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 우연한 기쁨

2026.04.27 |
칭구들과 나눠보는 셋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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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참 잘 간다. 이번주는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를 갔더니 오늘 저녁엔 귀소본능이 발동했다. 역시 집으로 오니 노트북을 펼치지 못하고 엄한 집안일만 하다 세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한 달간 치워지지 않았던 긴 커피식탁, 상처가 날 대로 나버린 캐리어 커버 세탁, 보리차 냉침, 계속 잘못 프린트해서 쌓여버린 세금 서류 한쪽으로 몰아두기, 설거지, 반숙란과 감자오이샐러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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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태기 극복중인 나의 작품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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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스쿨 라이프는 꽤나 부지런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주일동안 운동도 네 번이나 했다. 그게 무슨 운동이든 얼마나 하든 땀을 내서 씻고 싶을 정도로만 운동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는 이제 일주일만을 앞두고 있는데 이제서야 학교를 ‘열심히’ 다니는 느낌이 드는 건 뭘까? 

 

아무쪼록 오늘은 우연한 기쁨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나중에는 기억도 안 날 작은 실수와 후회, 긴장에 줄곧 엉켜살지만 그것들이 갑작스레 찾아오는 만큼 날 기쁘게 하는 사건들도 불쑥 나타난다는 게 참 재미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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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만 해도 아침 7시부터 카페에서 논문을 읽기로 했는데 결국 8시에 시작하고, 75센트짜리 바닐라 시럽이 아까워서 달콤함을 포기했는데 아이스라떼 뚜껑을 덮으려 하자마자 컵이 미끄러져서 커피를 바닥에 다 쏟고 말았다. 민망하고 아침부터 이런 사고를 치다니 잠이 덜 깼나 했지만 꿋꿋하게 운동도 다녀오고 상쾌하게 씻은 후 학교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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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가 점심 때 아이스커피를 타줘서 그것만 해도 반가운 일이었는데 알고보니 학교 냉동실에 얼음이 자동으로 제조되고 있었다. 앞으로도 아이스커피를 먹을 수 있다니! 너무 유레카잖아? 게다가 할 일을 하다보니 저녁 시간이 다 되어버렸는데 일층에서 학부생들이 행사하면서 주문한 음식이 너무 많아서 박사과정생들이 쪼르르 내려가서 음식을 나눠먹고 왔다. 공짜 저녁이라니? 그것도 맛있잖아?

Thanks to MJ
Thanks to MJ

하이라이트는 어젯밤이었다. 열두시가 다 되어 학교에서 돌아왔다. 우연히 안신애가 리메이크한 ‘이별여행’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시원한 밴드 사운드에 갑자기 흥이 올라왔다. “언젠가는 너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싶어” 콘서트 가서도 팔짱 끼고 있는 나인데 비 오빠를 좋아하며 교실 의자 위에서 춤을 추던 초등학생의 내가 짜잔하고 나타나다니. 오밤중이니 립싱크를 하면서 팔을 휘둘렀는데 상상해보면 미-친 사람이지만 뭔지모를 해방감이 나에게 선물처럼 찾아왔다.  


내 몸을 들썩이게 만들 노래를 발견하는 일 정도로도 나는 기쁘게 살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러니 이번주도 Cheers,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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