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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토큰이 곧 제품이다, 알리바바 Token Hub

중국에서 시작된 AI 연구의 이상(理想)과 비즈니스의 현실이 충돌할 때

2026.04.13 |
from.
Kwangseob

들어가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지난 3월 3일 새벽, 중국 AI 커뮤니티는 짧은 영어 메시지 하나로 술렁였어요.

"me stepping down. bye my beloved qwen."

알리바바 Qwen[1]​ 모델 총괄 린쥔양(林俊旸)이 소셜 미디어에 남긴 이별 인사였어요. 그는 알리바바 역사상 최연소 P10[2]​ 임원이자, 사실상 Qwen을 세계가 주목하는 오픈소스 AI 생태계로 키운 핵심 인물이었어요. 그가 작별을 고한 지 불과 13일 후, 알리바바는 Alibaba Token Hub(ATH)라는 신규 사업부 설립을 공식 발표했어요.

조직 개편으로 읽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의미심장해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ATH가 단순한 조직도 변경이 아니라 알리바바의 AI 수익화 전략 선언임을 짚어보고, 그 배경에 있는 구조적 긴장을 함께 살펴볼게요.

Alibaba Token Hub, 정확히 무엇인가

ATH는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알리바바의 AI 관련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사업부예요. 오늘(2026년 3월 16일) 공식 출범했으며, CEO 에디 우(Eddie Wu)가 직접 수장을 맡아요. 편입된 조직을 보면 그 규모가 가늠돼요.

  • 통이(Tongyi) 연구소: 알리바바의 기초모델[3]​ 연구 조직
  • MaaS(Model-as-a-Service) 사업부: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 서비스
  • Qwen 사업부: 소비자용 Qwen 앱 및 오픈소스 모델
  • 우콩(Wukong) 사업부: 이미지·멀티모달 AI 브랜드
  • AI 혁신 사업부: 신규 AI 제품 인큐베이팅 조직

여기에 기업용 협업 플랫폼 딩톡(DingTalk)과 스마트 안경 등을 포함한 디바이스 브랜드 쿼크(Quark)도 ATH 산하로 편입됐어요. 연구-제품-디자인-영업이 하나의 지휘 체계 아래 묶인 셈이에요.

에디 우 CEO는 직원 메모에서 ATH의 설립 원칙을 이렇게 정의했어요.

"ATH는 하나의 조직 원칙을 중심으로 구축됐습니다. 토큰을 만들고(create tokens), 토큰을 제공하며(deliver tokens), 토큰을 활용한다(apply tokens)."

이 짧은 세 문장이 오늘 뉴스레터 전체의 핵심이에요.

'토큰'이라는 이름의 전략적 선언

사업부 이름에 "토큰"[4]​을 박아넣은 건 우연이 아니에요. AI 서비스에서 토큰은 과금의 기본 단위예요. OpenAI, Anthropic, Google이 AI 서비스 요금을 책정할 때 쓰는 척도가 바로 '토큰당 가격'이에요.

알리바바가 신규 사업부 이름을 "Token Hub"로 지은 건 외부를 향한 명시적 메시지예요. "우리는 이제 AI 연구 조직이 아니라 토큰을 파는 비즈니스다." 이 선언이 흥미로운 이유는, 중국 AI 시장이 지금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DeepSeek이 불붙인 가격 전쟁 이후, 알리바바는 Qwen API 가격을 백만 토큰당 1.1달러에서 0.07달러로 93% 인하했어요. 중국 AI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토큰 가격을 '제로(0)'에 수렴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리바바는 토큰 허브를 세운 거예요. 이건 모순처럼 보이지만, 사실 정합성이 있어요.

중국 AI 기업들의 진짜 수익 모델은 토큰 판매 그 자체가 아니에요. 토큰을 거의 공짜로 제공해서 클라우드 인프라, 전자상거래, 기업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예요. 알리바바의 경우 Qwen 코파일럿을 사용한 타오바오 판매자들의 전환율이 16~22% 상승했다는 내부 집계도 있어요. 토큰은 도구이고, 돈은 다른 데서 버는 구조예요.

