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호. 명상, 어떻게 하는 건가요

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마디입니다.

개인적인 공부와 상하이 웰니스트립을 마치고 한 달만에 돌아왔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요가레터는 다시 성실하게 메일함으로 찾아올게요 💌

상해에서 구독자분들과 함께 수련하게 될 줄이야, 특별한 추억이 생겼어요 🌼

성큼 다가온 11월, 이번 달엔 명상 얘기를 나누려 합니다.

구독자님은 이미 요가가 단순히 동작만이 전부가 아님을 아실 텐데요.

파탄잘리는 요가에서 바로 앉아(아사나), 숨을 다스리고(프라나야마), 감각을 안으로 돌리고(프라티야하라), 집중(다라나)이 깊어지면 그 다음에야 비로소 명상(디야나)이 시작된다고 하지요.

그런데 아사나를 열심히 수련한다고 해서 꼭 명상도 잘 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명상을 수련해야할까요? 유튜브나 앱의 가이드 명상을 듣는 게 간편하긴 하지만 '이게 최선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지도자과정 또는 학위과정을 듣자니 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여 요가레터 두 편으로 나눠 명상을 배우는 방법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번 호에서는 인도의 스와미 비베카난다가 쓴 <Meditation and its methods> 라는 책을 바탕으로 요가에서의 명상이 무엇인지 알아볼게요. 그리고 다음 호에서는 현대 명상의 다양한 갈래와 명상을 배울 수 있는 실질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한데 모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Image Ⓒ Samadhi Collective

이번 레터는 책의 주요 내용을 비베카난다 선생님과의 1:1 인터뷰 형식으로 간추려 정리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1860년대 영국령 인도 수도 캘거타에서 태어난 비베카난다라고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종교와 영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예술을 전공했지만 인도 고전문헌과 서양철학도 깊이 있게 공부했지요.

18살이 되던 해 저의 스승님 라마크리슈나를 만나 제자가 되었고,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고 나서는 약 6년간 승려로 인도 전역을 방랑했습니다. 물항아리와 지팡이, 좋아하는 책 2권만 짊어진 채로 인도 곳곳에서 수련했어요.

미국 활동 시절의 스와미 비베카난다 (1894-1900)

그러다 제 이름이 세계에 알려진 계기는 1893년 시카고 세계종교회의에서의 연설이었습니다. 이후 서구에서 강연을 하며 서양인들이 요가와 베단타를 조금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라자 요가> 등의 책을 썼지요.

저는 모든 인간이 본질적으로 축복받은 영혼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종교의 목표 역시 교리, 의식, 형식을 떠나 이러한 개개인 내면의 신성을 드러내는 일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책 <Meditation & its Methods> 는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나와있어요

Q. 다양한 종교에 명상과 비슷한 전통이 있는데요. '요가'에서 보는 명상이란 무엇인가요?

A. 요가에서의 명상은 저항하는 힘입니다. 우리 삶을 둘러싼 감각적 유혹, 슬픔이나 고통에 굴복하지 않고 자유를 획득하게 하는 힘이지요.

명상에서의 핵심 원칙은 마음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명상 상태로 가는 수많은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인 원칙은 우리의 시끄러운 마음을 붙잡는 것입니다.

신은 이미 우리 안에 있지만, 우리 마음이 감각을 쫓아 끊임없이 동요하고 방황하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지 못할 뿐입니다. 명상은 이러한 마음의 동요를 멈추게 합니다.

Q. 마음은 어떤 존재인가요?

A. 마음, 또는 의식을 호수에 빗대어 이해하면 쉽습니다. 호수는 치타(Chitta, 마음)이며, 파동은 브리띠(Vrittis, 동요)인거죠.

우리의 진정한 자아가 그 호수의 바닥에 있다고 가정하면, 물이 맑고 파도가 없을 때만 그 바닥을 투명히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돌이 퐁-! 하고 호수 위로 떨어지면 우리 마음엔 어김없이 파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마음에는 세 가지 상태가 있어요. 타마스(어둠), 라자스(활동), 그리고 사트바(평온)입니다. 타마스와 라자스로 인해 마음은 욕망과 질투, 교만으로 더욱 불안정해지곤 합니다.

이렇게 우리 마음에는 하루에도 수만번 잔물결이 치고가기에, 명상의 효과는 하루나 몇 년 만에 보기 어렵고, 의식적이고 자발적으로 꾸준히 노력할 때 얻어질 수 있습니다.

Q. 명상은 어디서 이뤄지나요, 몸 안인가요 몸 밖인가요? 우리 마음은 몸 안에 아니면 몸 밖에 있어야 할까요?

A. 우리는 몸 안에서 명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마음이 여기 있든 저기 있든, 정신적인 차원에 도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우리의 첫 싸움은 몸과의 싸움인 것을 잊지 마세요.

자세가 완벽하게 안정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과의 싸움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사나(자세)를 정복하면, 팔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원하는 만큼 앉아 있을 수 있지요.

