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직 인터뷰

베트남 팀원들이 월, 수만 출근하는데 일이 돌아가나요?

작은 조직 인터뷰 #17 LAFS 신성원님, 이지우님

2024.08.20 | 조회 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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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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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직, 1인기업을 위한 조직관리, 협업방식, 국내외 사례를 다룹니다.

월/수, 화/목 요일제로 출근하는 마케팅 에이전시가 있습니다. LAFS의 사례인데요, 프리랜서 팀원들과 요일제로 근무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한때 팀원을 35명까지 늘렸지만 시행착오 끝에 풀타임, 프리랜서 팀원을 각각 구성하여 운영해나가고 있습니다. LAFS팀과 베트남에서 팀빌딩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인터뷰 인사이트 요약


  • LAFS의 프리랜서 팀은 월/수, 화/목 팀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어요. 부족한 업무 퀄리티는 체크리스트와 Weekly KPI 시스템을 통해 채웠는데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직관적인 협업툴, Trello를 도입했어요. 업무와 팀원 레벨에 맞춘 시스템, 협업툴 도입이 성과를 결정짓는다는 걸 느낀 사례였습니다.
  • 채용이 어렵기는 베트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턴십과 프리랜서 과정을 통해 업무핏과 회사 문화에 맞는지 체크하고 , 1on1과 상세한 피드백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풀타임으로 함께 합류하는 팀원들과는 단단한 팀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 ‘1on1은 관리자로서 트레이닝하는 과정이다’라는 답변이 인상깊었어요. 매주 하루를 빼야 할 정도로 1on1를 이어가다보면 귀찮아서 미루거나 지칠수도 있잖아요. 1on1 자체를 관리자로서 성장하는 기회로 본다면 1on1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지겠죠.

 

LAFS는?


LAFS는 베트남 호치민, 한국 서울, 그리고 인도 첸나이에 지사를 둔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LAFS는 베트남 현지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며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고객의 목표, 업계 상황, 예산을 꼼꼼히 분석한 후, 그에 딱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 드립니다.

 

결혼식 참여하러 왔다가 법인을 세우다!


Q. 어떤 계기로 베트남에서 마케팅 에이전시를 하게 되셨나요?

당시에는 한국에서 피트마라는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친구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어요. 미국 유학을 함께 했던 베트남 동창이었는데, 개인적인 일로 갔지만 법인 설립으로 바로 이어졌죠.

 

Q. 한국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시면서 지사 형태로 확장하신 건가요?

맞습니다. 한국에서 피트마라는 회사를 2012년도부터 시작을 해서 거의 한 8년 정도 운영했어요. 2019년도에 베트남에 확장하게 됐고요. 베트남에 확장하기 전에 2016년에 랍스 인도를 같이 확장해서 당시에 한국, 인도, 베트남 이렇게 세 곳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Q. 인도라니 깜짝 놀랐어요. 인도 지사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인도 지사는 유학 시절 룸메이트와 동업해서 하게 됐어요. 인도는 마케팅 에이전시보다는 IT 개발 성향이 강한 지사예요. 인도 같은 경우 현재 개발자가 30명 정도 있고 콜센터 겸 이제 CS센터도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웹사이트와 앱 개발, 구글 검색 최적화(SEO)를 인도에서 맡아서 합니다. 개발 비중이 크긴 하지만 마케팅 에이전시로서 역량을 강화해서 인도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영업을 강화하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대학시절 룸메이트이자 동업자
대학시절 룸메이트이자 동업자

 

Q. 베트남의 어떤 점을 보고 바로 사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당시 마케팅 에이전시를 한국에서 어떻게 더 확장할까 하는 큰 고민을 갖고 있었어요. 베트남에 와서 보니까 아직 마케팅, 디자인, 기획이 아직 한국, 글로벌 레벨에 올라오지 못한 것 같아서 그 기회를 사실 보고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액션을 먼저 하는 성향이 강해서 바로 추진했어요.

 

Q. 현재는 베트남에서 주 매출이 나오나요?

맞습니다, 현재 베트남이 이제 가장 매출이 높고요.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베트남에 진출하고자 하는 고객층으로 비중을 맞춰놓고 그쪽에 포커스를 잡고 있습니다.

저희 마케팅 에이전시의 서비스나 단가가 로컬 에이전시보다는 비용이 2배 정도는 더 높은데요, 그럼에도 고객사들이 오는 이유는 거기에 대한 퀄리티 차이를 느끼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고객분들께서는 커뮤니케이션과 속도 이런 부분들을 제일 중요한 게 여기시고요. 한국, 글로벌 고객사에 맞출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춘 게 차별점이에요.

