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호. 당신이 몰랐던 요기: 릭 루빈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마디입니다. 어느덧 내일이면 드디어 긴 가을 연휴의 시작이네요.

올 가을 여행지 아직 못정하셨다면, 상하이 웰니스 트립에 남자분 1자리, 여자분 1자리씩 잔여석이 남아있으니 고려해보세요.

프론투라인의 상-하의 협찬이 함께합니다 ☺️

이번 주 레터는 오랜만에 <당신이 몰랐던 요기> 입니다. 그간 스티브 잡스, 마릴린 먼로 이야기를 다뤘었는데요.

이번엔 뮤지션이예요. 아델, 제이지, 켄드릭 라마, 칸예 웨스트, 메탈리카 -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가수들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사람이죠.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작가이자 요가 수행자이기도 하고요.

꼭 창조적인 업에 몸담고 있지 않더라도, 나답게 살고 싶은 누구나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릭 루빈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 오늘 레터 하단에는 추석에 여는 요가원 리스트가 포함되어 있어요.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연휴에도 건강한 움직임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 릭 루빈, 누구세요?

1963년생 릭 루빈 Rick Rubin 은 현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듀서입니다.

프로듀서로써 그래미에서만 19번의 노미네이트, 9번의 수상을 누렸죠. 그가 손 댄 음악들은 장르와 시대를 초월해 사랑 받았고요.

빈지노는 심지어 이 프로듀서의 이름을 따 아들 이름을 '루빈'이라 지을 정도로 그를 존경한다고 밝혔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악기를 연주할 줄도 모르고,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여러 기계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말한다는 겁니다.

기술적인 능력보다는 음악 속 침묵을 듣고, 아티스트의 진실한 목소리를 듣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통찰력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는데요.

술도 마약도 입에 댄 적 없고, 오직 아침 산책과 명상만을 즐긴다는 - 거치디 거친 미국 음악계에서 구루처럼 흰 수염을 기르는 남자.

스스로 프로듀서가 아닌 리듀서(reducer)라 소개하는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려 드릴게요.

Rick Rubin

👂 가장 영적인 프로듀서

1977년, 14살 릭 루빈은 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소아과 의사는 그 통증이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초월명상을 배울 것을 권했다고 해요. 그 유명한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도 수련한다고 하니 밑져야 본전이지 뭐! 당시 비틀즈의 열혈팬이었던 청소년 루빈은 그렇게 명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대학 진학 전까지 매일 아침 20분, 저녁 20분 침대에 앉은 채로 이 초월명상을 수련했다고 해요.

초월명상 (Transcendental Meditation)

요기 마하리시 마헤쉬가 1950년대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명상법. 하루 두 차례 15~20분간 조용한 장소에서 자신만의 만트라를 반복하며 수행하는 명상법이다. 의식을 마음의 가장 가라앉은 상태로 이끌어 주는 방법으로, 모든 한정된 것을 초월하여 모든 가능성의 영역에 도달하게 한다고 믿어진다. 초월명상은 여러 연구를 통해 능동적인 사고를 하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평화로운 자각 상태로 이끌어 뇌가 더 나은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돕고, 개인적인 만트라를 통해 신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혀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꿈의 잔상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어요. 다시 '나'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조금 길을 잃은 것처럼요. 20분간의 초월명상은 제게 중심을 잡고 그라운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능하면 저녁 식사 전에 한 번 더 명상을 해요. 그러면 저녁이 바쁜 하루의 연속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새로운 시작이 되죠.
롤링스톤 2014년 릭 루빈 인터뷰

뉴욕대를 다니며 음반사 데프잼 레코딩스를 창업한 릭은 어린 시절부터 계속했던 명상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음을 깨닫고, 잠시 멈췄던 명상 수련을 다시 재개합니다.

명상은 그의 일, 프로듀싱을 더 잘할 수 있게끔 도와줬을 뿐만 아니라 그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었어요.

