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맛 팝콘]나, 그리고 너를 받아들일 시간 - 뮤지컬 <킹키부츠>👠(@ CGV)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바쁜 일상 속에서 5월이 선사한 황금같은 연휴를 보낸 덕에 어린이와 같은 맑은 마음으로 활기차게 돌아온 묘나😽입니다. 온화한 날씨에 더욱 따뜻한 날들 보내고 계신가요? - 이 두 줄의 인사를 한시간 넘게 쓰고 있는 묘나는 관람하는 내내 안구가 건조해질 틈 없이 행복의 눈물을 줄줄 흐르게 한 아름다운 작품을 가지고 왔는데요. (묘ㄴr는 행복할 때 눈물을 흘려yo..⭐️💦) 애정하는 작품을 소개해 드린다는 생각에 부푼 마음과 달리 힘찬 인사가 나오지 않아 사실은 조금 울적해지는 중이었습니다. 

옥수수 여러분은 일년 중 가장 좋아하는 달이 언제인가요? 

1월을 가장 좋아하는 저는 생각해보니 5월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싫다는 건 아니지만, 가정의 달, 꽃, 봄, 감사.. 예쁜 가면을 한껏 쓴 5월이가 “이번 달에는 모두 마냥 해맑고 설레도록 해”라고 압박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히 저는 가중된 업무와 여러 고민들로 이전에 없던 삶의 팍팍함을 느끼는 중에 이번 5월을 맞이했는데요. 그러다보니 예외 없이 더욱 충만해야 할 5월의 날들이 그러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조급함에 괜히 활력을 잃은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난 겨울이 좋고, 5월보다 1월에 가장 행복한 사람인데 말이죠! 

바람 빠져가는 풍선 같은 첫인사에 - 저와 같이 5월이 그저 그런 분이라면 공감을, 5월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해를 - 부탁드리며, 이제 다시 묘나 풍선에 바람 가득 채워 힘차게 뮤지컬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까는 가짜 활기, 이번엔 진짜 활기🎈)

가짜 우울을 가지 치며 진짜 활기가 이끄는 곳을 찾아 나서다 보니 “나를 발견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오늘의 작품, 뮤지컬 <킹키 부츠>에 더욱 가깝게 다가왔네요. 

뮤지컬 <킹키 부츠>

높은 굽의 아찔한 부츠를 전면에 내걸고 있는 뮤지컬 <킹키 부츠>의 스토리는 평범한 신발 공장에서 시작합니다. 신사화 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주인공 ‘찰리' 앞에 나타난 ‘롤라'는 이전에 없던 섹시한 신발, 킹키부츠를 디자인하여 망해가던 신발 공장, 프라이스 앤 선(Price&Son)에 새 역사를 만들어냅니다. ‘kinky’의 사전적 의미는 ‘(성적으로) 특이한, 야릇한’으로, 포스터에 보이는 긴 부츠가 바로 킹키부츠 되겠습니다. 

2012년 시카고 초연을 시작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킹키 부츠>는 제 67회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 음악상 등 6관왕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는데요.

한적한 마을의 고지식한 청년 사업가와 화려하고 당당해 보이는 드랙퀸, 예사롭지 않은 이들의 만남에서 출발하는 이 작품은 80년대 영국 노스트햄턴 신발 공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배경이 된 WJ 브룩스 공장은 신사화를 만들어 경영 악화를 겪던 중, 드랙퀸을 위한 부츠라는 틈새시장을 발견하여 폐업 위기를 극복했고, 이 사연은 1999년 BBC 다큐멘터리 <Trouble at the Top>에 담겼는데요. 우리나라로 친다면 <극한직업>이나 <생활의 달인>과 같은 이 다큐는 신사업을 개척한 혈기왕성한 CEO들의 사업 실패와 재기 이야기를 담아 10여 년 동안 11개 시즌에 걸쳐 방송이 되었습니다. 그 중 ‘킹키부츠' 공장 에피소드가 바로 오늘 소개드리는 동명의 영화(2005)와 뮤지컬의 토대가 된 것이죠. 작품 속 인물들의 관계성이나 로맨스 스토리라인, 결말 등 많은 부분은 실제와 다르게 각색되었지만 기적을 만들어내는 이해와 사랑의 힘은 현실과 작품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실존 인물 스티브 팻맨은 이야기합니다.

👠신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야.

주인공 ‘롤라’를 더욱 빛나게 하는 든든한 그의 가족은 진한 화장과 눈부신 의상, 형형색색의 킹키부츠를 신고 각선미를 뽐내는 ‘엔젤’(드랙퀸)들입니다. ‘드랙퀸’은 예술이나 유희를 목적으로 하는 여장남자로, ‘드랙아티스트’로 통칭합니다. 드랙퀸 롤라는 길거리에서 무례한 일당과 시비가 붙어 공연을 앞두고 구두 굽이 부러지는데요.이를 보고, 남성의 체중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굽의 부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찰리’가 발견한 틈새 시장이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신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청년 사업가나 드랙퀸에 대한 이야기 또한 아니고요. 이미 이전 주요작들에 성소수자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제작했던 연출가 제리 미첼은 <킹키 부츠>가 성소수자를 내세운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상대를 바라보는 마음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된 마음이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즐거움을 담았다고 설명합니다.

