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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했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걸까?"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응이다. 내 생각이 상식의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런 순간이 더욱 자주 찾아오는 법이다. 그럴 때일수록 상대를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기준을 벗어난 상대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
이때 스스로 거는 주문이 하나 있다.
'그럴 수 있지. 뭐'
별 것 아닌 이 한 마디 덕분에 상대를 이해하려는 생각을 멈추고 가볍게 넘어간다. 신기한 건 이런다고 해서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다.
'맞아. 뭐 저렇게 할 수도 있지'
'뭐 사정이 있겠지. 그럴 수도 있지'
'저렇게 말한 이유가 있을 거야'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겠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면 악화될 뿐이다. 내 생각은 더욱 공고해지고 상대의 말이나 행동은 더욱 이해되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한 번 내뱉고 더 이상 이해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아닐까.
'그럴 수 있지'라는 태도는 수 년간 다양한 모임을 운영하면서 얻은 태도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작게는 몇 명에서 많게는 수 백명의 사람들과 모임을 하다보니 정말 많은 케이스를 보곤 했다.
무례하게 나가는 사람, 다른 모임을 홍보하는 사람, 함께 참여한 사람을 비방하는 사람, 자기자신만 소중하게 느끼는 사람. 과제를 하지 않고 떳떳하게 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
처음엔 나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상대를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당연하게도(?) 이해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지는 건 떠나간 상대가 아니라 언제나 남겨진 나였다.
떠나간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나를 알아봐준 건 남겨진 사람들이었다.
"저라면 모임 운영 못할 거 같아요."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거예요?"
"화 안 나세요? 보면 볼 수록 보살 같아요"
책 <태도의 말들>에 나왔던 문장처럼 하고 싶은 말은 언제나 많지만 모임을 운영하는 해가 쌓여갈 수록 참아가는 법을 배웠다. 곧 떠나갈, 또는 이미 떠나간 사람들에게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니까.
화 내는 건 자격이 미달되었을 때 한 번이면 충분하다. 사실 화 낸다고 하기도 민망하다. 그냥 단호한 한 마디라고 할까.
'다음 기수부터 모임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OOO님은 지금 모임이 우선순위가 아니신 것 같아요. 그 일에 집중하시죠.'
사람을 이해한다는 불가능한 일을 멈추는 대신 이해하지 않는 행동을 계속 하는 사람을 멀리하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본능은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한 마디 내뱉는다.
'그럴 수 있지!'
이번 주에 추천하는 책
타인이 이해되지 않아 지쳐있을 때 많은 도움을 받은 책입니다. 엄지혜 기자님이 쓴 책 <태도의 말들>을 통해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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