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마음건강 베이직

내가, 나를 믿어주는 법

8월 14일 :: 스무번째

2024.08.14 | 조회 7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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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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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의 오프먼트

나를 위한 일상 속 잠시 멈춤, 월간 마음건강 매거진

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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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친구인 오은 시인 덕분에 올해의 첫 콘서트를 개시했어요. 저는 경미한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영화관이나 콘서트장에 혼자 잘 못가거든요.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지요. 그런 저에게는 오은 시인 같이 저를 데리고 다녀주는 외향인들이 참 좋은 파트너가 돼요. 이번에 다녀온 곳은 싱어송라이터 생각의 여름공연이었지요. 저는 사실 잘 모르는 분이었어요. 그래서 앨범을 찾아 듣기 시작했는데, 좋은 노래가 많더라구요. 특히 슬픔이 없는 마을이라는 곡이 마음에 훅 들어왔어요. 제목도, 선율도, 가사도 모두 제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같아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공연 당일, 객석은 꽉 차지 않았어요. 음악이 참 좋은데, 코어 팬층도 탄탄하다고 들었는데... 어째서일까? 너무 더워서? 평일 저녁이라서?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상하게 제가 아티스트 눈치를 보게 되는 거예요. 무대에 올라서 객석을 바라보았을 때, 빈 구멍만 눈에 들어오진 않을까... 실망하지 않을까... 저도 강연으로 무대에 자주 오르는 사람이니까 더 그런 마음에 공감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렇게 콘서트의 첫 멘트를 시작하더군요.

 

“저는, 올해로 음악 한 지 15년째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물어보세요. 어떻게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었냐고요. 저는 항상 말합니다. 사실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고요. 그래서 반대로 오래 할 수 있었다고요.”

by. 생각의 여름(뮤지션)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이내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리고 생각했지요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면서 걸어가는 타입이구나. 이미 15년을 그렇게 걸어왔고, 하루하루의 순간이나 장면에 개의치 않은 채, 시간을 쌓아오며 살아온 사람이구나.’ 거기까지 생각이 닿고 나서, 저는 그의 팬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했어요. 앞으로도 큰 일이 없는 한 그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좋은 음악을 만들 것 같은 믿음이 생겼거든요

구독자님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믿어주나요?
구독자님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믿어주나요?

 구독자님은 어떠세요? 자기 자신을 얼마나 믿으며 살아가고 계신가요? 자기 확신도 재능이다, 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이게 조금 변질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보면 나는 잘된다, 나는 부자가 될 사람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있다.” 이런 말을 백 번, 천 번 매일 반복하라는 확언 자기 계발 유튜버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해선 안 돼요. 확신이라는 것은 믿음의 일종이고, 믿음에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내 안에서 내가 나를 믿어줄 수 있는 증거를 찾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는 거죠. 저는 어떠냐고요? 나는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면 10년은 하는 사람이라는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증거 하나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나니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불안이 사라졌어요. 주변에서 걱정 안되냐는 질문을 하면 이런 대답을 합니다.


걱정...? 딱히? 난 뭐든지 시작하면 일단 10년은 하는 사람이니까, 10년 정도면 뭐라도 되어있지 않을까? 8년째까지 잔잔바리 같다가도 9년째에 터질 수도 있는 거더라고. 그래서 미리 걱정 안해.

 

 월간 마음건강 매거진을 만들면서도, 오프먼트라는 회사를 만들면서도 저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 걱정은 너무 과도하게 초반에 열정을 불태우다가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는 거지요. 저는 너무 오버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10년은 꾸준히 하더라고요, 그래서 10년 뒤에는 제가 바라는 모습, 누구나 마음건강이라는 단어가 표지에 적힌 잡지를 숨기지 않고 전철에서, 도서관에서 읽고 있는 사회에 가까워 질 것이다.’ 라고 믿어요. 왜냐하면, 10년을 할 거니까요.

10년 전의 장재열과 동료들, 앞모습은 차마 공개하지 못했습니다.
10년 전의 장재열과 동료들, 앞모습은 차마 공개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믿음은 11년 전, 제가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이라는 NGO를 만들어 대표로 살아온 10년의 경험이 큰 토대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나랑 비슷한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나누고 싶어서 만든 작은 모임이었는데, 어느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청년을 상담한 NGO 중 하나가 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BTS와 나란히 청와대에 초대를 받기도 했었지요. TV에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화려해 보이는 순간보다 더 놀라운 경험은 내가 시작한 조그마한 활동이 사회를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다니?”를 눈으로 마주한 거였어요.

 정부의 정책 수립에 참여해서 2030대 청년들이 국가검진 때 더 자주 정신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청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심리상담을 5회기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함께 정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요즘도 아는 사람이 저 오늘부터 서울시에서 하는 무료 상담 5회기 받으러 가요라고 말하면, 그거 제가 만들었다고 자랑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뿌듯해요. ‘, 10년 뭘 하니까 정말 이렇게 나도, 세상도 바뀌네.’라는 걸 매 순간 직면하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죠, 모두가 10년 한다고 변하는 건 아니지 않냐, 니가 똑똑해서 또는 특히 운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냐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말합니다.

그런 말 마시고, 일단 10, 3650일을 해봐요. 진짜.” 