그렇다면 ATH의 진짜 목적은 이렇게 읽혀요. 토큰 생산에서 생태계 수익화까지를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통합하는 것. 딩톡(기업 협업)과 쿼크(디바이스)를 같은 지붕 아래 묶은 것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해요. 모델을 만들고(Tongyi Lab) → API로 팔고(MaaS) → 앱으로 소비자를 붙잡고(Qwen App) → 기업 워크플로우에 심고(DingTalk) → 디바이스로 잠그는(Quark) 풀스택 생태계 구축이에요.

첨부 이미지

중국 AI의 수익화 딜레마 — 토큰을 팔기 어려운 시장

ATH 설립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중국 AI 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을 알아야 해요.

서구 AI 기업들은 구독료나 API 과금으로 직접 수익을 올릴 수 있어요. ChatGPT Plus는 월 20달러, Anthropic의 Claude Pro도 유사한 구조예요.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소프트웨어 구독료에 상당히 인색해요. 대부분의 중국 AI 앱은 무료이거나 광고 기반이에요. 결과적으로 중국 AI 기업들의 수익 모델은 상당히 간접적이에요.

ByteDance는 Doubao가 도우인(Douyin) 세션 시간을 약 11% 늘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각 지방 정부의 컴퓨팅 보조금(상하이·선전 기준 20~40%)으로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도 활용하고 있어요.

이 환경에서 알리바바가 Qwen API 가격을 93% 낮춘 건 합리적 선택이에요. 직접 과금보다 개발자 유입과 생태계 확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Qwen 모델 패밀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서 누적 다운로드 10억 회를 돌파했고, 20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활용하고 있어요. 오픈소스 Qwen 모델을 기반으로 파인튜닝[5]​된 파생 모델만 18만 개가 넘어요. 에어비앤비 CEO가 공개적으로 "Qwen을 쓴다, 빠르고 싸다"고 언급할 정도로 글로벌 기업 채택도 늘고 있어요.

문제는 이 인상적인 수치가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오픈소스 모델은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고, 무료예요. 알리바바가 Qwen 브랜드로 세계 최대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구축했지만, 그 과실을 직접 수확하는 구조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거예요. ATH 설립은 이 문제에 대한 알리바바의 응답이에요.

Qwen 인재 유출이 드러낸 충돌 — 연구자vs경영자

ATH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열쇠는 Qwen 팀의 연쇄 사퇴예요.

2026년 1월, Qwen Code 총괄 훼이빈위안(Hui Binyuan)이 메타로 이직했어요. 3월 3일, 기술 총괄 린쥔양이 사퇴했고, 같은 날 포스트-트레이닝[6]​ 총괄 위보웬(Yu Bowen)도 팀을 떠났어요. 올해 들어서만 Qwen 시니어 리더십 세 명이 빠진 셈이에요.

내부 사정을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원인은 조직 구조 변화와 전략 방향의 충돌이에요. 린쥔양이 주도했던 Qwen은 언어·이미지·코드·비디오 모달리티[7]​를 하나의 팀이 수직통합하는 스타트업식 운영이었어요. 그런데 알리바바 경영진은 이를 프리-트레이닝, 포스트-트레이닝, 멀티모달 등 기능별로 분리하는 수평 분업 구조로 전환하려 했어요. 린쥔양이 지향한 철학과 경영진이 원하는 방향이 정면충돌한 거예요.

이 충돌의 구조는 사실 낯설지 않아요. OpenAI도, Google도, 메타도 비슷한 균열을 경험했어요. 연구자는 기술의 완성도와 오픈소스 생태계에 가치를 두고, 경영진은 DAU(일일 활성 사용자)와 클라우드 수익에 집중해요. 알리바바에서 이 충돌이 특히 가시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Qwen 팀의 규모가 불균형적으로 작았기 때문이에요. ByteDance Seed 팀이 기초모델 학습만을 위해 약 1,000명 규모를 운용하는 반면, Qwen 팀은 비슷한 업무를 100여 명으로 처리해왔어요. 이 환경에서 자원 배분과 조직 방향에 대한 불만이 쌓인 건 구조적으로 예견된 결과였어요.

ATH 설립은 이 충돌의 산물이자 해법이에요. CEO가 직접 AI 조직을 이끌며 "AI 사업 전반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민첩성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건, 내부를 향한 안정화 신호이기도 해요.

오스왈드의 시선

솔직히 말하면, 저는 ATH 설립 소식에서 기술 뉴스보다 경영 전략 전환 선언을 봤어요.

