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를 살아가게 할 생존 킥은 [긍정의 힘]이다.
*킥: 요리의 맛을 살리는 핵심 요소
서울이 잠들 때면 나의 공간은 더더욱 고요해진다. 13시간(지금은 서머타임)의 시차가 신기할 따름이다.
지금 막 학교 주변을 달리고 왔다. 이 곳의 큰 나무들도 바라보고 있으면 좋지만 물이 그립다. 서강대교를 건너 집에 갈 수 있고 한강공원에서 물멍을 때릴 수 있었던 날들이 떠오른다.
오늘 아침에는 Imposter Syndrome(가면증후군)에 대한 팟캐스트를 들었다. The PhD Survival Guide에 있는 에피소드였다. 먼저 유학 간 친구에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나도 응원의 메시지를 쉽게 던졌던 것 같다. 미국에 오고 덩그라니 거실에 앉아있을 때가 되어서야 그때 그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팟캐스트를 들으며 깨달은 건 내게 필요한 건 ‘긍정의 힘’이라는 거다. 이러나 저러나 미국이라는 와보지 않은 나라에서 박사과정을, 그것도 이전과 다른 전공을 공부해야 하고 생애 첫 독립을 하게 된 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다. 내 몫은 주어진 환경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하루씩 잘 살아가는 것.
그 생각으로 집에서 나와 학교를 한바퀴 돌았고 나이키 런에서 30 On 30 Off라는 가이드를 들었다. 여기서도 Believe in yourself, You should be your own coach, Don't look down... 미국식 긍정+멘탈관리를 주입시켰다.
🏫 학교에서 TA(Teaching Assistant) 과목이 확정되었다. 수업에 TA까지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의심이 또 들지만 정말 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아직 학교사람들도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원래 이런 거겠지 하며 기다려본다.
💸 고정지출과 가계부를 정리해보니 내년에는 조금 더 저렴한 집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마음 속에 있는 사람들을 한 명씩 떠올리다보면 내가 참 멀리 떠나왔구나,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혼자서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연습이 필요하다 믿었지만 당연히 다 보고싶다. 나이 서른에도 이런데 어릴 때 유학 온 사람들은 어찌 버텼을까 대단하다.
🧘♀️이러다 살림왕이 되는 것은 아닐까. 캔따개가 없어서 망치로 두드려 까고 어제는 이케아에서 온 불량품들과 씨름하며 망치와 전동드릴로 손을 좀 봤다. 내 키만한 택배를 들고 오고 쓰레기도 처리했다. 잘 살기 위해 체력과 근력을 길러야 한다.
오늘은 Weee!라는 아시아/한식 온라인 마트에서 주문했던 개 왔는데 파, 양파, 숙주, 청경채, 팽이버섯... 양이 너무 많아서 손질과 보관에만 한 시간이 걸렸다.
서른살이 지나기 전에 뉴욕에 가보겠다는 꿈은 꿨지만 미국에서 자차를 운전하며 장바구니를 한아름 들고 다니는 삶은 상상하지 못했다. 한치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인생을 기쁘게 받아들이자!
오늘도 애정을 담아,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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