업계엔 사람도 많고 말도 많았지만, 그 누구도 릭처럼 집중해 아티스트들의 영혼을 꿰뚫을만큼 '경청'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힙합, 알앤비, 락 장르를 넘나들며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방 안에서 명상하며 현존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면서 순수한 음악을 방해하는 '헛소리'를 제거할 수 있었다고 말해요.

필요 없는 것들은 제거하고 본질만 남기는 거죠.

아티스트들은 종종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꿈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해요. 자신의 작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도 하고, 팬들을 자주 마주치다보니 자존심이 무척이나 부풀려진 경우도 많죠.

그렇지만 정말로 진심을 다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법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정확히 나고, 이것이 내 꿈이다"라고 말하는 걸 목격할 수 있어요.
릭 루빈

😇 창조성은 더 큰 존재에서 온다

릭은 여러 인터뷰에서 창조성을 개인의 능력이라기보다, 우리보다 더 큰 흐름에 자신을 내어주는 행위라 설명합니다.

아이디어가 예술가의 것이 아니라, 우주가 흘려보내는 파동을 예술가가 안테나처럼 잡아내는 것 뿐이라고요.

이는 요가에서 말하는 궁극적 경지 사마디 Samādhi, 그리고 우리보다 더 크고 심오한 존재에게 헌신하고 내맡기는 이스와라 프라니다나 Īśvarapraṇidhāna 개념과 맞닿아있죠.

작업실에서 명상하는 릭 루빈

그래서 그는 의도적으로 ‘모르는 상태’를 유지하려 애쓴다고 해요. 선입견이나 두려움, “안 될 거야”라는 생각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예기치 않은 영감이 들어오니까요.

릭이 그렇게 음반을 많이 만들고도, 인터뷰에서 "나는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집필에 8년이 걸렸다는 그의 책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일부 발췌

✔️ 예술이 삶이자 건강이다

또, 릭은 예술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기 자신의 진정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삶을 살면, 즉 자신만의 예술을 하지 못한다면 그 공허함을 설탕, 술 등으로 채우게 되기에 예술이 건강과도 직결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예술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 외부의 평가나 결과보다 자기 진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건 보너스인 셈이고요.

그의 작업을 가이드하는 질문은 언제나 이 두 가지. “내가 이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이것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누군가 좋아할 만한 것을 계산하거나, 대중이 원하는 결과를 먼저 떠올리는 순간, 그 진정성이 희석된다고요. 릭은 우리가 직업이나 관계, 일상의 선택에서조차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삶이 나를 기쁘게 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바꿀 수 있고, 바꿔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불행하고 건강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될테니까요.

창조성을 끌어올리는 그의 루틴을 소개하며, 이번 주 레터는 이만 줄일게요. 오늘 레터가 좋았다면 피드백을 남겨주시고, 예술적인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

"이 책에서 사실로 증명된 것은 하나도 없다. 전부 내가 알아차리고 사색한 것들뿐" 이라고 말하는 릭 루빈

☀️ 창조성을 위한 릭의 루틴

1. 아침 명상 :

창조성을 위해서는 고요함을 불러일으키고 주변 환경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안에 뿌리를 내리고, 주변 소음이 아닌 사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쉽게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이내에 집 앞 해변을 맨발로 산책하며 햇볕을 쬐고 눈을 감고 명상합니다. 이 때 선글라스는 끼지 않아요. 눈으로 햇빛을 받아들이는 것이 두뇌를 활성화시키고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데 매우 중요하거든요.

말리부 해변에 살며 바다에서의 시간을 자주 즐긴다는 릭

2. 비행기 명상 : 여행을 떠나는 길이라면 비행기 안에서 명상해보세요. 한 번은 뉴욕-LA를 오가는 비행 내내 명상한 적도 있어요. 기내는 내가 누구인지, 어딘지, 시간의 흐름을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는 곳이라 명상을 오래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소랍니다.

3. 일기 쓰듯 창작하기 : 세상을 바꿀,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엄청나게 많이 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창작하지 마세요. 그저 자기 자신을 위해 만들어보세요.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에 끄적여보세요. 일기장엔 아무런 잔소리도, 장애물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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