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ndiamo un caffè

"생활밀착형 에세이 매거진" 쭘마인밀란 다섯 번째 이야기

2021.12.02 | 조회 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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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umma in Milan

밀라노에 입성한 한국 아줌마의 유쾌한 생활밀착형 밀라노 이야기

vol.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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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방글라데시와 인도, 여름의 나라에서 살았던 쭘마 가족들은 밀라노의 겨울이 너무나 춥다. 한국의 기온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일러 시스템은 많이 다르다. 한 나라에 적응을 했다고 말하려면 그 나라의 사계절을 지내봐야 한다는 말은 진리의 말인 것 같다. 

사람은 자고로 의식주, 이 세가지 기본 욕구가 충족될 때 지적인 사고가 발현된다. 아직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금은 외로운 밀라노에서의 첫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좀 더 지적인 욕구에 집중하기 위해 월동준비를 해보았다. 

의 : 한여름에 인도를 떠날 때, 겨울 옷은 꽁꽁 싸서 컨테이너로 보냈다. 모든 살림과 옷은 몇 달 전에 한국에 도착해 친정집 창고에 쌓여있다. 짐을 다시 밀라노로 보내야 하는데, 비자가 없는 관계로 보내지 못했고, 먼지만 수북히 쌓여가고 있다. 즉, 모든 겨울 옷을 밀라노에서 사야 한다는 말! 

주위의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두터운 잠바를 사고, 니트를 샀다. 그래도 찬바람이 옷을 뚫고 들어왔다. 고민하다 유니클로에 가서 히트텍 상하의를 샀다. 지금까지 내복을 거의 입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과연 입을까 싶지만....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털 장갑과 털 모자를 샀다. 아침마다 모든 겨울 아이템을 장착하느라 분주하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겨울은 분주하다. 

식 : 몸에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목 통증이다. 이때 백혈구가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열이 날 수도 있고, 이때 생긴 가래 때문에 기침이 날 수도 있다. 목에 가래가 생기고 이물감이 있다면 백혈구가 열심히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열이 난다면 병원에 바로 가서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게 좋다.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 없이 가래가 지속된다면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셔서 가래를 묽게 만들어주는 게 좋다. 

찬바람이 불어오면서부터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목이 아프다. 다행히도 열은 나지 않지만, 목에 가래가 생겨 걸걸 하다. 한국에서 비상 약품을 잔뜩 챙겨왔지만, 아뿔싸.... 종합 감기약을 빼먹었다. 이젠 어떡하지? 

[홈메이드 레몬생강차 만들기]

  • 마트에서 생강과 레몬, 설탕을 산다. 
  • 생강 껍질을 제거하고, 레몬 껍질을 소금을 잘 씻는다. 
  • 생강과 레몬을 아주 얇게 썰어 따로 담는다. 
  • 유리병 2개 준비한다. 
  • 생강과 설탕을 1:1, 레몬과 설탕을 1:1 담는다. 
  • 2시간 후, 잘 저려진 생강과 레몬을 뜨거운 물에 넣는다. 
  • 맛있게 마신다. 

종합 감기약 대신 직접 만든 레몬생강차를 아침, 저녁으로 마시며 가족들의 건강을 지킨다. 

주 : 아직 집을 구하지 못했다. 비자가 있어야 집을 구할 수 있는데, 아직 비자를 받지 못했다. 임시숙소에서 대충 지내지만, 약간의 불편함이 익숙해졌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서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변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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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연일 시끄럽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는 이미 유럽으로 넘어왔다. 이탈리아에서도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런 폭풍 전야 같은 상황에서, 밀라노 현지 모습은 과연 어떨까?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접종율이 높은 편이다. 코로나 초기, 이탈리아는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나라 중 하나이다. 그렇다보니 국민들도 좀 더 조심하는 것 같다. 

높은 접종율과 함께 위드 코로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지는 고공행진 중이다. 12월 1일자 뉴스에 의하면 하루 확진자 15,085명, 사망자 103명이 집계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실내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하지만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은 자율적이다. 두 달 전, 밀라노에 처음 왔을 때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실내 뿐만아니라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 같다. 