"토큰을 만들고, 제공하고, 활용한다"는 에디 우의 표현을 해석하면 이렇게 볼수 있어요. 만든다(제품) → 제공한다(유통/플랫폼) → 활용한다(고객 성공/내재화). 이건 클래식한 풀스택 GTM 파이프라인이에요. 알리바바가 드디어 AI를 "연구 프로젝트"가 아닌 "시장에서 파는 제품"으로 다루기로 한 거예요.

한 가지 흥미로운 긴장이 있어요. Qwen의 글로벌 영향력은 오픈소스 전략에서 나왔어요. 에어비앤비가 Qwen을 고객 서비스 에이전트에 쓸 수 있었던 건 모델을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ATH가 수익화에 집중할수록, 오픈소스 커미트먼트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요. 메타가 Llama 4 이후 오픈소스 전략을 조정한 것처럼, 향후 Qwen 플래그십 모델이 유료 API 뒤로 잠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제가 보기에 핵심 리스크는 개발자 신뢰예요. Qwen이 18만 개의 파생 모델을 낳을 수 있었던 건 개발자들이 "이 모델은 계속 오픈으로 갈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에요. 린쥔양은 그 신뢰의 얼굴이었어요. ATH 체제에서 그 신뢰를 유지하는 게 가능할지, 저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요.

중국 AI의 구조적 딜레마는 결국 이거예요. 소비자는 돈을 안 내고, 오픈소스는 수익이 없고, 클라우드 수익화는 경쟁이 치열해요. Token Hub라는 이름이 그 해답을 담고 있기를 바라지만, 이름이 전략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마치며

오늘 뉴스레터를 세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래요.

첫째, ATH는 알리바바가 AI를 연구 자산에서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공개 선언이에요. 둘째, 그 배경에는 Qwen 인재 유출로 드러난 '연구자의 논리 vs. 경영의 논리' 충돌이 있어요. 셋째, 진짜 시험대는 오픈소스 생태계 신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수익화를 추진할 수 있느냐예요.

한 가지 생각할 거리를 드릴게요. "토큰을 만들고, 제공하고, 활용한다"는 파이프라인을 여러분의 비즈니스나 조직에 대입해보면 어떨까요? 어느 단계에서 병목이 발생하는지, 지금 힘을 쏟는 지점이 진짜 가치를 만드는 곳인지 점검해보시길 권해요. 

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배경 지식

 

각주

  1. [1] Qwen(치엔원/千问):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 패밀리예요. 오픈소스로 공개된 모델들이 특히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 10억 회를 돌파했어요.
  2. [2] P10: 알리바바 내부의 직급 체계에서 최상위 시니어 기술 전문가 등급이에요. 임원급에 해당하며, 기술적 전문성으로 인정받은 소수의 인원에게만 부여돼요.
  3. [3] 기초모델(Foundation Model): GPT나 Qwen처럼 대규모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범용 AI 모델이에요. 특정 작업에 맞게 추가 학습하기 전의 원형 모델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4. [4] 토큰(Token): AI 언어 모델이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예요. 영어 단어 하나가 약 1~1.5토큰, 한국어는 글자 하나가 약 1~2토큰이에요. AI API는 보통 '백만 토큰당 얼마'로 요금을 책정해요. A4 용지 한 장 분량이 대략 500~700토큰이에요.
  5. [5] 파인튜닝(Fine-tuning): 이미 학습된 기초 AI 모델에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키는 것이에요. 범용 모델을 의료, 법률, 코딩 등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전문 모델로 바꾸는 과정이에요.
  6. [6] 포스트-트레이닝(Post-training): 기초모델 학습 이후 진행되는 추가 훈련 과정이에요. 사람의 선호도에 맞게 응답을 개선하거나, 특정 형식과 안전 기준을 따르도록 조정하는 작업이에요.
  7. [7] 모달리티(Modality): AI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유형이에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이 각각 하나의 모달리티예요. 여러 유형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AI를 '멀티모달(multimodal) AI'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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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안광섭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OBF(Oswarld Boutique Consulting Firm) 리드 컨설턴트이다. 대학에서 경영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한편, 현장에서는 GTM 전략과 인공지능 전략 컨설팅을 이끌며 기술과 비즈니스의 접점을 설계하고 있다. AI 대화 시스템의 기억 아키텍처(HEMA) 연구로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매일 글로벌 AI 논문을 큐레이션하는 Daily Arxiv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KBMA와 기술경영전문대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호모 브레인리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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