 나루토라는 닌자 만화에 보면, 록리라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요괴를 소환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회복시키기도 하는 등 마법에 가까운 재능을 가진 데 반해, 록리는 재능이 하나도 없어서 맨몸 격투만을 단련하는 이소룡 스타일의 캐릭터지요. 혼자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스승님은 이렇게 말하지요. “너는 성실함의 천재다.” 그리고 실제로 만화 중반부, 록리는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 누구도 해내지 못한 결정적 공헌을 하며 임무를 수행해 냅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느끼죠. 성실함 또한 재능이고 자신에겐 그 재능이 있다는 걸요. 여러분도 지금 자기 확인이 없고, 스스로를 믿지 못해 불안하다면, 뭐라도 더 해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을 몰아치고 있다면 한 번쯤 긴 호흡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10년 해보지, ~ 뭐라도 되것지~”

놀랍게도. 진짜. 무엇이 되어있을 겁니다. 진짜로요.


 

이번주의 추천

:: 생각의 여름 - 슬픔이 없는 마을, 용서

오늘의 선곡은 본문에서 이야기한 생각의 여름의 노래로 준비했어요. 슬픔이 없는 마을, 그리고 용서라는 두 곡이 이어집니다. 여름 내음 가득한 라이브 영상으로 준비했어요. 노래 가사처럼 사전에도, 티비에도 슬픔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 평온한 마을은 이 세상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슬픔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척, 의뭉스레 마음을 연습해 보면 어떨까요. 그 시간이 쌓이면 소소한 슬픔이나 아픔이 찾아와 지금 걷는 걸음이 느려지더라도, 포기는 하지 않는 작고 단단한 우리가 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바라는 모습이 되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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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답변

 

지난주 질문은 내가 월간 마음건강 에디터라면 어떤 코너를 기획하고 싶나요?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중에서 제가 실제로 반영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독자 아이디어 두 가지를 소개해 드려요. 특히 인터뷰 코너에 더욱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면 좋겠다라는 내용은 적극 반영해서, 일정 기간 이후 점차 멤버십 구성원 여러분 중에서 신청자를 받아 인터뷰에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평범하지만 특별한인터뷰로 우리만의 아티클이 되겠지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앨리스_제가 에디터라면 마음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자문자답 인터뷰를 통해 본인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레터를 보낼 것 같아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네하며 공감과 위로를 받지 않을까요? :) @콩군_소개되는 분들이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묵묵히 자기만의 자리를 일궈나가는 일반인들도 대상이 되면 좋겠어요. 유명인들은 sns상 노출이 많다보니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요. 요즘 살기 힘든게 sns로 시작되는 비교, 부러움, 그러다 결국 자존감 하락이지 않을까요. 일반인 인터뷰이는 물론 참여자가 오픈해줘야 가능하겠지만, 재열님처럼 겪어온 시간들을 가감없이 드러내어줄 때 한층 가깝게 느껴지고 공감의 깊이가 달라질 것 같아요.

 

이번 주 질문

 

이번 주 질문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구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다음 주 레터에서 소개합니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눠보세요.

10년 걸리더라도, 가능만 하다면 꼭 이루고픈 것이 있나요?

by. 장재열


 

대단하지 않은 모습이어도 좋습니다. 그저 여러분의 있는 그대로 바라는 꿈을 들려주세요. 다양한 여러분의 꿈을 저는 읽고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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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음건강 소식

 

오프먼트의 뉴스레터가 <오프레터>에서 <월간 마음건강>으로 버전업 됨에 따라, 다양한 소식을 들려드리는 코너를 만들게 되었어요. 새로운 소식이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들려드릴 생각이랍니다. 이번 한 달간은 새롭게 시작하는 새 코너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오늘은 96일 금요일, 가장 먼저 시작할 <집단지성 상담소>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받아 제가 직접 상담해 드리는, 이른바 상담가 장재열의 ‘본업 모먼트’를 담은 코너예요. 이름이 집단지성인 만큼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독자 여러분들이 사연자에게 따듯한 마음을 전할 수 있지요. 내가 상담을 받을 수도,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는 집단지성 상담소, 일단 사연참여는요. 상단의 '이번주 질문' 링크를 통해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9월 6일 금요일 상담코너의 첫 손님으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사연은 익명으로 공개되니 걱정없이 남겨주세요.

그리고 나는 타인에게 좋은 조언을 건네는 경험을 하고 싶다! 하시면 매주 상담 코너 마지막 부분에는 다음 달 사연을 미리 공개하고 구독자 에디터를 모집합니다. 여러분도 상담자가 되어, 사연자에게 따듯한 조언을 건넬 수 있어요. 선정되지 않은 사연은 모두 날아가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매달 1회 진행되는 줌 온라인 집단상담 웨비나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집단 상담 링크와 일정은 매달 <집단 지성 상담소> 레터를 통해 전달됩니다.

 나는 멤버십 가입자가 아닌데 어떡하냐고요? 모든 분께 참여의 문을 열어드리는 방법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때 장난식으로 타인의 고민에 농담을 던지거나, 공격적인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한 커뮤니티를 위해 허들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대신, 지금 멤버십에 가입하시면 얼리버드로 60일간 무료로 경험하실 수 있게 해 두었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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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의 off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레터는 매거진, 워크숍, 컨설팅을 통해 스스로 온전히 멈출 수 있는 마음의 자생력을 기르는 브랜드 offment의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에 소개된 다양한 가치를 다양한 매개체로 개발하고, 전달합니다.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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