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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이 아니라, 인내 하는 사람입니다.

5월 23일 :: 인터뷰_오프더모먼트

2025.05.23 | 조회 7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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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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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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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레이스에서 왠지 나만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것 같다는 생각. 누군가는 그 모래주머니가 속 썩이는 가족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콤플렉스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일 수도 있지요.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페널티가 많은 채 달리는 레이스일까?’라고 생각이 든다면, 오늘 이 분과의 대화가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될지도 모릅니다. 희소병을 안고도 따뜻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는 인스타 힐링툰 작가, 작은콩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오프더모먼트

< 작은콩 (힐링툰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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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이하 장) : 안녕하세요, 작은콩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작은콩 (이하 콩: 안녕하세요, 저는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서 힐링툰과 에세이를 공유하는 작은콩입니다. 20대 초반에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희소병을 진단받으면서 제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투병기를 중심으로 그렸고, 지금은 <설은 일기>라는 시리즈를 통해 병을 안고도 천천히, 꾸준히 살아가는 30대의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얼굴 공개를 원치 않아 마스크를 쓴 사진으로 인사드리는데, 양해 부탁드려요.

 

 : 작은콩이라는 필명이 정말 독특하고 귀엽네요. 어떻게 이 이름을 짓게 되셨는지, 그리고 캐릭터는 어떻게 디자인하셨나요?

콩 : 작은콩이라는 이름은 제가 지은 게 아니라 팬분이 붙여주신 거예요. 팬분들께 이름 공모를 했었는데요, 제가 그린 캐릭터를 보고 콩 같다라고 제안하셔서 시작됐죠. 저는 이 이름에 의미를 더했어요. 콩은 지금은 작지만, 잘 가꾸면 새싹이 되고 큰 나무로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스스로를 아끼며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캐릭터는 제 모습을 솔직하게 반영한 거예요. 태블릿으로 그리고, 선이 깔끔해질 때까지 지우고 다시 그리며 완성해요. 초반엔 더 삐뚤삐뚤하고 투박했는데, 지금은 조금 예뻐진 버전이에요.

 

 : 작가님의 만화에서 자신의 병을 병님이라는 보라색 캐릭터로 의인화하신 게 인상 깊었어요.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하게 되셨나요?

콩 : 처음 병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았어요. 12년 전, 제가 20대 초반에 진단받았을 때만 해도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나이 드신 분들에게 흔한 병으로 여겨졌어요. 또래에게 이해받기 어려웠고, 외로움이 컸죠. 그림은 그 외로움을 풀고 기록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냥 일기처럼 그렸는데, 독자들의 응원 덕분에 병을 미워만 하기보다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어요. 병님이라는 이름과 보라색은 그냥 즉흥적으로 정했지만, 병을 하나의 인격체로 만들어 넌 뭐가 문제야? 뭘 원해?”라고 대화하며 복잡한 감정을 정리했어요. 처음엔 화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병과 대화하는 느낌으로 그려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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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과의 관계를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감사한 마음이 드시나요?

 : 병 자체에 감사하다기보다는, 병이 저를 변화시킨 점에 고마움을 느껴요. 병은 제 한계를 보여줬고, 그걸 통해 스스로를 연민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웠어요. 저를 아픈 사람이 아니라 견뎌내는 사람으로 재정의할 수 있었죠. 병은 저를 아프게 하지만, 동시에 저의 일부예요. 완전히 미워할 수도, 완전히 좋아할 수도 없는 애증의 관계죠. 병 덕분에 제가 더 단단해지고, 삶을 다르게 바라보게 됐어요. 예를 들어, 병 때문에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많아졌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법을 배웠죠.

 

 : 작가님의 만화는 병을 겪지 않은 분들에게도 큰 공감을 얻고 있어요. 어떤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 정말 다양한 분들이 댓글과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작가님 덕분에 용기를 얻었어요라거나 내 모습을 이해하게 됐어요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병이나 아픔을 겪은 분들은 제 투병 이야기에 위로를 받고, 병이 없는 분들은 서툰 일기를 통해 30대라는 나이에 느끼는 불안이나 부족함에 공감한다고 해요. 특히 작가님의 존재에 감사해요 나의 삶에 작가님 만화는 휴식처나 다름없어요. 그 어떤 유명 작가보다 소중한 만화입니다라는 댓글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줘서 감사하죠.

 

 : 그럼요. 작가님은 우리에게 쓸모 있는 존재이지요. 주옥같은 표현들을 선물해주시는 것만으로도요(웃음) 저도 한 사람의 독자로서 인상적이었던 건, 작가님은 병을 겪고 이는 자신을 환자라는 단어로 단순히 정의하지 않고, “인내하는 사람으로 재해석하셨어요. 어떻게 이런 관점을 가지게 되셨나요?

 : “환자라는 단어는 영어로 “patient”인데, 이 단어엔 인내라는 뜻도 담겨 있어요. 저는 이 이중적 의미를 주제로 만화를 그렸어요. 환자는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 병을 안고도 계속 걸어가는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이 관점은 제 자신을 성찰하면서 나왔어요. 병을 겪으며 저를 약하다고만 보지 않고, 꾸준히 버텨내는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어요. 이런 정의를 통해 저 자신을 더 단단하게 바라볼 수 있었죠.

 

 : 대화를 하면서도 느끼지만, 확실히 작가님은 상당히 솔직하고 담백해요. 만화에서도, 글에서도 그게 묻어 나오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칼럼도 쓰고 계시잖아요. 디자인 전공이시니 왠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익숙하실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글도 그림 못지않게 깊은 울림이 있더라고요. 글을 평소에 많이 쓰는 편이었나요?

 : 글쓰기를 각 잡고 배운 적은 없지만, 틈틈이 무언갈 적어 내려가는 것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만화를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덧대게 되고 칼럼 연재까지 이어졌지요. 처음엔 짧고 어설픈 면도 있었지만, 만화로는 함축적으로 담기 어려운 생각을 표현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림보다는 덜 익숙하긴 해도 글로 전달해야 최적의 메시지인 것들도 있으니까요. 조금씩 만화에 한 줄, 한 줄 덧붙이며 시작하게 되었죠. 지금도 잘 쓴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솔직함과 진실함이 제 글의 핵심이라고 믿어요. 속마음을 다 드러내는 기분으로 쓰고,기교보다는 담백함을 추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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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 성향이셔서인지, 작가님은 성공 신화나 완치에 대한 이야기를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보시더라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 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믿어요. 지금도 치열하게 노력하며 살고 있죠. 하지만 한국 사회는 노력을 너무 단일한 형태로만 강조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성공 신화는 맨땅에 헤딩하며 모든 걸 걸어야 한다는 식이죠. 하지만 노력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수 있어요. 번아웃으로 무기력한 사람에게는 가만히 버티는 것도 큰 노력이고, 저처럼 몸이 아플 때는 숨 쉬는 것조차 노력일 때가 있어요. 이런 다양한 노력을 인정해야 해요. 저는 과거에 저를 깎아내리는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저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추구해요. 완치나 성공만이 행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죠.

 

 : 작가님은 지금도 그 노력을 통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데 집중하시는데, 사실 우리가 제일 많이 놓치는 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잖아요. 어떻게 하면 순간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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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누나의 프로필 이미지

    사랑이누나

    1
    7 months 전

    멤버십 구독자만 읽을 수 있어요

    ㄴ 답글
  • 도로시의 프로필 이미지

    도로시

    1
    7 months 전

    멤버십 구독자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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