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학도에서 살아남기] 섬 알아보기 part 3. 마을

숲 🌲 : 맞아, 혹시 1학년 1학기 때 가장 처음으로 들었던 전공 강의 기억해? '한국문학의이해'라고, 우리나라 문학의 역사를 훑는 강의였거든. 물론 신입생이어서 그랬겠지만, 한국인인 나에게도 매우 심도 있고 어려운 강의라고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같은 강의를 듣고 있더라고! (나도 모르게 국문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봐 🤧) 그중에는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언니도 있었어. 언니는 한국 연예인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도 관심이 생겼고, 교환학생으로 와서도 국문학을 배워보면 어떨까 싶어서 강의를 신청했다고 했어. 언니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와 줬고, 우리는 국문과에서 같은 강의를 듣는다는 계기로 순식간에 친해졌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몇몇 학우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스터디를 하기도 했어. 국문학과 우리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참 멋져 보이더라. 괜히 고마운 마음도 들었고 말이야. 지금은 언니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어! 나는 종종 국문과에서 만난 인연이 이렇게 소중해질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

쉼표 ⏸ : 나도 내가 국문과에 편견을 가졌었던 걸 알게 된 순간이 있어. 우리 과 전공 수업, 특히나 국문 관련 수업에 다른 과 학생들도 많아서 깜짝 놀랐거든. (나도 모르게 국어국문학과 수업은 별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구나, 싶어서 반성하기도 했어 😞) 복수전공으로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사람들도 꽤 많더라고! 그중에는 교육학과 학생들도 있었고, 심지어 컴퓨터 공학과 학생도 있었어. 아,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도 원래 전공은 이공계지만 국어를 좋아해서 국어국문을 복수전공하는 사람도 있다! 복수전공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강의를 듣는 사람도 만났었거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 대학교 다녀보니까 웬만한 애정과 열정 아니고서야 다른 학과 전공 수업은 잘 안 듣게 되던데 말야. 그 사람들의 국어를 향한 애정이 얼마나 컸던 걸까 싶었어. 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국어국문에 애정을 가지고 있구나, 느끼게 된 것 같아.

아라 🌷 : 모두 국어학과 국문학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국문학도에 온 사람들이니 너무 반가울 뿐이야! 근데 있잖아. 국문과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말들… 외국인 학생들과 복수전공생들도 다 들어봤을까? 🤣 다른 사람들이 국문과 학생들을 볼 때 조금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 같기도 해서 말이야! 우선 언제 등단하냐는 말. 정말 귀에 피 나도록 들었던 것 같아. 모든 국문학과 학생이 등단하는 것은 전혀 🙅‍ 아닐 뿐더러, 모두가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아. 국문학과면 무조건 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줄 아는데 이건 마치 영문학과에게 언제 미국 가냐는 질문이랑 똑같은 것 같아. (영어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다 미국 가는 건 아니잖아요? 😇) 국문학과를 전공해도 수많은 길이 있다는 거!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근데 왠지 이 말 하면 국문학과에 대한 편견을 하나 인정하는 것 같긴 하지만, 우리 과에서는 성인식을 작게 해줬었는데 이때 모두가 자기의 호(號)를 하나씩 받았어! 나는 '비우(斐友)', 문채 비에 벗우자를 써서 '아름다운 벗'이라는 호를 받았지. 그러고 보니 숲이랑 쉼표의 호는 뭐였으려나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