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망아지의 발굽은 말랑말랑

망아지가 신고 태어나는 말랑말랑한 슬리퍼, Foal slippers에 대해 알아봅니다

2024.11.30 | 조회 2.91K |
0
|

작년 페퍼노트에서 말의 신체구조를 인간의 신체구조에 빗대면 가운데 손가락, 발가락으로만 서있는 셈이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딱딱한 발굽도 중지의 손톱과 같은 것이어서 너무 많이 쓰면 닳고 너무 안 쓰면 길게 자라다 휘어버리기도 합니다. 야생마들이야 스스로에게 알맞게 걷고 뛰며 자연스럽게 길이 조절이 되겠지만, 가축의 경우 적당히 굽을 다듬어 주고 편자를 박는 등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일본에서는 특이하게 편자 대신 짚신을 신겨 관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말 짚신 모습
일본의 말 짚신 모습

발굽은 말이 걷고 뛰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말이 태어날 때는 어떨까요? 말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걸어 다니니 발굽이 없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발굽이 출산 과정에서 어미를 다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게다가 인간도 엄마 뱃속에서 곧잘 발차기를 하는데, 말 발굽으로 차이면 꽤나 아플 것 같습니다.

다행히 갓 태어난 망아지의 발굽은 단단하지 않습니다. 영어로 'foal slippers(망아지 슬리퍼)', 'golden slippers(황금 슬리퍼)', 'fairy fingers(요정 손가락)', 'horse feathers(말 깃털)' 등의 이름으로 부르는 젤리같은 느낌의 말랑말랑한 보호막이 발굽을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긴 것을 보면 왜 요정 손가락, 말 깃털 같은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가 가는 독특한 기관입니다.

말 발굽을 감싸고 있는 말랑말랑한 foal slippers의 모습. 사진 위쪽이 발목이고, 발바닥 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585801118502325/photos/a.586922528390184/1430167907398971
말 발굽을 감싸고 있는 말랑말랑한 foal slippers의 모습. 사진 위쪽이 발목이고, 발바닥 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585801118502325/photos/a.586922528390184/1430167907398971

이 기관은 비단 말 뿐만 아니라 발굽을 갖고 있는 많은 동물들에게서 발견됩니다. 마치 곤충들이 탈피를 하는 것처럼, 이 새끼 동물들이 서고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고 합니다. 이런 귀여운 젤리가 망아지 발굽을 양말처럼 싸고 있으니, 오늘은 어미 말이 다칠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주무셔도 좋습니다.


더 알아보기

페퍼노트, 코뿔소의 뿔, 말의 발굽, 코끼리의 엄니
Horse Nation, Mythbuster Monday: Foals are Born with Slippers
방구석지구촌, 태어날땐 말랑말랑한 발굽
나무위키,
나무위키, 편자

 

 


지난 주 페퍼노트에 오타가 있어 정정합니다.

'입자들이 규칙적인 격자의 형태로 단단히 결합된 것을 고체, 입자들이 불규칙적인 형태를 띠고 단단히 결합되지 않은 것을 액체라 정의한다면, 액체는 그 중간의 모호한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중간의 모호한 단계에 있다고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액체'가 아니라 '유리'입니다. 읽는 데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웹 게시물은 곧바로 수정했으나, 이미 발송된 메일은 거둘 방법이 없어 이렇게 정정을 덧붙입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페퍼노트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인간과 침팬지를 교배하려 했던 과학자

윤리적 논란을 일으킨 '휴먼지(Humanzee)' 프로젝트.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혼혈이라는 얘기를 전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수만 년 전이 아니라 고작 100년 전에, 현생 인류의 새로운 교배종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소련의

2024.07.20·조회 5.75K

불로장생의 능력 때문에 결국 죽고 마는 바닷가재

무공을 익혀도 불로불사할 수 없는 이유. 무협 작품들 속에서 노인들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무공은 시간을 들일 수록 깊어지는 데다 신체의 노화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설정 때문입니다. 오히려 늙을 수록 더 강하게

2024.05.04·조회 2.88K

포유류는 왜 젖이 나올까요

알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동물들의 고군분투기. 개구리알은 마치 젤리처럼 말랑말랑하고 투명합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에는 이런 모습을 본딴 장난감도 있었는데, 지금도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반면 우리가 식탁에서 자주 보는 달

2024.11.09·조회 1.6K

보라색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비싸서 특별했던 색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비싸지 않았어도 특별한 보라색도 있습니다.. 한 욕심 많은 예술가가 독점권을 사들인 탓에, 아무나 쓸 수 없는 검디 검은 색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현대에는 이렇게 어떤 색을 소수의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2025.04.26·조회 1.55K

키가 클 수록 암에 잘 걸리지만, 고래는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페토의 역설에 대해 알아봅니다. 올해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이 개봉할 예정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데드풀은 슈퍼히어로 캐릭터로서는 특이하게 암 환자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암세포가 끊임없이 증식하는 동시에 그가

2024.05.12·조회 2.03K·댓글 1

웜 차밍: 땅에서 지렁이를 불러내는 방법

한 걸음 가까워지는 리산 알 가입의 꿈. 구독자 님은 <듄> 시리즈 좋아하시나요? 저는 정교하게 짜놓은 세계에 환장하는 사람이라, 듄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듄에는 사막 행성의 생태계에 관련된 매력적인 설정

2024.09.07·조회 2.08K·댓글 2
© 2026 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뉴스레터 문의pppr.note@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