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오늘로써 50번째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게 되었어요.
2024년 11월, “일단 10개만 써보고, 하기 싫어지면 그만두자”라는 마음으로 <피렌의 습관레터>를 시작했는데, 2026년 1월의 마지막 주, 어느새 50번째 글을 쓰고 있네요.
지금까지 매주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쓸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뉴스레터를 읽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 덕분이에요.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오래 쓰지 못 했을거예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프리랜서의 흔한 악순환
오늘은 지난번 뉴스레터에 이어 프리랜서에게 정말 중요한 ‘일 시작 습관’에 대해 다뤄보려합니다.
그동안 많은 프리랜서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아침에 일찍 일을 시작해서, 저녁에는 편하게 쉬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싶어요.”
그런데 현실은 이렇습니다.
일찍 기상 X → 늦은 오전 기상 O
바로 일 시작 X → 일 시작 미룸 O
저녁 휴식 X → 늦은 밤까지 일 O
일찍 취침 X → 핸드폰을 하다 늦게 취침 O
늦게 일어나고, 일 시작을 미루다 밤늦게까지 일하게 되고, 보상 심리로 핸드폰을 오래 붙잡다 늦게 잠듭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늦게 일어납니다.
이 흐름이 반복되며 제대로 일한 느낌도, 제대로 쉰 느낌도 없는 하루가 쌓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악순환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바로 ‘일 시작 습관’이더라고요.
일 시작 습관을 만들 때 꼭 고려해야 할 4가지
지난주 뉴스레터에서는 베를린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바니님의 ‘일 시작 습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 습관이 바니님의 하루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도 함께 살펴봤고요.
오늘은 그 사례를 바탕으로, 일 시작 습관을 만들 때 꼭 고려해야 할 네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로
습관을 만든다고 하면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걸 습관으로 만들어야지.”
그래서 일 시작 습관으로 스쿼트 50회, 영어 신문 읽기 같은 행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일 시작 습관으로는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미 ‘일’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그 앞에 또 하나의 하기 싫은 행동이 놓이면 일 시작이 쉬워지기는 커녕 더 힘들어지거든요.
일 시작 습관의 목적은 일을 시작하는 부담을 낮추는 것이에요. 그래서 시작 행동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어야 합니다.
바니님은 평소 좋아하던 독서를 선택했고, 그 덕분에 일 시작 습관을 쉽게 만들 수 있었어요.
2. ‘잘’이 아니라 ‘가볍게’
보통 독서 습관을 만든다고 하면, “30분은 읽어야지”처럼 시간을 정하거나, “10페이지는 읽어야지”처럼 분량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니님은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읽고 싶은 만큼만 읽기
이 방식은 일 시작 습관으로서 독서가 자리 잡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습관은 결국, 그 행동을 하기 전과 후에 좋은 감정을 경험해야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바니님은 일단 읽기 시작해서 ‘이제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거기서 멈췄습니다. 특정 기준 만큼 읽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기분 좋을 만큼 읽었기에 습관이 됐습니다.
그래서 시작 습관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욕심을 내려놓는 태도입니다.
“한 줄 읽는 건 독서가 아니지”
“일주일에 한 권은 읽어야 의미 있지”
이런 생각들이 오히려 독서의 즐거움을 줄이고, 습관이 되기 어렵게 만듭니다. 잘 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가볍게 할 때 비로소 습관이 생깁니다.
3. ‘시간’ 대신 ‘상황’으로
습관을 만들 때 많은 분들이 ‘시간’을 정합니다.
“아침 9시에 일 시작!”
하지만 기상, 취침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면 일 시작 시간을 정해두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실패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에요.
늦잠으로 정한 시간을 넘기면 “망했다”, “이미 늦었어”라는 마음이 들어, 아예 포기했던 경험, 저만의 경험은 아닐거예요.
그래서 바니님은 시간 대신 상황을 정했어요.
일어나서 → 씻고 → 독서하면 → 일 시작
이렇게 상황으로 언제 시작할지를 정해두니, 몇 시에 일어나든 자책 없이 안정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
4. 나쁜 습관의 힘부터 약하게
습관 디자인 전, 바니님의 일 시작을 가장 크게 방해했던 건 유튜브를 보는 습관이었어요. 저희는 이 습관을 바로 없애기보다는 방해를 약하게 만드는 선택을 했습니다. 방법은 아주 단순했어요.
장소에 변화주기
바니님은 평소 책상에서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시청하셨고, 따라서 이 책상은 ‘아침 + 책상 + 유튜브’라는 강한 연결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 상태에서 같은 자리에 앉아 “일부터 해야지”라고 다짐하면, 계속 유튜브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고, 때에 따라서는 유튜브를 나도 모르게 틀게 되게 되기도 합니다. 이건 우리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습관이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연결에 균열을 주기 위해 책상의 위치를 살짝 바꿨습니다. 장소가 바뀌면 뇌는 ‘다른 상황’으로 인식하고, 기존 습관의 힘이 일시적으로 약해지기 때문이에요. 물론 장소 변화만으로 나쁜 습관을 없앨 수는 없지만,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을 시간을 충분히 벌어줍니다.
오늘 이야기한 네 가지는 일 시작 습관의 ‘설계’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바니님의 습관이 이렇게 빠르게 자리 잡고, 오래 유지된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어요.
바로 습관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다음 주 뉴스레터에서는 일 시작 습관을 빠르게 만들고, 오래 유지하게 만든 세 가지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P.S 3주간의 ‘일 시작 습관’ 이야기를 모두 정리한 실행 가이드와 체크리스트를 담은 소책자도 함께 준비하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현
이번 글 너무 좋았어요! 제가 그간 스트레스 받았던게 시간/분량을 정해둔거였다는 걸 알았네요.
피렌의 습관레터
감사합니다! 이번 글이 습관을 만드실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응원할게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