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년 전의 증기기관

증기기관을 최초로 만든 사람, 제임스 와트가 아니었나요?

2023.08.16 | 조회 2.96K |
0
|

지난 번 '이걸 왜 진작 못 했지?' 메일에서는 훨씬 일찍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음에도 발명이 늦어진 기술들에 대해서 알아 보았었습니다. 오늘은 반대로 기술 자체는 생각보다 일찍 발명됐지만 쓰임을 갖기까지 오래 걸렸던 기술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증기기관의 발명가라 하면 흔히 제임스 와트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제임스 와트의 업적은 증기기관의 발명이 아니라 토머스 뉴커먼이 만든 증기기관을 실용적으로 개량해 산업혁명을 이끌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나아가 토머스 뉴커먼조차도 증기기관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아닙니다. 

최초의 증기기관은 제임스 와트보다 무려 1,700년 가량을 앞섭니다.

아에올리스의 공
아에올리스의 공

위 사진은 1세기 이집트의 수학자 헤론이 발명한 아에올리스의 공이란 물건입니다. 위의 공에 물을 채운 뒤 가열하면 증기가 발생하고, 이 증기가 좁은 관을 통해 빠져 나오면서 공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단순하긴 해도 말 그대로 증기기관입니다. 이것을 어떤 식으로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 힘을 이용해 신전의 문을 여는 등 신전에 신비로움을 더하는 장치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1세기, 하지만 제임스 와트의 등장과 산업혁명의 발발은 18세기입니다. 인류는 1,700년의 시간동안 무엇을 했던 걸까요?

앞서 언급한 토머스 뉴커먼의 증기기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뉴커먼의 증기기관은 열 효율이 0.5% 정도였다고 합니다. 석탄을 때서 1000의 에너지를 얻으면 그 중에 5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 기관은 이 효율을 2.7%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것도 제가 느끼기엔 대단히 작아 보이지만 산업혁명을 이끌기엔 충분했던 모양입니다. 헤론의 증기기관이 어느 정도의 열 효율을 보이는지는 자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만, 특별히 냉각이나 응축 등의 과정조차 없었던 헤론의 증기기관(그러니 최초의 증기기관이긴 해도 뉴커먼이나 와트의 증기기관의 직접적인 선조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은 더욱 처참한 효율을 보였을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최초로 무언가를 해낸 사람에겐 참 억울한 일일 수 있겠지만 최초로 무언가를 만든 사람과 그것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은 다른 사람일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1등일 때도 자만하지 말고 1등을 빼앗겼을 때도 좌절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페퍼노트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무단횡단은 불법이어야 할 이유가 없고, 플라스틱은 일회용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마케팅으로 바뀌어버린 사회의 기준. 저는 요즘 1899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189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자동차는 보이질 않습니다. 길에는 걷는 사람

2024.10.19·조회 2.18K·댓글 4

38분 만에 끝난 전쟁

영국-잔지바르 전쟁에 대해 알아 봅니다. 한국은 여전히 전쟁 중인 국가입니다. 1953년 휴전을 하였으나 종전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전쟁은 7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역사에는 고작 38분 만에 끝

2024.11.02·조회 3.26K·댓글 2

일본 빼고 다 써서 일본을 물리친 일본의 발명품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대활약을 펼친 야기-우다 안테나에 대해 알아봅니다. 페퍼노트를 쓰며 가장 안타까웠던 소재 중 하나가 '연은분리법'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이 글은 은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을 조선에서 발견했지만, 정작 조선은 써먹지

2024.07.13·조회 2.13K

인간과 침팬지를 교배하려 했던 과학자

윤리적 논란을 일으킨 '휴먼지(Humanzee)' 프로젝트.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혼혈이라는 얘기를 전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수만 년 전이 아니라 고작 100년 전에, 현생 인류의 새로운 교배종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소련의

2024.07.20·조회 5.75K

아 맞다, 전쟁 중이었지

영국과 네덜란드, 전쟁 당사자들조차 전쟁 중인 걸 까먹어버린 335년 전쟁. 30여 분 만에 끝나버린 전쟁에 대해 메일을 보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영국-잔지바르 전쟁은 그렇게 역사상 가장 짧은 전쟁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반대로 가장 긴 전쟁으로 눈을 돌려

2025.01.11·조회 1.47K

대칭만이 아름답다는 편견을 버리면 보이는 비행기 디자인

경사익기의 기상천외한 디자인을 알아봅니다. 우리 문명엔 자연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낸 기술이 많습니다. 인류가 풀어야 했던 많은 공학적 과제들에 대해 이미 자연은 이미 멋진 답을 갖고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

2024.06.09·조회 2.54K·댓글 1
© 2026 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뉴스레터 문의pppr.note@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