 

Q. 타지이다 보니 팀빌딩이 너무 중요하잖아요. 이사님은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팀빌딩이 베트남 진출의 가장 핵심인 것 같아요. 현지 문화에 맞춰서 운영도 해보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요, 아직도 풀고 있는 숙제입니다. 이지우 이사님은 지인의 지인으로 만났어요. 연관된 지인들도 많이 알고요. 알고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합류를 제안했어요.

저와는 성격이 정반대인 분이세요, 꼼꼼하시고 운영, 관리에 철저한 성격이에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워커홀릭이라는 점이죠. 다른 건 다 달라도 공통점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워커홀릭이라는 점이었어요. 저도 워크홀릭이고 취미도 일하는 건데 이지우 이사님도 보니까 일 말고 삶이 없으시더라고요 (ㅎㅎ) 그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같이 사무실에서 즐겁게 야근할 수 있는 그런 파트너라고 생각했습니다.

 

Q. 역할 분담은 자연스럽게 나쥐었나요?

네, 이사님이 회사에 함께해 주신 순간부터 오퍼레이션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봐요. 그전에는 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팅도 하면서 운영하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있었어요. 물론 팀 리더들은 있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잡히진 않았는데 운영 맡을 수 있는 이사님이 들어오신 이후부터는 회사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죠.

제 명함에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포지션으로 되어 있는데요, 마케팅을 15년 가까이 진행했고 스스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포지션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단 생각입니다. 경영과 오퍼레이션은 이사님께서 챙기고 계시고 저는 새로운 프로젝트 캠페인과 기획, 그리고 영업, 개발/마케팅 컨설팅을 주로 맡아 역할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Q. 현지 인력을 채용을 하는데 괜찮았던 방법이 있으셨나요?

베트남 대학교에서 마케팅이라는 학과가 생긴 지 불과 10여 년밖에 안 됐어요. 아직 베트남 팀원분들도 마케팅이나 디자인에 대한 눈높이가 글로벌 레벨까지 오지 못한 점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짧지만 6년 동안 채용하고 많은 직원분들과 업무를 해보면서 느낀 점은 ‘젊고 의욕이 있는 친구들을 최대한 많이 보유하자’가 제 핵심적인 전략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는 직원을 채용하면 그 직원분의 지인을 소개받는 형식으로 진행했어요. 현재는 대학교와 많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잉글리쉬 클럽같은 대학생 커뮤니티와 함께 협업하면서 새로운 인턴 또는 파트타임 또는 풀타임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재원에서 마케팅 에이전시 이사로!


Q. 베트남에 온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처음에 베트남에는 보험회사에 주재원으로 왔었습니다. 주재원 2년 임기가 끝났지만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대한 잠재력을 많이 느꼈고 베트남 사람과 결혼도 했습니다. 더더욱 베트남에 정착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와중에 신 대표와 만나게 돼서 마케팅 업계로 오게 되었습니다.

 

Q. 베트남의 어떤 부분에서 가능성을 보셨나요?

나쁘게 표현하면 나라가 낙후됐다고 표현을 할 수 있고요. 좋게 말하면 낙후된 만큼 그만큼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인도네시아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요. 지금 성인이 돼서 보니까 동남아 국가의 성장 가능성이 정말 크다는 걸 눈으로 봤고 날씨도 저랑 맞는 점이 컸어요. 그 두 가지 부분 때문에 여기서 정착하고 사업을 시작하자 결심했습니다.

 

Q. 주재원으로 계실 때는 한국에서 일하는 것과 차이를 느끼셨나요?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게 직원들과의 소통은 되는데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이 정도 말하면 저의 생각과 의견이 전달이 되는데 여기에서는 하나 정도 말해선 안 되고 못해도 10가지는 말해줘야 제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는 거죠. 주재원으로 일할 때는 그런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Q. 어떤 계기로 LAFS에 합류해야겠다 생각하셨나요?

시너지가 잘 맞습니다. 신 대표는 아빠 역할을 하는 거고요. 바깥 사람이죠. 일부러 제가 대표님을 회사 밖으로 활동하시라고 해요.

고객사를 데려오는 영업이나 외부 투자유치를 충분히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반면에 회사 운영에 필요한회계 관리, 채용, 업무 프로세스라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거예요. 오히려 그런 걸 보고 신 대표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나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저의 단점은 신 대표가 커버를 해주고요.

