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라레터 12호] 팔도비빔면과 코카콜라의 평행이론

여름, 비빔면의 계절이 다가왔어. 비빔면 하면 팔도비빔면이지. 근데 그거 알고 있어? 올해가 팔도비빔면의 40주년이래. 1984년 출시 이후 줄곧 비빔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팔도비빔면이 마케터의 입장에서 대단하게 느껴져.

문득 궁금해졌어. 식품업계에서 이보다 더 오래 왕좌의 자리를 유지한 브랜드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꾸준히 해당 카테고리에서 왕좌를 유지하고 있어.

팔도비빔면과 코카콜라는 어떻게 왕좌를 유지하고 있을까?

1️⃣ 튜닝의 끝은 순정

구독자도 알고 있지 않아?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것 말이야. 오랜 시간 우리의 입을 즐겁게 했던 식품 중 2 top을 데리고 왔어. 팔도비빔면과 코카콜라야. 이들은 '오리지널리티' 한 브랜드라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있어. 그렇지만 여기에도 숨은 노력이 숨겨져 있다고 해.

윤인균 마케팅팀 책임은 말했어. 팔도비빔면은 매년 맛 개선을 하고 있다고. 어르신들 입에선 '옛날 그 맛이네.'라는 반응이 나오도록 하면서도 새로운 에디션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해. 우리에게 익숙한 팔도비빔장 소스는 제품으로 출시될 정도로 인기이자 비빔면 "맛"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지.

코카콜라는 어떨까? 특유의 빨간 바탕에 흰 글씨는 우리의 침샘을 자극할 정도로 강렬하지. 브랜드를 알리던 시점에는 무료 시음 행사를 비롯해 2차 세계대전 때 군인들에게 지급했던 것이 이들의 유명세에 한몫을 했지. 이후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감성 마케팅을 적용했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이미지와 코카콜라를 즐기는 모습으로 광고를 하는 거야. 마치 일상에서 코카콜라가 함께 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느끼게 했지.

인식하고 있든 아니든 여전히 언제나 같은 상황에 같은 음식을 찾게 되는 것. 이걸 위해 브랜드들이 발 빠르게 노력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

2️⃣ 소비자와 쌍방통행 중

팔도비빔면과 코카콜라를 각 카테고리(비빔면과 콜라)의 근본으로 만든 건 바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맛”이야. 동시에, 이들은 트렌드와 바뀌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새로운 에디션을 출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먼저 팔도비빔면은 “한 개는 양이 부족하고 두 개는 많다”라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팔도비빔면 1.2’를 출시했어. 기존 제품의 중량을 20% 늘려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양을 제공하고자 노력한 결과야. 2019년에는 팔도비빔면 35주년을 기념하여 당시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야민정음’을 활용한 ‘괄도네넴띤’을 출시했어. 기존 제품보다 5배 매운 것이 특징이야. 이처럼 팔도비빔면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여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코카콜라는 최근 몇 년간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이어트 음료인 코카콜라 제로,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코카콜라가 그 대표적인 예시야. 최근에는 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K팝과 팬덤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한정판 제품으로 '코카-콜라 제로 한류(K-Wave, 상큼한 최애 맛)’를 출시했어. 박진영, 스트레이 키즈, ITZY(있지), NMIXX(엔믹스) 등과 함께 만든 음원과 뮤직비디오 ‘Like Magic’도 함께 공개되었다고! 

3️⃣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들

음식에게도 위기가 있어. 그게 언제일까? 바로 비수기가 있다는 거야. 계절을 탄다는 거지. 어떤 일들이 있었고 팔도비빔면과 코카콜라가 어떻게 극복했을까?

먼저 팔도비빔면은 여름에 먹는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겨울이 비수기였어.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계절별 에디션을 출시했어. 2018년부터 윈터 에디션을 출시하며 2021년에는 어묵 업계 1위 '삼진어묵'과 협업해 비빔면을 먹으면서 간편하게 어묵탕을 즐길 수 있게 했지.

2023년에는 메이플 시럽을 별첨한 가을 에디션을, 2024년에는 딸기스프를 별첨한 봄 에디션을 출시했어. 이처럼 2018년 출시된 겨울 에디션부터 최근 출시한 봄 에디션까지, 팔도비빔면의 한정판 계절 에디션은 6년 내내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어. 

코카콜라는 어땠냐고? 1930년대 겨울철 콜라 판매량이 급감하자 산타클로스를 내세웠어. 우리가 아는 빨간 옷에 희고 풍산한 수염을 가진 할아버지를 활용하여 홍보 캠페인을 진행한 거지. 약점이었던 겨울 매출을 극복하게 해주었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매년 코카콜라를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게 만들 포인트가 되게 했어.

코카콜라가 만들어 낸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빨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겨울과 연관 지어 진행한 아이디어는 기발했어. 작년 말에서 연초에 성수동에서 관련 팝업 스토어가 있던 것도 오랫동안 이미지를 굳혔던 덕에 생겨난 이벤트 아닐까?

4️⃣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한다

팔도비빔면과 코카콜라의 또 다른 평행이론은 이 둘 다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한다는 점이야.

대한민국 비빔면 시장에서 팔도비빔면은 부동의 1위 같은 존재야. 40년 동안 비빔면 시장을 지배하며 압도적인 점유율과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지. 근데 이런 팔도비빔면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어.

2021년 국민 MC 유재석을 내세우며 등장한 농심의 배홍동 비빔면이야. 팔도비빔면과 차별화된 배, 홍고추, 동치미로 맛을 낸 소스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트렌디한 마케팅 전략과 힙한 이미지로 MZ세대에게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어.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략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거지.

실제로 배홍동 비빔면은 출시 첫해 2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단숨에 비빔면 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섰어. 더불어 2022년 250억 원, 2023년 330억 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 두 라이벌이 어떤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비빔면 시장을 키워나갈지 기대돼.

코카콜라의 라이벌은 누구나 다 알듯이 바로 펩시콜라야. 전 세계 탄산음료 시장을 양분하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100년 넘게 끊임없는 경쟁을 펼쳐왔어. 1886년 탄생한 코카콜라는 압도적인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하며 콜라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반면 1893년 출시된 펩시콜라는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으며 코카콜라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어. 코카콜라와 차별화된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 힙스터 문화, 유명 뮤지션과의 협업, 챌린지 마케팅 등 MZ세대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공략하고 있거든.

이들은 음식은 맛이라는 기본 아래에 꾸준한 소통과 아이디어의 힘으로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다가가고 있어. 여기에 라이벌이라는 환경이 공격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했겠지? 매년 10%씩 성장하며 비빔면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어**. 그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지. 이제 40주년을 맞이한 팔도비빔면이 앞으로 50주년, 100주년에도 코카콜라와 같이 업계의 왕좌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해.

*농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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