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거의 매주 레터를 보내드렸는데, 2주만이라 저도 약간은 낯설다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의 변명을 해보자면, 연말연초에 혼란이 좀 있었습니다. 타인때문은 아닙니다. 제 스스로가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속에서 혼란도, 자기비난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젠 좀 정리가 되었고 나아갈 방향도 어느정도 잡아 직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보내드리는 내용은,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한 얘기입니다.
저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에 꽤나 익숙한 사람이에요. 혼자도 잘 논다는 얘기인데요, 집 근처에서부터 집에서 먼 국내, 해외까지도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글을 써내려가는 지금에도, 카페에 혼자 앉아있고요. 그래서 혼자 보내는 시간의 매력을 조금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독자님은 언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시나요?
사람에 치여 지칠 때? 일이 끝나고, 쉴 때? 아니면 항상?
저는, 특히 고민이 많고 마음이 힘들 때인 것 같아요.
흔히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의 경우엔, 괜히 제가 힘든 걸 소중한 사람들에게 말하는 걸 주저하는 편이에요. 나눌 때 슬픔이 반이 된다는 건, 내 슬픔의 반을 주어서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듣는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신,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고민하고, 글씨로 써내려가기도 하며 정리하는 시간들을 거칩니다. 처음 가보는 장소를 가보기도 하고, 혼자 걸으며 경치를 보기도 하면서요. 지인들과 말하기보단, 제 자신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 필요한듯 해요.
작년 초에는, 생각을 정리하고자 일본을 혼자 다녀왔습니다.
전국일주를 계획해, 일본의 최북단인, 삿포로부터 최남단인 후쿠오카까지 다녀왔어요. 첫 목적지는 삿포로의 ‘비에이’라는 지역이었습니다. 비에이는 도심에서 2시간 가량 떨어져, 눈이 넓고 높게 쌓여있었어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지만, 그만큼 춥더군요.
비에이의 평야쪽으로 가다보면 한 그루의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도화지 속의 점처럼, 넓은 평야에 홀로 우뚝 서있는 나무인데요. 보는 순간, 무언가 동질감이 느껴져 애착이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독자님과 저, 우리를 닮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혼자 서있는 나무는, 굉장히 추운 날씨의 눈과 바람을 견뎌왔을겁니다. 아마도 춥고 힘들었겠죠. 때론 고통스러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버텨내고 살아낸 나무는 주위 풍경을 빛내주며 지역의 명물인 '크리스마스 트리'로 불립니다.
이렇듯,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우리가, 종종 외롭게 혼자의 시간을 보내는 우리가, 춥기만 하고 한치 앞도 모르겠는 우리도, 어느순간 빛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요즘 고민이 있고,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앞으로 오래도록 저와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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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
혼자일 때, 주는 마음의 안정감이 더욱 귀해지는 요즘입니다. 오늘도 느림레터를 통해 작은 위로 얻고 가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느림 레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선민님 ㅎㅎ 항상 멋진 행보 응원하고 있습니다! 독감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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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혼자만의 시간 정말 중요하죠, 잘 이겨내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사진도 예쁘네요☺️🌲❄️
느림 레터
사진 괜찮죠 감사해요 ㅎㅎ 혼자만의 시간 참 중요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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