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안식의 시간을 보낼 때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마음의 안식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삶이 힘들게 다가오는 순간, 순간마다 우리는 마치 방향을 잃은 것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이다가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대부분의 힘듦은 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생긴다.
타인과의 관계보단 나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생겨나는 문제들이다.
내 귓가에서 퍼지는 음악이 작은 쉼표가 되어 나를 위로해 준다면 그것만큼 효과적이고 빠른 처방은 없을 것이다.
위로(慰勞)가 필요한 순간<2>에서는 관계에 대한 위로다.
내 꿈을 향한 간절함,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애절함, 하루는 길지만 살아온 인생은 짧게만 느껴지는 찰나의 순간들을 노래한다.
🎶 최예림 – lose yourself
JTBC 풍류대장에 출연한 많은 가수 중 최예림의 lose yourself는 본인의 이야기를 에미넴 음악에 녹여 부른다. 경연 프로그램 중 중간에 실수해서 떨어질 위기에 처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불러 순간의 위기를 벗어난다.
얼마나 많은 시간 기다려온 무대이고 직접 가사를 쓰면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뇌였던가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 나도 이런 경우가 있다. 몇 달을 걸쳐 쓴 보고서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일들... 먹먹한 순간, 아찔한 순간 멍해진 기억이 중첩된다.
갈 길 잃어 헤매이는 / 불안한 생활의 연속 / 고통은 나를 감싸 / 어디든 따라다녀 / 쉽게 포기 않고 / 노래 불러 기도해
lose yourself 중
최예림의 lose yourself를 풀버전으로 들어보면 절정의 순간에 터져 나오는 고음은 가슴 속 울분을 토하듯 시원하게 뻥~ 하고 뚫린다. 세상을 향해 외치는 울분의 감정이 전해진다.
빠른 비트와 경쾌하지만 묵직한 랩 그리고 국악의 멋을 얹어 부른다.
🎶 이상X고영열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번 추천 노래도 풍류대장의 무대이다.
삶과 죽음 그리고 먼저 떠난 사람과 남아 있는 사람과의 이야기를 담아 노래했다. 이 무대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노래 시작 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속 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먼저 떠난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시작으로 이상과 고영열의 무대가 펼쳐지는데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운다. 눈물 없이는 감상할 수 없는 북받쳐 올라오는 감정이 흐른다.
마음껏 울고 싶을 때 이 노래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진정한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속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할머니를 향한 할아버지의 마음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고 먼저 간 할아버지를 슬퍼하며 엉엉 우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 사무치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상과 고영열이 부른 노래는 울림 그 자체이다.
삶과 죽음을 한 번쯤 생각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준고마운 무대다.
🎶 중식이&황가람 - 나는 반딧불
중식이 밴드 정중식의 원곡이 황가람의 목소리로 세상에 알려졌다.
노래도 좋지만, 노래를 부른 황가람의 이야기가 노래 속 주인공이라서 사람들이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유퀴즈에 나온 황가람의 인터뷰와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세상 참 따뜻하고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나도 힘을 얻었다. 자신의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사연의 댓글에 사람들이 대댓글을 달며 응원하는 훈훈함과 따뜻함을 느꼈다.
중식이와 황가람이 함께 부른 노래도 좋지만, 유퀴즈의 황가람 편을 보면 좋을 것 같아 공유한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 몰랐어요 나 내가 벌레라는 것을 /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 중략...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반딧불 중
"우리 모두는 빛나는 존재다"
티끌 하나 묻지 않은 세상 귀한 존재로 태어나 살면서 묻힐 수밖에 없는 때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잘 닦아 빛나게 만들어보자.
🎶 윤종신 - 내리막길
<월간 윤종신>의 2025년 1월 발표한 곡으로 오르막길의 후속곡이다. 오르막을 올랐으니 내려가는 내리막길도 넘어지지 말고 잘 내려가 보자고 노래한다. 이 노래는 알고리즘에 의해 듣게 된 노래인데 너무 좋아서 가사를 찾아보고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했던 노래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고은, <그 꽃> 중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노래이다.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릴 때 숨이 차 쉬고 싶지만 그러면 뒤쳐질까 걱정하며 꾸역꾸역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갈 때가 있다. 마치 경주마가 골인 지점을 향해 질주하듯 열심히 달려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달려 정점을 마주하면 다음 또 다음 계속 오르려 한다. 어느 순간에는 내려와야 하고 너무 높게 올라가면 내려올 때도 힘들 수 있는데... 우리는 올라가는 데만 신경쓰고 내려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정점의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모든 삶에는 가장 높게 올라선 정점의 순간이 있다. 정점의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내려올 수 있으니 말이다.
아쉽지만 내려와야 할 때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내려와야 한다. 윤종신의 <내리막길>은 잘 내려오자는 '안녕'을 담았다.
잘 내려오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도 만나보길 응원한다.
🎶 최백호 - 찰나
찰나(刹那)는 '아주 짧은 순간의 시간'을 의미한다.
오늘 하루는 길지만 지나온 1년의 시간은 언제 이렇게 흘러갔나 할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최백호의 찰나는 삶을 살아온 시간을 돌아본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남은 순간의 찰나들을 위로한다.
이 노래는 라디오에서 듣고 너무 좋아 유튜브에 검색해 다시 듣던 중 최백호의 다른 노래도 들어보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한동안은 최백호 노래만 들었던 적도 있었다.
일흔이 넘은 나이의 음색은 거칠지 않아 좋았고 담담하게 불러 더 진한 감정이 밀려온다. 오케스트라 연주도 너무 멋지지만 노래 가사는 정말 너무 아름답다.
조금 세상에 익숙해지고 / 문득 뒤돌아 생각해 보면 / 두 번 다시 다시는 / 만날 수 없는 날들이여 ... 중략 ... 나의 빛나던 찰나여 / 이미 지나버린 찰나여 / 나의 영원한 찰나여 / 그림 빛나는 순간이여
찰나 중
어제의 하루
오늘의 하루
다가올 하루
그렇게 하루가 모여 지금 이 순간을 만들었다. 살아가는 과정의 순간이 좋지 않을 수 있고 때론 행운이 찾아 올 수 있다. 그런 모든 날의 순간을 찬란하게 빛이 날 수 있도록 사랑하고 아껴보자.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오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날이기에
수많은 명곡 중 11곡을 선별했다.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시선으로 선정한 이 노래들이 당신의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10번 정도는 봤던 내 인생 드라마 중 하나인 ‘눈이 부시게’ 마지막 장면의 대사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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