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짱입니다😄
오늘은 사진을 구성할 때 생각해 보면 좋은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어떤 대상에 대한 관심, 호기심 등 피사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싶을 때 촬영을 합니다. 촬영하는 순간의 느낌과 감정이 사진에 묻어나는, 촬영자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행위인 것입니다.
일상에서 찍는 사진이든 다큐멘터리, 보도, 풍경, 제품, 인물 등 다양한 곳에서 촬영하는 사진이든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메시지)가 있습니다.
의도적이지 않는 사진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야기(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든 것에는 의도가 담길 수밖에 없습니다.
보는 사람이 어떻게 전달받으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은 구도와 화각을 설명할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오늘은 사진을 찍을 때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면 좋을지에 대한 기본적인 몇 가지 상황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
사진을 찍다보면 기억에 남는 사진과 기억속으로 사라진 사진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누게 됩니다. 오래된 사진도 선명하게 기억되는 사진은 감정이 섞여 오래 기억이 됩니다. 그런 사진은 찍는 사람의 감정에 얼마나 이입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를 보면 사진에도 완전히 적용되는 아주 좋은 문구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그리고 오래 보아야 나만의 이야기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촬영하는 사람이 느낀 감정을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사진을 촬영할 때 그런 느낌과 감정까지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은 글이 아니기 때문에 메시지나 감정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 현장의 분위기를 이야기로 만들어 담아 보세요
오래된 사진을 가지고 와 봅니다.
2010년 4월 29일 천안함 장병 합동 안장식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그 당시 저는 사진기자로 천안함 장병의 안장식이 열린 국림대전현충원에서 사진 취재했습니다. 많은 사진을 촬영했지만 신문에 쓴 사진 외 저는 이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가슴으로 품은 아버지입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보낸 아버지의 슬픔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먼저 보낸 아들의 영정사진을 꼭 안고 한참을 울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무치는 그리움, 말로 다할 수 없는 아픔을 아들의 사진을 안고 흐느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메시지는 만들어졌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한겨울 조계사의 풍경입니다.
눈이 오는 풍경을 조계사에서 촬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갔습니다.
눈이 이른 시간부터 내리고 있어 설경을 만들기 충분했고 한 아주머니가 조계사의 고목에 기대어 한참을 기도 하고 있었죠. 그 모습에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기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추운 겨울 장갑도 끼지 않고 나무에 손과 이마를 맞닿아 놓은 그 순간이 조계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너무 잘 어울리는 느낌의 사진이 연출된 것입니다.
카메라 시점을 눈높이보다 살짝 아래로 내려 거의 눈높이에 맞춰 촬영한 사진입니다. 완전히 로앵글로 찍었다면 인위적인 느낌이 너무 많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기도하는 아주머니는 우리와 비슷한 위치이고 나무의 크기를 보여주기 위해 나무 쪽 측면을 프레임 안으로 조금 더 넣고 촬영했습니다.
절의 느낌과 간절함으로 기도하는 사람 그리고 하염 없이 내리는 눈 현장에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적절한 예시 사진입니다.
📸 느낌으로 분위기를 연출해 보세요
사진뿐 아니라 글, 영상, 그림, 음악 등 우리가 접하는 모든 콘텐츠는 의도도 중요하지만 느낌이 정말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현장의 사물이나 구조물 등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아래 사진은 대전 엑스포 다리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노을이 지고 있는 시간,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하늘을 바라보면서 다리를 건너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성의 시선과 다리의 구조물이 수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고 사람의 배치보다 배경의 비율을 더 크게 9:1정도의 비율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시기는 코로나가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마스크 생활이 일상이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답답함을 벗어나고 싶은 느낌을 받아 다리의 구조물과 시선이 하늘로 향한 위로 더 크게 촬영했습니다.
노을이 물든 풍경과 하늘을 더 많이 보여줌으로써 해방, 해소의 느낌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 할 수 없죠. 그래서 사진 제목과 설명을 보조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보는 것만으로 모든 사진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촬영자의 의도를 쉽게 보여줄 수 있게 사진 제목과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있으면 좋겠죠.
또 한 장의 사진을 보겠습니다. 이 사진은 설경이지만 사진의 대각선으로 가로등과 사람을 배치하였습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핸드폰을 보는 사람이 있어 느낌을 한층 더 해준 사진입니다.
경복궁 설경을 촬영하러 맞은 편 건물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허가 받은 건물에서 겨울 풍경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제 눈에 아래 사진의 풍경이 들어왔습니다. 눈 덮힌 자리는 주차장이고 사람이 서 있는 위치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곳입니다.
눈이 없었다면 지저분해서 느낌이 살아있는 겨울 풍경이 연출되지 않았겠죠. 지저분한 것들을 눈이 덮어주고 가로등과 사람의 적절한 배치로 느낌있는 겨울의 한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주변은 어두웠지만 가로등과 시설물에서 나오는 빛으로 어느 정도 노출을 맞출 수 있었고, 그 곳에 사람이 있어 더 좋았습니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재미있는 사진은 아니지만 겨울의 밤 분위기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요소는 없어도 나만의 느낌을 살려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는 사진 작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면 지나치지 말고 꼭 사진 한 장 찍어보세요. 그리고 그 사진에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사진이 더 재미있고 친숙하게 다가올 겁니다.
📸 다른 시각으로 보면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대형 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위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많은 학부모가 참가했고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날도 입시 열풍의 기사 제목에 맞게 사진 취재를 나갔던 날입니다. 신문에 쓸 사진을 다 찍고 난 뒤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할 때 정말 재미있는 풍경이 연출됩니다.
어머니들은 강연을 들으며 중요한 것을 메모하느라 바쁘고 아이들은 핸드폰으로 게임하느라 바쁩니다. 공부는 엄마가 하는 게 아닌데 아이들은 아직 먼 이야기인 대입은 안중에 없고 핸드폰 게임이 즐겁습니다.
10년 전 사진이라 핸드폰이 구형인 것만 빼면 지금과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원하는 사진을 다 찍어도 저는 절대 그냥 오지 않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관찰하다 보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눈에 보입니다.
저는 그런 사진을 더 좋아합니다. 결정적 순간의 한 장도 좋지만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살짝 숨기고 싶은 순간의 장면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 한 장의 사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창군이래 첫 초임 장교 합동임관식이 2011년 3월에 열렸습니다. 육해공군, 해병대, ROTC, 간호장교 등 모든 장교가 임관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꽃샘추위가 기승하던 그날의 온도는 임관식의 뜨거운 열기를 바로 냉기로 바꿀 만큼 추웠습니다. 군의 특성상 행사 전 연습을 많이 합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투도 없이 그냥 정복만 입고 연병장에 모인 젊은 장교들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각 군의 모습을 사진 취재하고 있을 때 재미있는 풍경을 발견했습니다. 저도 군 시절 많이 쓰던 핫팩을 발목에 올려놓은 장면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날의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행사는 잘 마무리가 되었고 길었던 추위도 다들 잘 이겨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피사체에 집중해서 주변 상황을 잘 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사진을 다 찍더라도 주변에 내가 혹시 보지 못한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합니다.
숨은그림찾기 하듯 지나치는 풍경에 혹시 놓치는 이야기는 없을까 찬찬히 바라보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카메라 혹은 핸드폰으로 일상을 찍는 취미 사진가라도 아주 작고 사소한 이야기에 관심을 두면서 관찰하는 습관은 멋진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숨어있는 풍경을 볼 수 있을 때 이야기도 사진도 나에게 다가옵니다.
사진은 관심이고 관찰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이는 만큼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사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바로 프레임 속 프레임으로 사진을 연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