 

마케팅이라는 전혀 다른 커리어를 택한 이지우 이사
마케팅이라는 전혀 다른 커리어를 택한 이지우 이사

 

Q. 보랏빛 미래를 그리는 것과 실무하는 건 전혀 다르잖아요. 합류하고 초기에 가장 힘드셨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그동안 보험 분야에 있었잖아요. 커리어와 다른 마케팅 회사에 합류하다 보니까 실무자들과 소통이 잘 안됐습니다. 언어는 통하는데 저희 실무자들이 저보다 마케팅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었죠. 제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릴 수 없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제대로 리뷰할 수 없었던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Q. 그 부분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막말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마케팅을 배웠어요. 회사에 있을 때도 마케팅이란 걸 대강은 알고 있었죠. 마케팅 에이전시라는 곳을 들어와 보니까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얼마나 깊이가 필요한지 깨닫게 되면서 열심히 공부하게 됐습니다. 신 대표님이 계시니까 1대 1 과외처럼 받은 적도 많고요. 이제는 그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도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지는 말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가 됐기 때문에 운영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다른 힘드셨던 점이 있다면요?

시스템이 부족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인플루언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하면 엑셀로 정리한 게 다였고 양식들도 제각각 달랐죠. 제 눈에는 너무나도 불편하기도 하고, 업무 효율성을 망가뜨리는 일인데 그런 상황을 바로잡아줄 사람들이 없었죠. 저 나름의 시스템을 만들면서 보완해 갔어요. 그 보완한 걸 토대로 마케팅 실무 프로세스에 적용해보며 개선해 나갔습니다. 

 

Q. 주재원 생활에서는 팀원이었지만 지금은 관리자로서 베트남 팀원분들을 관리해야 하잖아요. 관리자로서 느끼는 문화적 차이가 있으신가요?

가끔 일부러 못 알아듣는 척을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들 때가 있어요. ‘이 정도까지 말했는데 이렇게 퀄리티를 만들면 귀찮아서 안 한 건가’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부분을 시스템화, 체크리스트화해서 업무를 하나하나 체크하며 보완해 왔습니다.

 

Q. 매뉴얼과 체크리스트가 있고 없고 차이가 큰가요?

확실히 차이가 있죠.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품이 들더라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해요. 체크리스트를 잘 만들어 놓으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 미션을 하나 주고 이거 해라고 단순하게 지시하는 건 개선이 힘들어요. 잘 짜인 체크리스트로 기계처럼 체크리스트만 확인하면 되는 수준까지 오게 되면 베트남에 있는 직원들과 일하는 게 오히려 더 편해진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 팀원에게 피드백을 주는 거랑 베트남 팀원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과 차이가 있을까요?

피드백을 줄 때 체크리스트를 꺼내며 굉장히 상세하게 주려고 노력해요. ‘이러이러한 거를 지시를 내렸는데 내가 말했던 이 업무가 전달이 안 됐던 것 같네. 이미 너한테 줬던 지시인데 이행을 안 했어’와 같은 식으로 접근합니다.

물론 톤 조절을 잘해서 기분 안 나쁘게 해야겠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반복되는 실수에 대해선 1 on 1시간을 가지며 깊게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최대한 상세하게’가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Q. 그런 피드백을 들었을 때 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거나 감정적인 반응을 하진 않나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들을 채용할 때 먼저 인턴이나 프리랜서 형태로 먼저 일을 해봐요. 협업을 한번 해보고 어느 정도 피드백을 받아들 수 있는 친구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채용하지 않습니다.

감정적인 요소가 너무나 중요한 요소잖아요. 한 번 감정에 어긋나버리면 저희가 아무리 좋은 의미를 가지고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주고 피드백을 준들 무용지물이 돼버리거든요.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는 팀원만 처음부터 뽑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베트남이 빠르게 소득 수준이 올라가니까 더 좋은 급여 제안이 왔을 때 이직을 쉽게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00% 동의해요. 다만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직원을 기껏 채용하고 교육했더니 이직해 버리네’라고 생각을 해버리면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단 생각이에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걸 인정하고 저희도 팀원들한테 대놓고 말합니다. ’너희들이 프리랜서로서 있을 때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해도 된다.’라고요. 저는 그거에 대해서 막지 않아요. 다만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 건 회사의 비전, 그리고 성장에 따른 급여를 제시해요.

