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PHumanités의 세 가지 원칙

살롱 드 PH

In-between Canned and Popping

—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이론을 중심으로

2026.02.28 | 조회 36 |
0
|
PHumanites Line의 프로필 이미지

PHumanites Line

피쥐마니테 - 인문,예술 기반 입시 연구소

In-between Canned and Popping

—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이론을 중심으로

 

첨부 이미지

 

통조림(Canned)의 감각

 

과학 철학자 토머스 쿤은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세상이 변하는 방식에

대해 흥미로운 주장을 폈습니다. 지식은 계단을 오르듯 차곡차곡 쌓이는 게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틀이 세상을 지배하다가 어느 순간 그 판 자체가 통째로 뒤집어진다는

것이죠. 그는 이 사고의 틀을 '패러다임(Paradigm)'이라 불렀고, 그것이 무너지며

새로운 틀로 교체되는 순간을 '과학 혁명'이라 했습니다. 이와 같은 쿤의 통찰은

비단 과학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한 세대가 세상을

인식하는 틀 자체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으니까요.

 

하나의 패러다임이 세상을 완벽히 지배하는 시기는 꽉 밀봉된 통조림과 닮았습니다.

외부 공기를 차단해 내용물을 보존하는 캔.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게

유지되고, 변칙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무언가를 쌓는 것(Stock)

미덕으로 여겼습니다. 좋은 학벌, 안전한 부동산, 검증된 비즈니스 공식.

하지만 어느 순간, 이 견고한 축적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팝핑(Popping)의 감각

 

사실 패러다임의 전환은 그닥 거창하지 않습니다. 견고했던 캔에 아주 미세한 틈이 생기고,

내부의 압축된 에너지가 외부 공기와 만나는 순간 "(Pop)!" 하고 터져 나오는

찰나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팝핑'

감각이고, 알파 세대가 보여주는 행보가 바로 이 '팝핑'의 전형입니다.

 

그들은 인스타그램 피드에 게시물을 올려 '박제'하지 않습니다 박제되는 순간 그것은

다시 캔 속에 갇힌 고체가 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대신 24시간이 지나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감각에 올라탑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캔을 쌓는 대신, 지금 이 순간 뚜껑을 따서 그 청량감을 만끽하고 기화시키는 것이지요.

팝업 스토어, 실시간 스트리밍, 숏폼 콘텐츠. 이 모든 것은 기성세대의 통조림에

담긴(Canned) 중력을 벗어나려는 새로운 세대의 문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돌이 아닌 전이

 

물론 이것은 세대 간 충돌이 아닙니다. 얼음이 녹아 물이 되고, 다시 수증기가 되듯,

에너지가 담긴 물질의 형태 자체가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과정.

, 물리적 상태의 전이(Phase Transition)로 보아야 합니다. 세대 간 차이는 한쪽이

맞고 틀린 싸움이 아니라, 단단하게 응축된 에너지가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형태로

변해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죠.

 

오히려, 이 둘은 서로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습니다. 음료의 기포가 힘차게 솟구칠 수 있는 건,

역설적으로 캔이라는 단단한 용기가 에너지를 꽉 응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빈 캔에서는 팝핑이 일어날 수 없으니까요. 기성세대가 쌓아온 인문학적 토양과

사회적 인프라가 없다면, 알파 세대의 감각은 알맹이 없는 소음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아무리 훌륭한 통조림도 뚜껑이 열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알파 세대는 기성세대가 지켜온 묵직한 가치들을 현대의 언어로 터뜨려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합니다. 얼음이 물보다 '옳다'고 말할 수 없듯, 이것은 그저 다른 형태의

에너지일 뿐입니다.

 

In-between 종횡무진

 

그러니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선택의 문제도 아니죠

'In-between'(~사이에 있는)은 그저 애매한 중간 지점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방향의 에너지가 만나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내는, Canned의 깊이와 Popping

감각이 교차하는, 입체적인 공간입니다.

 

뭣이 중헌디?

 

기성세대가 응축해온 것들 — 지식의 깊이, 실패의 경험, 인내로 쌓은 신뢰 — 을

단단히 채운 캔을 갖되, 알파 세대의 언어로 그 뚜껑을 따는 것. 잘 숙성된 내용물과

시원하게 터지는 순간이 동시에 존재할 때, 비로소 진짜 팝핑이 일어납니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혁명도 결국 그렇게 일어났습니다. 기존의 것을 완전히

버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한 것이죠.

 

그러니 캔을 모으는 손과 뚜껑을 따는 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 손 모두입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PHumanites Line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PHumanites Line

피쥐마니테 - 인문,예술 기반 입시 연구소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