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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Failed”는 실패가 아닌 ‘한 판 하라는 뜻’

2026.02.12 | 조회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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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가장 마주하기 싫은 단어를 꼽으라면, 아마도 '실패(Failure)'라는 두 글자일 것입니다. 실패는 우리의 자존감을 짓누르고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시무시한 단어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너무나도 경쾌하게 해석한 존재들이 있습니다

오은 시인의 산문집 <다독임>에 소개된 한 일화는 제가 가지고 있던 실패에 대한 무거운 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뜨렸습니다.

 

시인은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두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한참 신나게 화면을 두드리던 아이들의 손이 멈추고, 화면 가득 붉은색 글씨로 ‘You Failed’가 떠올랐습니다.

 

첨부 이미지

 

누가 봐도 게임 오버, 명백한 실패의 순간이었습니다.

시인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얘들아, ‘Failed’가 무슨 뜻인지 아니?"

 

어른들의 두껍고 심각한 사전에서 이 단어의 뜻은 명확합니다. '실패', '낙제', '', '돌이킬 수 없는 실수'. 그것은 당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냉혹한 평가이며, 이 게임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최종 판결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전혀 달랐습니다.

"다시 한 판 하라는 거예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You Failed’는 아쉽지 한 판 더? 라는 아주 가벼운 말이었습니다. 다신 한 판 더 하라는 유쾌한 초대장이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었을까요? 돌이켜보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실수하면 욕먹고 실패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으로 잘 못 배운 건 아닐까요?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과 성공 만을 기대하는 결과가 실수와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고 꼭 죄인처럼 취급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성공이라는 조급함은 우리를 완벽주의라는 감옥에 가두어 버리고,

기대를 잔뜩 품었다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크게 실망하고,

그 실망감이 두려워 결국엔 새로운 시도조차 꺼리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이들의 '다시 한 판'이라는 대답이 그토록 빛나 보였던 이유는,

그 안에 '과거에 대한 미련''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방금 전의 실패를 곱씹으며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고 자책하지 않습니다. 다음 판에 또 질까 봐 미리 걱정하며 주저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눈앞에 놓인 'Start' 버튼을 누르는 행위에 집중할 뿐니다.

 

나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내 주머니 속에는 여전히 삶이라는 코인이 두둑하게 남아있는데, 스스로 전원을 꺼버리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습니다.

 

"이번 생은 틀렸어""나는 역시 안 돼"라는 말로 스스로에게 'Failed'라는 최종 선고를 내리고 게임기 앞에서 돌아서 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요.

 

돌이켜보면 세상은 늘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다음 기회'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뜯어본 과자 봉지 속에서 발견한 '! 다음 기회에'라는 문구조차 실은 우리를 놀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쉬워하지 마, 한 봉지 더 뜯어봐!"라는 세상의 짓궂지만 따뜻한 응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삶의 실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나를 주저 앉히기 위한 장애물이 아니라, 나를 더 단단하고 지혜롭게 성장시키기 위한 경험치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 혹시 붉은색 'Failed'가 떴나요? 기대했던 프로젝트가 엎어졌을 수도,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았을 수도, 혹은 나 자신의 나약함에 실망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너무 심각해지지 않기로 합시다. 어른의 무거운 책임감과 자책감은 잠시 내려놓고, 스마트폰 게임 앞의 아이들처럼 가벼운 마음을 가져봅시다.

 

"오케이, 다시 한 판!"

 

곧 있으면 설날입니다.

새해 계획이 아직 로딩 중이고 크고 작은 버퍼링에 걸려 시작 전이라면 아주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

 

실수하고 실패하면 어때요.

아이들이 알려준 경쾌한 해답처럼 

다시 한 판 더, 또다시 한 판 더 계속하다 보면 끝판왕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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