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쑤레터ep.61] 싱싱한 마음으로 저지르며 사는 것

실패 또한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것

2022.05.25 | 조회 3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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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쑤레터 NewSsoo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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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들어요

The Paper Kites - Don't Keep Driving

Half of this city turning their lights on
Like half of this city has an idea
도시의 절반에는 불이 켜져
마치 어떤 생각이라도 떠오르듯이

Don't keep on driving
Let me say something
잠시 멈춰봐,
내 얘기를 들어줘

There's nothing wrong with a little space
But not right now, don't leave
잠시 거리를 둔다는 건 잘못이 아니야
지금은 떠나지 마

The stars in the night sky
The distance between them
밤하늘의 별들, 별들 사이의 거리

By the time that you'd reach them
they would be gone
But the distance between us
is half of this city
우리가 거기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이미 사라졌겠지
우린 겨우 도시 절반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을 뿐이야

Don't leave
Don't push me, push me away
There's nothing wrong
with a little space right now
떠나지마, 밀어내지 마
잠시 거리를 둔다는 건 잘못이 아니야

사실은 밤에 어울리는 노래입니다만,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새벽 2시라
이 노래를 꼭 고르고 싶었어요.

기왕 제멋대로 고른 노래이므로,
가사도 제멋대로 가져왔습니다.

아마 이별을 앞둔 연인에게 전하는 이야기겠지만
오늘은 내 자신과 나누는 대화라고 상상하며
제 멋대로 듣기로 합니다.

 

 

오늘의 쑤필

 

어마어마하게 치열한 날들입니다. 나의 날들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습니다. 어느새 익어가는 날씨만큼, 길가의 이파리들도 치열하게 푸르러지고 있습니다.

치열하다는 말은, 곧 불길처럼 맹렬하다는 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을 동경합니다. 자기 자신이 불길이 되어 무언가에 달려들거나, 맹렬한 불길에 맨몸으로 달려들거나 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아마도 내가 그들처럼 뜨겁게 살지 못해서 그랬을 겁니다. '동경'의 마음은, '나는 그렇게 될 수 없을 것 같은 강한 예감' 같은 것들을 먹고 자라는 것인가 하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나는 갑작스레 여럿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었고, 스스로 생각해도 '치열한' 몇 주를 보냈습니다. 일단 저질러 버린 것들 때문입니다. 꽤 힘들었습니다. 여전히 그렇기도 하고요.

그래도, '치열함'을 저질러보니, 조금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저질러야 뭐든 남는다는 것입니다. 완벽한 준비 같은 것은 어쩌면 영영 내 손에 잡히지 않는 무지개 같은 것이었습니다. 실패라도 손에 쥐어야, 조금씩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다른 길이 보이겠구나 하는 것을 지금은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성공만이 나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입니다. 저지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마음이 싱싱해졌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잔뜩 저질러 둔 것들이 쉴 새 없이 올가미를 던져 대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버겁고, 힘에 부치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결국 어떻게든 흘러가더라는 겁니다. 나에게서 흘러간 것들을 흘려보낼 줄도 알게 되더라는 겁니다. 아직 눈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한참 남았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무뎌지는 것은 아닌가 했지만, 오히려 싱싱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스크래치는 마음을 싱싱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가 봅니다.

불과 한 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또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내가 동경하던 치열함처럼 내내 뜨겁고 맹렬할 수는 없겠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대신, 나는 쭉 싱싱한 마음으로, 크고 작게 뭐든간 저지르며 사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 또한 저질러보니 알게 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 추신

1. 이 편지를 처음 저질러버린 것 또한 벌써 다음 달이면 반 년이네요.

2. 내내 치열하게 사는 것은 아무래도 좀 힘든 것 같더라고요. 오늘 정말 간만에 잠시 걱정을 내려놓고 길을 걸었어요.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내려놓아야 할 때는, 정말 제대로 내려놓아야 하는 거였어요.


오늘 수진의 편지를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을
익명으로 전하고 싶다면?

수진에게 한마디

 

 

편지가 많이 늦었죠?

치열하게 산다는 것은
아무래도 나와 꼭 맞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껴요.

조금은 내려놓는 법을 배웠고요.
일상 밸런스를 찾기 위한 노력 중이에요.

 

한 주의 가장 힘든 요일이지만,
부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2년 5월 25일 수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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