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SNS에서 이키가이(生き甲斐)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이키가이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돈이 되는 것,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의 교집합에서 삶의 이유와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번주에 이런 카톡을 받았다. "난 왜 아직도 무슨 일 하고 싶은지 모르겠을까?!"
나도 그렇다고, 꼭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답해놓고 좋아한다는 행위에는 얼마나 큰 깊이가 필요한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AI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냐 아니냐'는 질문은 필수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진실된 사람이라는 인터뷰 내용도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렇다면 나는 '진짜' 삶을 살고 있는가? 방학이라 5일 내내 거의 혼자 지내면서 나를 열심히 관찰해봤는데, 별다를 것 없는 소소한 순간들이 되려 '진짜'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학교 도서관이 아닌 동네 도서관도 가보고 Aerial Yoga라고 한국에서는 플라잉 요가로 알려진 운동도 새로 시도해봤다. 천에 매달려 세상을 뒤집어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데 그게 이상하게 나쁘지 않았다.
몇 번 갔던 베이커리인데 크로아상은 유럽에서나 먹어야지 하고 한 번도 주문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너-무 맛있었다. 며칠 있다 세금 환급금도 들어와서 강아지 간식까지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았다.

장보면서 뭘 해먹을지 생각할 때, 그리고 내가 생각한대로 요리가 나와줬을 때의 기분은 최고다. 그렇다고 요리사가 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저 동그란 원에 들어갈 만한 하나의 이키가이는 아직 찾지 못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돈이 되는 것,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서 이리저리 기울어지다 균형을 찾아나가고, 그러다 또 원이 찌그러지기도 하는 게 삶이려니.
실은 워킹런지로 반바퀴에서 3/4바퀴로 거리를 늘려나갔을 때의 뿌듯함, 기대 이상으로 달콤한 루비 키위, 아침 7시 운동이라는 어려운 계획을 성공하고 씻고 나왔을 때의 개운함, 무사히 오늘의 할 일을 마치고 학교를 나설 때의 안도감, 그 정도가 지금 내가 가진 이키가이다.
억지로 깊이를 채우기보단
여전히 탐색할 기회가 있음에 기뻐하자!
겨우 완성한 글을 전하며,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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