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좋아하시나요? 저는 한국에 살 때는 유럽 허브차를 즐겨 마셨어요. 그런데 독일에 살기 시작하고 나서는 이상하게 보리차, 메밀차, 옥수수차 같은 고소한 한국 차만 찾게 되더라고요. 뭐든지 구하기 어려운 것이 가치있게 느껴지나봅니다.
오늘은 일을 시작하게 하는 ‘차를 마시는 습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한강 작가님의 루틴 3가지
올해 1월, 한강 작가님의 루틴을 스레드에 공유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저는 유명인의 루틴을 그대로 따라하는 걸 좋아하지도, 권하지도 않습니다. 각 개인에게 맞는 습관, 루틴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동안은 유명인의 루틴을 소개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인터뷰에서 읽은 한강 작가님의 루틴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차를 한 잔씩 우려 마시는 습관은 제 습관과도 유사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한강 작가님의 차 습관
한강 작가님은 글을 쓰기 위해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홍차를 한 잔씩 우렸다고 합니다. 하루에 여섯 번, 일곱 번. 찻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을 반복하셨다고 해요.
이 습관을 두고, 한강 작가님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 찻잔이 뭔가 계속 저를 책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주문 같았어요.”
일을 시작하게 하는 작은 습관, 차
저 역시 일을 시작하기 전 차를 준비하는 습관이 있어요. 책상에 앉기 전에 500ml짜리 찻주전자에 물을 붓고, 차를 넣고 우립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저녁에 일을 하려 하면 피곤함이 몰려와 “오늘은 그냥 쉬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었어요. 그때마다 하기 싫은 마음을 억누르고 자리에 앉느라 애를 많이 먹었죠. 막상 시작하면 하게 되는데, 시작하는게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차를 준비하는 행동을 추가하고 나서는 컨디션이나 마음 상태와 상관없이 그냥 앉게 됐어요. 그냥 차를 우렸을 뿐인데 일 시작이 덜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왜 차 한 잔이 도움이 될까?
일을 시작하기 전 차를 우리고 마시는 것에는 세 가지 효용이 있습니다.
1/ 휴식 → 일 모드 전환 행동
‘일 시작’은 부담스럽지만 ‘차 내리기’는 부담이 적습니다. 게다가 차를 우리는 행위는 휴식에 가까운 성격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휴식에서 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2/ 몸과 마음의 이완
차를 우리고, 향을 맡고, 첫 모금에 집중할 때 우리는 아주 짧은 명상을 하게 됩니다. 감각에 집중하는 동안, 일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3/ 에너지 조절
커피는 빠르게 각성시킵니다. 몸이 과하게 긴장하게 만들어 처음에는 반짝 집중할 수 있지만,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차는 천천히 주의력을 높이며 에너지 레벨이 완만하게 유지되도록 도와 업무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도와줍니다.
차 마시는 습관, 한 번 실험해보실래요?
이 습관이 모두에게 맞지는 않을거예요. 한강 작가님께도, 저에게도, 습관 디자인 커뮤니티의 몇몇 분들께도 잘 맞았지만, 맞는지 아닌지는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한번 일 시작하기 전에, 혹은 독서, 공부 시작하기 전에 차를 한번 우려보세요. 딱 3일만요! 어쩌면 이 습관이 여러분을 매일 책상 앞으로 데려다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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