정말 극소수이긴 하지만 팀원 중에 일부가 그런 비전에 대해서 감화돼요. ‘여기 대표, 이사와 함께 일하면 더 높은 비전을 향해서 갈 수 있구나, 비록 지금 당장 10만 원, 20만 원 조금 더 벌 수 있겠지만 이 사람들과 하면 많은 경험을 하며 배울 수 있고 새로운 마케팅 이벤트도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비전을 심어주는 거죠. 그 비전을 함께 볼 수 있으면 그때 풀 타임 팀원으로 함께 해요.

 

Q. 그런 과정으로 팀빌딩을 하면 단단한 팀을 만들 거 같네요!

단단한 팀이 될 수 있죠. 지금 풀 타임들도 거의 3년 넘은 친구들이에요. 다 인턴십 통해서 뽑았던 친구들이죠. 그간 저희가 만났던 인턴 친구들이 한 20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한 3명 정도 남은 거니까 많이 남은 거라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남은 팀원들은 정말 단단한 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회사 비전을 공유한다고 해도 풀 타임 팀원 입장에선 프리랜서 팀원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처럼 느껴지면 고민이 될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죠. 풀타임 팀원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요. 예를 들어서 어디 현장을 나가거나 특별한 기획, 이벤트가 있을 때 풀타임 팀원에게 가장 먼저 기회를 제공해요. 최근에 하노이에 있을 전시회 프로젝트가 있어요. 프리랜서들에게는 대놓고 말합니다. ‘미안하지만 우리와 함께하는 헌신과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왜 하노이에 저희가 데려가야 하나요?’라고요. 프리랜서와 일하는 다른 회사에서는 그저 일만 주는 데 반해, 여기에서는 내가 기여하는 것에 따라 다른 경험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주려고 해요. 그런 가능성을 계속 보여줘서 회사의 풀타임으로 끌어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일제 근무 도입으로 효율이 올랐던 이유


Q. 업무를 하실 때 리모트 근무와 대면 근무를 병행한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베트남 직원들이 급여에 대해서 민감해요. 프리랜서 업무를 하며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성향을 오히려 막으려고 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생각했고요. 프리랜서 팀원과 풀타임 팀원을 구분했어요. 월/수 팀, 화/목 팀이 있어요.

 

Q. 요일제로 하다 보면 업무 퀄리티가 그만큼 안 나온다거나 업무 흐름이 끊길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런 경우는 없었나요?

매우 많습니다. 많은데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게 바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체크리스트로 기본적인 업무를 챙기고 내부적으로 위클리 KPI 시스템을 두고 있어요. 내부적으로 Weekly Deliverables이라고 부르는데요, 월/수 팀, 화/목 팀이 각각 업무하고 마친 금요일에는 정했던 업무 결과물을 제출하도록 해요. 각 할당한 KPI만 나오면 더 이상 터치를 안 해요.

어떻게 보면 관리자가 해야 할 업무를 아예 줄여버리는 거죠. 업무를 나누면 비용이 느는 구조가 돼요. 그렇다 해도 베트남 인건비가 높은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업무를 줄이더라도 퀄리티를 높이는 쪽으로 선택했어요. 정말 집중해야 하는 업무와 결과물만 잘 나오면 상관없어요. 그걸 금요일에 확인하고 다음 주 업무로 넘어가요. 이런 식으로 주 단위 사이클이 돌아가고 있어요. 실제로 대표님과 제가 업무 개선에 대한 생산성을 체감하고 있어요. 업무를 잘게 쪼개면 쪼갤수록 더 잘 돌아간다고요.

 

Q. 회사 내부적으로 실시간 업무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업무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잘로(Zalo)는 간단한 업무 체크 및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정도로 쓰고요, 트렐로(Trello)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보험회사 주재원 시절에 CS, 클레임 관리를 먼데이 닷컴으로 다가 한때 노션으로 옮겼어요. 노션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은 교육이 다른 툴보다 필요하더라고요. 베트남에도 노션을 쓰는 대학생들 많거든요. 대부분 다 메모장으로 써요. 그런 친구들한테 새롭게 훈련을 시켜서 하느니 직관적인 트렐로를 선택한 거죠. 트렐로는 포스트잇을 벽에 붙이듯이 쉽게 할 수 있어요.

프리랜서 팀원과도 일할 때는 업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업무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을 전달해요. 트렐로 링크를 잘로로 전달하고요. 월요일에 공유한 후에 수요일에 한번 간단하게 확인하고 금요일에 같이 리뷰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하니 누락 업무도 줄고 복잡하게 이메일로 왔다 갔다 할 필요 없더라고요. 협업툴에 익숙하지 않은 팀원을 위해 트레이닝 가이드, 교육을 만들었어요. 새로운 인턴이나 프리랜서 팀원이 회사에 들어오면 한 2시간 정도 트렐로 교육을 합니다.

