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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토 / 새드엔딩이 좋더라🥺 (6)
민짱 / 놀러오세요 민짱의 숲🏡 (2)
- 새드엔딩이 좋더라🥺 (6)
안녕하세요. 제토입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이번 주제의 마지막 레터입니다. 오늘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나라의 이별 영화를 추천했지만 한국 영화는 소개한 적이 없었는데요. 이 영화를 마지막에 쓰고 싶었기 때문이었답니다. 바로 <헤어질 결심>이에요. 제가 대본집을 구매한 첫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2022년 개봉 당시 에무시네마에서 관람했는데요. 이별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 만으로도 봐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답니다. 미장센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던 작품이에요…🤍
형사 해준은 한 남자가 산 정상에서 추락한 사건을 맡게 되고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마주하게 됩니다. 남편의 죽음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한 그녀는 진술을 하는 중간 자신의 서툰 한국어에 혼자 피식 웃음을 짓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수상하다 느낀 경찰은 그녀를 용의 선상에 올리고,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 잠복수사를 통해 그녀를 알아가면서 점점 관심이 생깁니다. 사건은 남자가 자살했다는 증거가 발견되며 종결되지만 해준은 자신이 그녀에게 빠져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음을 인정합니다.
이건 가장 인상 깊던 장면 중 하나였는데요. 해준은 서래의 집에서 자신은 경찰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으나 서래에게 감정적으로 휘둘리면서 수사에 차질이 생김을 깨달았음을 고백합니다. 자부심을 잃어버렸고 붕괴되었다고 말합니다.
서래는 이 모든 말을 몰래 녹음하고 있었는데요. 그녀는 ‘붕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해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고 그 의미가 ‘무너지고 깨어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서래는 그의 말들을 사랑한다 고백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녹음파일을 따로 저장해 혼자 들어요. 그리고 해준은 이포로 이사합니다.
결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포에서 또 한 번의 살인사건에 연루된 서래는 경찰의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가 연락이 되지 않자 해준은 위치 추적되고 있는 서래의 핸드폰을 따라갑니다. 그러는 동안 그녀와 통화를 하며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게 되는데요.
핸드폰이 멈춘 곳으로 가니 사자바위 근처의 바다에 차가 세워져 있었고 그녀는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 해준은 그녀를 계속 찾아다니는데요. 서래는 이미 해변에 땅을 파고 스스로 사라진 뒤였습니다. 이에 해준은 서래가 했던 말을 떠올려요.
스스로를 땅에 가두고 깊은 바다에 잠겼기 때문에 해준은 서래를 영영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가장 완벽한 엔딩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전에 서래는 해준의 집에 붙어 있는 미결 사건 관련 현장 및 부검 사진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해준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라 틈만 나면 들여다본다고 말하죠. 그녀는 피투성이 사진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어서 그가 잠을 못 자는 거라고 말해요. 자신이 미제 사건이 되고 싶다던 그녀의 말은 사실 그가 자신을 평생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인 거예요.
이 결말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살인 사건의 증거물을 깊은 바다로 던져 아무도 찾지 못하게 하고 더 이상 의심을 받지 말라고 했던 해준의 말처럼, 서래는 자신이 깊은 바다에 잠김으로써 해준조차도 자신을 찾지 못하게 하였고요. 서래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은연중에 계속 의심해 왔던 해준에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며 더 이상의 의심을 받지 않게 된 것을 알 수 있어요. 또, 영화의 중간과 말미에 등장하는 ‘안개’라는 노래도 미결이라는 흐릿한 결말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줍니다.
처음에는 서래가 범인인지 아닌지를 계속 추리하면서, 해준처럼 영화를 봤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날 때쯤 ‘그러지 말걸’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래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해준을 이용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면서 봤었는데, 뒤로 갈수록 그녀가 진심이었다는 걸 믿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두 번째로 볼 때는 서래의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습니다. 훨씬 영화에 몰입할 수 있고 많은 게 보이더라고요. 저는 여러분도 이 작품은 두 번 이상 보시는 걸 추천해요. 한 번은 해준의 마음으로, 한 번의 서래의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면서 미결로 영원이 된 두 사람의 사랑에 열광할 수 있게 된답니다.
다음 주에는 새로운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놀러오세요 민짱의 숲🏡 (2)
안녕하세요! 독일의 가을에 한껏 취해있는 민짱입니다. 어제부로 유럽의 서머타임이 끝났어요. 서머타임이 끝났다고 하니 이제 정말 겨울이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고, 저의 고향 서울과 시차가 한 시간 더 늘었다는 사실에 괜스레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싱숭생숭한 마음이에요.
오늘은 제가 정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제 집을 소개하려고 해요. 민짱의 러블리 하우스 탐방기입니다. 일단 제가 마인츠에서 지내던 기숙사는 방이 정~말 작았어요!!! 특히 부엌이 매우 비좁아서 설거지하면 계속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바닥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새로 이사할 방은 더 넓고 시설이 좋았으면 싶더라고요.
그렇게 저의 소망 가득한 기숙사를 배정받고 대망의 이사 날! 방에 들어오자마자 제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기숙사가 기대한 것보다 백 배는 더 좋았거든요! 혼자 사는 게 아까울 정도로 방이 정말 넓었어요. 게다가 부엌이 신식 아파트처럼 완벽하게 갖춰져 있답니다. 이전에도 말했다시피 부엌 시설이 넓고 좋으니 요리할 맛도 나더라고요. 그리고 깨끗함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바로 청소하는 습관도 생겼답니다.
방이 넓어지니 꾸밀 맛도 나서 방 꾸미기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제 책상 귀엽지 않나요? 특히 제 방의 벽을 여행 사진으로 하나 둘 채워가고 있어요. 제 취향으로 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워가는 게 소소한 행복이에요. 그리고 여기에 와서 나만의 공간이 주는 소중함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문득 침대에 누워 창문 밖을 보면 언제 또 이런 넓고 쾌적한 방에 살아볼까, 하는 생각에 지금의 삶을 더 사랑하게 되네요!
제 러블리 하우스가 좋은 이유는 주변 환경에도 있습니다. 비록 밤에는 너무 어두워서 무섭지만 기숙사까지 들어오는 길이 숲이라서 힐링이 되거든요. 특히 지금 붉고 노랗게 가을의 색으로 물들어서 매일 등하교할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보면 하늘이 점점 주황빛으로 밝아지면서 나무와 넓은 들판, 양 떼들이 보여요! 광활하고 맑은 하늘은 덤이고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이사 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답니다.
최근에는 집 앞에서 오로라를 봤어요! 친구와 베를린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기숙사 톡방에 누군가가 오로라가 보인다고 올렸더라고요. 집에 돌아갈 때까지는 반신반의했어요. 그리고 집 근처 기차역에 도착한 후! 집까지 걸어가는 6분 거리를 30분이나 걸려서 갔어요. 하늘에 붉은색과 초록색의 오로라가 가득 차 있었거든요. 맑은 하늘에 별도 쏟아지고 있었어요. 이날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오로라를 독일에서 그것도 내 집 앞에서 보다니! 안 그래도 이사 온 이후로 모든 일이 잘 풀려서 마치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보상받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리고 오로라까지 보고 나니 포츠담에 잘 왔다고 마치 저를 환영해 주는 것 같았어요.
평생 이런 좋은 풍경을 보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한 요즘이에요. 벌써 떠나기 싫은 마음이고요🤣 제가 떠나기 싫은 이유 중 하나인 포츠담 상수시 궁전도 다음 주에 보여드릴게요! 여러분도 하루하루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이번 주 레터 마칩니다🫶
➡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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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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