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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의 머무름과 고요의 깃듦

11월 5일 :: 그럴 수도 있는 생각 일기

2025.11.05 | 조회 4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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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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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어느 순간 아침저녁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습니다. 이렇게 해가 조금씩 짧아지다가 금세 시릴 만큼 추워지겠지요. 한 해를 채웠던 일들의 소란이 서서히 잦아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참, 유난히 소란했던 한 해였습니다. 아직 조금 더 달려야 하지만 곧, 바쁘게 흘러온 시간들을 잠시 멈춰 바라보며 나만의 고요를 가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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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저 하루를 살아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할 때도 많습니다. 차가워진 공기만큼 다정한 온기가 구독자님에게 머물기를 바랍니다.


 

안단테의 그럴 수도 있는 생각 일기

 

소란, 고요가 잠든 시간

 

아침을 여는 소리를 떠올려봅니다. 보편적으로는 알람을 맞추어 두지요? 아마 그 소리도 참 다양할 것 같습니다. 나와 나의 시간을 깨우는 작은 소란으로 우리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만 보자면 소란시끄럽고 어수선함이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 훨씬 폭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은유적이고 감각적으로요. 소란은 무엇인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지 내내 곱씹다가 고요하지 않은 모든 상태가 크고 작은 소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망라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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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사는 사람이라 일상은 늘 비슷하고 특별한 자극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가족과 저녁을 먹고 잠드는 것의 반복입니다. 그렇게 깨어 움직이는 시간 동안 만나는 상황들을 모두 소란이라고 불러보았습니다. 그리 가정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고요는 깨어있지 않은 시간이 되고, 이어 소란은 고요가 잠든 시간이 되더군요. 시끄럽고 어수선하다는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 대신 고요가 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소란 속에도 고요는 있고, 반대로 고요한 중에도 소란은 있습니다.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스치듯 교차하며, 어느 한쪽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로 공존하고 있다고 할까요? 고요가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세상이 살아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리듬이자, 삶이 이어지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소란. 우리의 모습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소란의 얼굴 또한 그렇게 다양할지 모르겠습니다.

 

일상의 표면, 보이는 소란

 

세상은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우리에게 자극을 줍니다. 학교, 회사, 관계, 그리고 일상의 모든 공간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형태의 소란을 마주합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나기도 하고, 말 한마디 없는 침묵 속에 숨어들기도 하지요. 이렇게 마주치는 소란들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 진동은 적지 않은 비율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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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하면 학교의 모습을 빼놓을 수 없지요. 인생의 흐름을 놓고 볼 때도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인데, 그 시기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있으니 소란과 가장 찰떡같은 사회 단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학교의 하루는 소란으로 시작해서 소란으로 끝나는, 소란 그 자체입니다.

 

복도에서 오가는 말소리, 책상이나 의자를 움직이는 소음, 여기저기로 움직이는 발걸음 소리나 선생님과 학생, 친구들 사이를 오가는 각자의 말들까지. 보이고 들리는 소란들은 누군가의 하루를 즐겁게하거나 감각을 깨우고, 또 다른 누군가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합니다그리고 그런 익숙한 흐름 속에서 마음은 늘 크고 작게 흔들립니다. 비교와 경쟁, 기대와 평가가 얽힌 교실의 공기는 잔잔할 리 없고 그 안에 있는 모두는 스스로를 조율하며 시간을 살아냅니다.

 

학교 다음으로 소란스러운 곳은 어쩌면 회사인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성인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지요. 서로 다른 목표와 속도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 묶여 있으니 이 또한 고요할 리가 없습니다.

 

회사의 풍경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는 당연하고, 회의실에서 오가는 말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서류를 정리하며 자리를 옮기고, 메신저의 알림 창은 쉴 새 없이 깜빡이지요. 종종 전화 통화를 하면서 높아진 목소리도 들리고, 프린터가 돌아가는 소리도 겹쳐집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이러한 소리와 움직임들이 모여 회사라는 곳의 공기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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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소란 뒤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소란이 있습니다. 이메일 한 줄에서 느끼는 어떤 뉘앙스나 회의 중 갑작스럽게 생기는 잠깐의 침묵, 마주한 사람의 눈빛과 표정에 섞인 미세한 온도차 같은 것들 말이지요. 겉으로는 잔잔한 듯하지만, 미묘한 소란이 오히려 마음의 결을 건드리고 오래 남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표정을 다듬고, 말을 고르고, ‘괜찮은 사람의 얼굴을 유지하려 애쓰기도 하지요.

 

가족이나 친구 같은 가까운 관계에서도 소란은 이어집니다. 익숙함 속에서도 크고 작은 부딪힘은 생기고 우리의 하루는 학교, 회사, 가족, 친구까지 모든 공간과 관계 속에서 무수히 많은 소란을 겪으며 흐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마주하는 모습들이 소란의 전부일까요? 눈앞의 자극과 관계에서 비롯된 소란이 있다면, 그것들을 받아들거나 흡수하는 과정 속에서 생겨나는 내면의 소란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진짜 소란은 세상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 마주하는 자극들을 감각하고 해석하는 나의 안쪽에서 자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안쪽, 보이지 않는 소란

 

보이는 소란이 일상의 표면이라면, 마음의 안쪽에는 또 다른 소란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외부의 자극이 지나간 뒤, 아주 조용히 시작되지요. 누구에게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나만 아는 소란입니다.

 

가끔은 아주 사소한 일이 마음을 멈추게 합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잠깐 스쳤던 표정, 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 버린 대화 같은 것들... 그 순간은 이미 끝났지만, 생각은 몇 번이고 되감기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들었던 말을 곱씹고, 했던 말을 후회하며, 지나간 소란을 재료 삼아 또 다른 소란을 빚어내지요. 혹은 하루 동안 내가 한 일의 크기와 의미를 끊임없이 저울질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멈춰 있는 듯하지만, 내면은 오히려 더 분주하게 움직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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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상황이나 사건이 없었는데도 마음이 일렁일 때도 있습니다. 괜스레 불안이 스며들거나, 문득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살아온 시간의 모든 흔적은 어딘가 남아, 어떤 날 어느 순간의 소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소란은 바깥의 자극보다 더 오래, 더 깊게 머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없애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그저 이해하고 지나가야 할 마음의 흐름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소란이 나를 흔들 때 그 흔들림을 억누르는 대신 천천히 마음속에서 소화시키는 일. 어쩌면 그것이 소란을 잠재우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 소란을 품은 채 잠시 숨을 고를 때, 비로소 고요는 그 틈으로 아주 조용히 스며듭니다.

 

고요, 소란이 잠든 시간

 

그렇게 마음이 소란을 품은 채 잠시 숨을 고를 때 고요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소란의 사라짐이라거나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적막은 아닙니다. 세상은 여전히 움직이고, 마음은 언제나 미세하게 흔들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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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시간 속에서도 고요는 존재하고, 고요한 순간에도 소란은 작게 살아 있습니다. 굳이 소란을 피하려 하거나, 고요만을 유지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이것들이 교차하는 삶의 한가운데에서 하루하루를 충분히 느끼며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지 않을까요?

 

어김없이 소란과 고요가 교차하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우리들을 응원합니다. 흔들리고 중심을 잡으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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