 

금요일 리뷰시 실제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회의하는 이지우 이사 
금요일 리뷰시 실제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회의하는 이지우 이사 

 

Q. 프리랜서 팀원 입장에선 업무나 기준이 명확해지니 만족도가 높겠네요.

맞습니다. 시대의 흐름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자유로운 형태의 업무잖아요. 회사가 반대로 강요하려고 하면 오히려 회사에 필요한 인재들이 안 온다고 생각해요. 우선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한번 경험하도록 하는게 먼저예요. ‘일 많이 안 줄게, 다만 정한 거에 대해선 확실히 해줘’ 이런 방식으로 먼저 제안해요.

그중에 혹시라도 인재들이 있으면 1 on 1을 자주 가지면서 다른 회사에서 제공할 수 없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얘기해요.

 

Q. 한국에서도 1on1을 필수적으로 챙기시더라고요. 이사님도 1on1 시간을 가지시나요?

그렇죠, 팀원과 회사의 성장을 같이 만들어 가야 하니까 1on1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월요일에는 1on1 하는 팀원이 한 15명 정도 돼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1명씩 따로 면담하는 시간을 가지고, 금요일에는 팀 미팅을 해요. 예를 들어 인플루언서 팀 3명이 있으면 팀 단위로 주간 KPI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피드백을 줘요. 

 

Q. 언제부터 하셨던 거예요?

본격적으로 한 건 한 6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1on1의 중요성은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어요. 초창기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무실 옥상에서 한 명씩 불러서 이야기하는 정도였어요. 점점 1on1하면서 느끼는 게 팀원만을 위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1on1은 제가 관리자로서 트레이닝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팀원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다고 하면 이 문제를 누군가는 해결을 해줘야 하잖아요. 업무를 업무 파악을 잘 못 했다면 맥락을 알도록 도와준다던지 혹은 세팅했던 워크플로우가 실무와 맞지 않아 어떤 직원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 제가 뛰어 들어가지고 해결을 해줘야 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좋은 솔루션이 바로 1on1이예요.

1on1에서 현재 업무 프로세스나 구조에 대해서 의견을 들어요. 마감 기한이 짧다거나 업무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거나, 다른 팀원 때문에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요. 관리자로서의 트레이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없어요.

 

Q.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풀타임, 프리랜서 팀원이 생기셨는데 지금은 어떤 게 가장 큰 고민인가요?

팀을 아래부터 단단하게 만드는 건 어느 정도 진행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랜서 팀원 포함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팀원 풀도 많아졌고 급한 상황에서 밤 12시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팀원, 친구들도 있고요. 바닥은 단단해졌지만 어떻게 더 스케일업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습니다. 시스템은 어느 정도 만들었지만 이게 과연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맞는 것인지 말이죠.

지금은 아직 50명 미만의 소기업이지만 만약 여기서 매출을 2배로 늘리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상황입니다.

 

Q. 그 정도 고민을 하시는 거면 생각하시는 비전도 크실 거 같아요!

신대표님과 미켓이라는 앱을 개발해서 베트남 출시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요. 그런 앱을 만들었던 이유는 마케팅 에이전시를 하고 있지만 마케팅 에이전시 자체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고객사가 없으면 운영이 안 돼죠. 지금 계획하는 건 특정 분야의 플랫폼 앱을 만드는 거에요. 랍스 마케팅 에이전시는그 앱의 마케팅 부서가 되고요. 여러가지 플랫폼 앱을 구상하고 있는데 구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어요.

F&B 사업이건 패션 사업이건 어느 사업이든 꼭 해야 되는 게 한 가지가 있다면 마케팅이예요. 지금 당장은 투자금이 많지 않아서 스케일업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 마케팅 에이전시부터 단단하게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좋은 사업 아이템을 만나고 제대로 된 투자를 받았을 때 정말 점프를 할 수 있도록요.

 


[시리얼 X 네버슬립] 1인 사업가를 위한 노션 템플릿 펀딩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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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직인터뷰] 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

🎥 네버슬립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 인터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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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디스크를 달고 살았던 시공업자, 200억대 매출 대표가 되다!
🎤 코로나 덕분에 급성장한 푸드트럭이 있다?
🎤 폐업까지 고민하다가 뉴욕과 부산 원격근무하게 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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