽 내비(New Nave) 서쪽 ‘New Archbishop’s Chapel’
  • 등장 인물: 성 Wenceslas와 그의 할머니 성 Ludmila, 기독교 전파자인 Ciryl과 Methodius
  • 상단 모티프: 슬라브 여신 ‘Slavia’ – 무하가 꿈꾼 민족의 이상과 자긍심의 상징

 

✨ tip) 특히 오전 10시~12시 사이 햇살이 가장 예쁘게 들어오는 시간에 방문하면, 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과 색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장면을 마주할 수 있어요~


한 도시를 여행할 때, 그곳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들러보는 건 그 나라의 시간과 감성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그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수많은 예술가의 유명한 작품을 직접 현지(?)에서 느낄 수 있어 더욱 깊은 감동을 주더라고요.

 

🌱 프라하 역시 여행하시다가 잠시 속도를 늦추고 싶다면, 무하 박물관과 성 비투스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앞에 한 번 멈춰 서보세요. 그곳에서 마주하는 순간은 여행 중 가장 고요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무는 잔잔한 여운으로 남을 거예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NCHART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NCHART

특별한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N CH_ART와 함께하는 분들에게 나누고 싶은 여러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합니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