Q. 명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요?

A. 가능하다면 여러분의 집에 명상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하면 좋습니다. 소음이 적은 곳을 고르세요.

몸과 마음이 깨끗이 한 후에 그 방에 들어가세요. 그 곳에서 잠은 자지 않습니다. 꽃을 두고 아침저녁으로 향을 피우며 그 방에서는 좋은 생각만 하고 나쁜 생각은 삼가세요.

그러다보면 방 안에 자연스레 성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그 방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평온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Q. 명상하기 좋은 시간을 알려주세요.

A. 명상에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과 저녁 무렵, 하루 두 번 수련하는 것입니다.

밤이 낮으로, 낮이 밤으로 넘어가는 시점은 상대적으로 고요해지며 이 때 우리 몸도 함께 차분해지기 때문입니다. 수련 전에는 식사를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신성한 시간대를 다룬 63호 레터를 함께 읽어보세요]

Q. 명상에도 단계가 있나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A. 명상을 시작하기 전, 먼저 모든 존재가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기도하세요. 그리고 나서 내 마음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마음이 미친 원숭이마냥 날뛰어도 잠시 내버려 두고, 당신은 그저 구경꾼으로 관찰하며 기다립니다. 그렇게 매일 가만히 앉아 지켜보다 보면, 그 변덕이 차츰 줄어들고 차분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명상에는 크게 세 단계가 있습니다.

다라나 (Dharana, 집중):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고 다른 모든 대상을 배제하려고 시도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이때 마음은 흔들립니다.
디야나 (Dhyana, 명상): 집중력이 강해져서 마음이 덜 흔들리게 되는 안정된 상태입니다.
삼매 (Samadhi, 몰입): 명상의 가장 높은 상태로, 대상과 자신 사이의 구별이 사라지고 마음과 대상이 동일해집니다. 모든 감각이 멈추고, 마음이 대상을 완전히 지배하게 되는 상태입니다.

Q. 다라나에서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라고 하셨는데, 예를 들면요?

A.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시각적인 어떤 대상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연꽃 명상이 있겠네요. 여러분의 머리 위에 두둥실 피어난 연꽃을 상상합니다. 요기의 힘을 상징하는 여덟 꽃잎을 상상하고, 그 연꽃 안에 Om 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능하지만 만질 수 없는 존재를 떠올려보세요.

Q. 제가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이것은 아주 답하기 쉬운 질문입니다.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쾌활해집니다.

진정한 요기에겐 모든 것이 축복이며, 그가 보는 모든 사람의 얼굴은 그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게되니까요.

Q. 명상, 또는 요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궁극적인 목표는 당신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깨닫고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가 배워야 할 유일한 종교는 그 무엇도 아닌, 바로 두려움 없음 (fearlessness) 입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강하다고 여기세요. 삶이라는 바다를 건널 수 있는 최고의 도구는 강하고 건강한 당신입니다. 유약한 사람은 결코 이러한 자유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끈기와 의지를 갖고, 증오 대신 사랑을 선택하고, 내가 내 몸이나, 내 마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가 보는 모든 것 안에서 신을 볼 수 있다는 자신감, 믿음, 희망을 가지십시오!

명상은 바보도 현자로 만들 수 있지만 불행히도 바보는 결코 명상을 하지 않습니다.
스와미 비베카난다

📝 오늘 비베카난다 선생님과의 가상 인터뷰, 어떻게 읽으셨나요?

이번 호를 작성하면서 150년도 전에 쓰여진 텍스트의 강력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시카고 종교회의에서 했다는 스와미 비베카난다의 명연설 역시 음성으로 남아있는데요, 그의 지성과 지혜가 생생히 느껴지는 영상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유튜브에서 들어보시길 바래요!

🕊️ 구독자님, 혹시 명상 워크숍/프로그램/지도자과정 들으셨나요? 들으셨던 과정을 추천하시나요? 후기를 나눠주신다면 생생한 다음 호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해 나누고 싶은 정보나 팁이 있으신 분은 인스타그램 DM(@madiesnote)이나 아래 피드백 란을 통해 자유롭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레터도 끝까지 읽어주신 구독자님 감사합니다.

🍂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2주 뒤에 만나요.

바람빼기 자세 / Apanasana / Knee-to-Chest

🔻 Apana 아래로 향하는 에너지 + Asana 자세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에너지를 뜻하는 ‘아파나(Āpāna)’의 흐름을 원활히 해 주어, 몸 안의 무거운 기운을 내려주고 마음까지 안정시키는 자세, 아파나사나는 하복부와 내장의 긴장을 푸는데 좋은 자세예요.
등을 대고 누워 두 손으로 정강이나 무릎을 감싸 안고, 허리는 바닥에 부드럽게 밀착시켜 보세요. 사진처럼 목을 가져가도 좋지만 불편하다면 바닥에 편안하게 내려놓고 호흡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침대에서 짧게 해줘도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