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는 죽지 않았다, 언번들됐을 뿐
일본의 전통 목욕탕도 한국처럼 사라지는 중이다. 다른 것은 하나. 일본에서는 그 수요가 어디로 갔는지 추적이 끝났다는 것. 드라마 한 편에서 시작해 유행어 대상까지 간, 언번들링의 기록.
도쿄에서 사우나의 가격은 두 개다. 동네 대중탕에 붙은 사우나는 1,000엔이 안 된다. 몇 정거장 떨어진 개인실 사우나는 90분에 7,000엔을 받는다.¹ 같은 뜨거운 방이다. 가격은 열 배 차이가 난다.

2화 끝에서 남긴 질문 '사라진 손님들은 어디로 갔는가?' 의 답을, 일본은 이미 갖고 있다. 손님들은 목욕을 끊은 게 아니었다. 결제처를 옮겼다.
붐은 드라마에서 시작됐다
2019년 여름, 테레비도쿄 '드라마25' 시간대에 사우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사도(サ道)'가 방영을 시작했다. 반향이 커지자 그해 말 스페셜이 편성됐고, 2021년 7월 시즌2가 이어졌다.² 사우나에서 오는 쾌감 상태를 뜻하는 말 '토토노우(ととのう)'는 그해 신어·유행어대상 후보 30어에 올랐다.³ 유행이라는 사실을 국가 단위 행사가 공인한 셈이다.
수요가 움직인 흔적은 건물보다 SNS에 먼저 찍혔다. PR 기업 소셜와이어가 자사 트위터 집계 서비스로 센 결과, '개실 사우나'를 언급한 트윗은 2020년 1월 한 달 99건이었다. 2022년 5월에는 3,737건. 28개월 만에 38배다.⁴
증류되는 시장
그래서 지금 붐은 어떻게 됐는가. 일본사우나·온냉욕종합연구소가 성인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의 최신 결과는 묘하다. 가장 최근 1년 구간에서 라이트층은 3%, 미들층은 2% 줄었다. 그런데 월 4회 이상 다니는 헤비 유저는 66만 명, 35%가 늘었다.⁵

붐은 꺼진 게 아니다. 증류됐다. 구경꾼이 빠져나가고 진심인 손님만 남아 농도가 올라갔다. 그리고 증류된 수요는 단가를 견딘다. 90분 7,000엔이 성립하는 이유다.¹
죽는 그릇, 자라는 그릇
시설 통계를 보면 이 전환의 모양이 정확해진다.