식당을 이용하거나 다른 도시에 가기 위해서는 "코로나 그린패스"가 필요하다. 그린패스 영역을 대중교통에도 적용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대중교통 이용시 티켓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 무임승차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백신을 맞았을 경우, 현지에서 그린패스를 신청해 바코드를 받을 수 있다. 남편은 이미 그린패스를 발급받았지만, 나는 아직 진행중이라서 한국에서 발급해온 "영문 접종확인서"를 구비해 다닌다. 지난 주말, 한인식당에 갔을 때는 한국에서 발급받은 COOV를 보여주고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한인식당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그린패스를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고,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되면 그린패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역이용하여 "코로나 파티"를 하는 정신나간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밀라노 현지의 모습은 여전히 평화롭다. 아침이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쇼핑을 하고, 저녁이면 식당에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반짝이는 전등을 밝히고, 트리를 장식한다. 낙천적인 이탈리아 사람들은 새로운 코로나 이슈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 하다. 

인도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학교가 문을 닫고, 도시가 럭 다운이 되었을 때도 그곳에 있었다. 뉴스에 연일 나쁜 소식이 넘쳤을 때도 우리는 차분하게 일상을 살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뉴스에서 나오는 소식도 모두 진실이지만, 마스크를 꼭 쓰고, 손을 잘 씻고, 매번 집밥을 해먹으로 일상을 살아간다. 그건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이 나와 같지 않을까?

코로나는 이미 우리와 너무 가까워졌고, 여전히 많이 멀기도 하다. 코로나를 무시하면 절대 안되지만 그렇다고 두려움에 떨며 방구석에 쳐박혀 살 수도 없다. 

어차피 코로나와 공존하며 살아야 한다면, 가장 기본을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리고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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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느 sns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김치나 라면, 치킨이 아닌 바로 커피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걸 읽고 있던 시간,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른 아침,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가다 보면 카페에서 바람을 타고 코끝으로 달려드는 커피 향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하지만 커피의 유혹보다 학교에 지각하지 않는 게 우선이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부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부럽다. 

사실 커피의 유래는 에티오피아와 예멘이다. 특히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동굴에서 수행을 하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기력이 다해가고 있었는데, 커피 열매를 따 먹은 후 기력을 회복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커피를 몸속에 넣고 죽는 자는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팽배해져서 무슬림이라면 모두 마셔야 하는 '이슬람의 음료'처럼 되었다고 한다. (출처 : 커피인문학)

커피의 시작은 이탈리아와 매우 멀지만, 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문을 열었다고 한다. 1933년에는 레나토 비알레티(Renato Bialett)가 가정에서도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도록 모카포트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모든 가정에서 사용하는 국민 모카포트가 되었다. 나 역시 잠시 지내고 있는 숙소에 모카포트가 구비 되어 있어서 아침마다 모카포트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탈리아에서 말하는 커피는 바로 에스프레소이다. 아주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천천히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 혼자 조급해지곤 한다. 

이탈리아 나폴리에는 "카페 소스페소 (caffe sospeso)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말로 하면 '보류된 커피'라고 한다. 선불 개념이 없는 이곳에서 우르르 몰려가 커피를 마시다 인원 수보다 더 많은 커피 값을 계산하게 되는데, 이렇게 커피 값이 남게 되면 다음 손님에게 넘겨주는 문화라고 한다. 그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기분이 좋을 때 커피 하나를 더 계산해서 누군지 모를 다음 사람에게 커피를 대접한다고 한다. 그러면 웨이터가 '카페 소스페소 하나'라고 써 붙이고, 다음에 들어오는 행운의 손님은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출처 : 이탈리아의 사생활)

"Prendiamo un caffè?" "커피 한잔 할까요?"

언젠가는 이탈리아 친구와 함께 야외 카페에 앉아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이탈리아 말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언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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