죽는 것은 전통 그릇 하나뿐이다.⁷ 산업의 소멸이 아니라 형태의 교체. 1화에서 예고한 그 문장이,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그대로 적혀 있다. 요금 상한 규제를 받는 쪽만 줄고, 규제 밖의 그릇은 자리를 지켰다.
새 그릇의 사업자들은 장부가 다르다. 슈퍼센토 체인 고쿠라쿠유는 도쿄증권거래소 스탠더드 시장 상장사다. 2026년 3월기 연결매출 162억 4,600만 엔, 영업이익 12억 3,600만 엔.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고를 찍었다.⁸ ⁹ 2화에서 본 한국 목욕탕의 장부. 매출 반 토막, 폐업 비용 1억 와 같은 산업이라고 믿기 어려운 숫자다.
형태 실험은 더 과감하다. 시부야의 SAUNAS는 사우나실 9개에 미슐랭 셰프의 식당과 워크스페이스를 붙였다. Solo Sauna tune은 성우의 음성 가이드가 딸린 1인실로 누적 4만 6천 명을 받았고, 100인이 동시에 일하며 땀 흘리는 코워킹 사우나까지 나왔다.¹⁰ 옛 번들(목욕+사우나+휴게실)을 해체한 자리에서, 사우나+식사·사우나+일 같은 새 번들이 조립되고 있는 것이다. 언번들링의 끝은 해체가 아니라 재조립이다.
탕이 없는 사업자
이 전환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업자는 탕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사우나 검색 플랫폼 '사우나이키타이'는 2017년 사우나에서 만난 네 사람이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게재 시설은 1만 5,212곳이고,¹¹ 이용자들이 남긴 사우나 방문 기록은 2026년 5월 1,000만 건을 넘었다.¹²
산업이 언번들될 때 가장 마진 좋은 자리는 탕이 아니라 지도였다. 어디서 본 구조다. 숙박의 언번들링에서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호텔이 아니라 예약 플랫폼이었다.
그리고 붐은 한국에 착륙했다
키워드 분석 툴 블랙키위가 집계한 네이버 '사우나' 검색량은 2025년 9월 9만 3,800건에서 2026년 1월 16만 8,000건으로 79% 뛰었다. 검색한 사람의 44.5%가 2030세대다.¹³ 강남권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사우나와 아이스바스가 들어서고, 요금표는 1인실 60분 3만 원대에서 시작해 90분 5만 5천 원, 코스형은 7만 9천 원까지 올라간다.¹⁴
1화와 2화에서 본 그 산업. 서울에서만 30년 새 71%가 사라졌고, 원가의 절반이 불인 바로 위로, 같은 언번들링이 지금 착륙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이 전환에 돈은 누가 대는가.
다음 화 — EP 04 · Sauna Wars: 목욕탕에 벤처캐피탈이 들어왔다
한국에서 사라지는 그 업종에, 뉴욕에서는 3,500만 달러가 들어갔다. 글로벌 웰니스 시장 6.8조 달러 — 미국 매체가 'Sauna Wars'라 부르기 시작한 자본 경쟁의 지도.
숫자에 대하여
일본사우나실태조사는 조사 연도에 따라 층위별 증감 방향이 크게 뒤집힌다. 2024년 조사는 헤비층 −23.7%·라이트층 +33.5%를, 2026년 조사는 반대로 헤비 +35%·미들 −2%·라이트 −3%를 보고했다. 같은 기관이 같은 설계(성인 1만 명 인터넷 조사, 인구추계 웨이팅)로 한 조사인데도 방향이 어긋나므로, 본문의 수치는 가장 최근 1년 구간의 값으로만 읽어야 하고 장기 추세로 확대해 읽어서는 안 된다.
일본 공중욕장 수는 후생노동성 위생행정보고례 원통계 기준이다. ‘기타 공중욕장’은 원통계에 단일 항목으로 있지 않고 총수에서 일반공중욕장을 뺀 산출값이다. 최신 공표는 2024년도분이다.
'개실 사우나' 트윗 38배는 정부·공식 통계가 아니라 PR 기업 소셜와이어가 자사 SNS 집계 서비스로 센 값이다. 한국 검색량 수치도 공식 통계가 아니라 상용 키워드 분석 툴(블랙키위)이 추정한 네이버 검색 조회수다.
국내 프라이빗 사우나 요금은 시설과 상품이 각각 다르다. 60분 3만 원대는 솔로 사우나 레포(광명) 샤워형, 90분 5만 5천 원은 마이브리드 사우나(천안), 7만 9천 원은 식스유하우스(서울)의 코스 상품이다. 리캡에 쓴 서울 감소율(−71%)과 ‘원가의 절반’ 수치의 출처는 1화·2화 출처 목록에 있다.
출처
1. 머니포스트 — 일본 개실 사우나·대중탕 가격 구조
https://www.moneypost.jp/939775
2. 고단샤 「모닝」 공식 — 드라마 '사도(サ道)' 방영 이력
https://morning.kodansha.co.jp/news/5366.html
3. 자유국민사 — 「현대용어의 기초지식」선 신어·유행어대상 제38회(2021) 노미네이트
https://www.jiyu.co.jp/singo/index.php?eid=00038
4. 소셜와이어 — '개실 사우나' 트윗 38배 증가 조사 (2022.9.2, @클리핑 집계)
https://www.socialwire.net/pr/15212.html
5. 일본사우나·온냉욕종합연구소 — 일본사우나실태조사 2026
https://kyodonewsprwire.jp/release/202603065228
6. 일본사우나·온냉욕종합연구소 — 일본사우나실태조사 2024
https://kyodonewsprwire.jp/press/release/preview/202405170903/029ykd1k49h2
7. 후생노동성 위생행정보고례 — 공중욕장 수 연차별 (e-Stat, statInfId 000040359238)
https://www.e-stat.go.jp/stat-search/file-download?statInfId=000040359238&fileKind=1
8. 極楽湯ホールディングス — 회사개요·그룹 점포 현황
https://www.gokurakuyu-holdings.co.jp/corporate/profile.html
9. 極楽湯ホールディングス — 2026년 3월기 결산단신(연결), 2026.5.20
https://www.gokurakuyu-holdings.co.jp/ir/statement.html
10. 한국경제 — 도쿄 신형 사우나 3곳 르포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097897i
11. 사우나이키타이 공식 — 서비스 8주년 공지 (2025.11.24, 게재 시설 15,212곳)
https://sauna-ikitai.com/news/8th
12. 사우나이키타이 공식 — 사카츠 1,000만 건 돌파 (2026.5.22)
https://sauna-ikitai.com/sakatsu-10m
13. 한국경제 — 국내 사우나 검색량·연령 분포 (2026.2.25, 블랙키위 집계)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22542857
14. 얼루어 코리아 — 국내 프라이빗 사우나 요금
리서치·초고는 AI 보조로 제작하고 사람이 검수·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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