‘롤라’은 남성다움을 요구받으며 권투선수가 되기를, ‘찰리’는 가업 승계를 원하는 각자의 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환경에서 다르게 살아온 둘은 비슷한 고뇌를 나누며 서로를 받아들이는데요. 특정 인물이나 정체성이 아닌 나와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 나아가 이루어진 화합이 연출진이 나누고자 한 메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극장 라이브 무대 VS. 🎬영화관 뮤지컬 실황

옥수수 여러분은 혼밥이나 혼영(혼자 영화보기) 등을 즐겨하시나요? 묘나는 명예 뮤덕답게 (당연히) 뮤지컬 공연이 있는 곳이라면 혼자라도 무조건 달려가는데요. 공연장 이외의 식당이나 영화관, 여행 그 어디든 혼자 가느니 집에서 책이나 넷플릭스 보는 집순이 그 자체입니다. 그런 제가 혼자 영화관을 찾은 역사적인 날이 바로 <킹키부츠> 관람일이었습니다.

공연장의 열기가 그리워지는 요즘, 관객들의 함성까지 그대로 담은 실황을 영화관에서 보는 시간은 소중할 따름이었는데요. 같은 작품을 라이브 무대와 스크린을 통해 만나본 덕에 서로 다른 관람 경험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실 극 초반에는 스크린이 쏴주는 화면에 몰입하기가 어려웠는데요. 묘나가 생각하는 뮤지컬 무대의 백미는 무대 중심에서 가창을 하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무대 뒤편 보일듯 말듯한 앙상블의 깨알 연기나 의상, 소품 등이기에 주인공을 중심으로 갇힌 시야가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반면, 저의 시야를 한껏 좁힌 클로즈업 앵글은 현장 공연에서는 볼 수 없던 주인공들의 눈망울과 감정에 함께 젖어들 수 있게 했는데요. ‘찰리’와 ‘롤라’가 서로의 이야기를 고백하며 공감을 나누는 넘버 ‘난 아버지가 원하던 아들이 아냐(My Father’s Son)’에서는 두 배우의 촉촉한 눈가가 관객의 마음까지 적시는 듯했습니다. 

현장 공연을 즐기던 시절을 추억 속에서 꺼내와야 하는 요즘, 웨스트엔드 극장을 가득 채우며 폭발적인 호응을 보내는 관객들의 모습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관객들의 환호 소리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옛날 TV 방청객 효과음 같았달까요. “와↗↗ 오~~ 아↘”) 커튼콜 때 터지는 꽃가루 속 기립박수로 화답하는 관객들의 밝은 얼굴을 보니 그리웠던 공연장을 되찾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커튼콜(curtain call) : 공연에서 배우나 가수 연출가가 나와 관객과 인사하는 것.

👠 2022년 7월 국내 공연 소식

묘나는 뮤지컬의 커튼콜과 함께 스크린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마음으로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엔딩곡 연주가 끝날때까지 공연장을 뜰 수 없었던 뮤덕의 무거운 발걸음을 오랜만에 느낀 날이었는데요. 최소한 2주 이상의 상영 기간을 예상(<기대<소망)하며 N차 관람에 대해 불태운 열의가 무색하게 한주만에 전국 3개 상영관, 하루 단 1 타임 상영으로 관람 기회가 사라졌더군요. 오랜만에 만난 뮤지컬인지라 당혹스러울 정도로 크나큰 아쉬움이 몰려왔는데요. 그 마음을 달래줄 반가운 공연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뮤지컬 <킹키부츠>가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는 소식인데요. CJ ENM은 이미 올 해 초, 2022년 뮤지컬 라인업에 <킹키 부츠>를 공개하며 국내 5번째 시즌을 예고했습니다. 브로드웨이 개막 이후 CJ ENM의 첫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작품으로 국내초연한 <킹키 부츠>는 2020년, 이미 한국 누적 공연 300회를 기록하며 두터운 국내 팬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더 길게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올 하반기 극장에서 더 진하게 만날 기대감으로 달래봅니다😻

👠나를 인정해 줄 곳은 여기, 가장 가까운 곳

인물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며 극을 아름답게 이어가는 <킹키 부츠>의 넘버들은 작곡가로 참여한 신디 로퍼의 작품들인데요. 강렬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독특한 춤과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하이톤의 목소리로 한때 마돈나와 팝의 여왕 자리를 겨루던 그녀는 불우한 환경부터 최고의 갑부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삶의 이야기를 안고 있기도 합니다. 신디 로퍼는 이 작품으로 당시 토니어워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작곡가 수상자가 되며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는데요. 수상 소감에서 자신을 받아준 브로드웨이에 감사함을 드러낸 그녀는 한 인터뷰를 통해 한때 자신의 존재가 “오즈의 마법사 속 도로시"와 같이 느껴졌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어디선가 내가 인정 받을 곳을 찾아나서겠지만, 어쩌면 우리가 놓친 곳은 바로 우리집 뒷마당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영예로 가득해보이는 신디의 삶은 인정받기 위한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하는데요. 인정받기 위해 남들의 시선과 기준에 나를 맞추고, 그런 나를 받아들여줄 곳을 찾아 우리의 시선을 너무 멀리 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인터뷰였습니다. 

봄도 좋지만 지금도 겨울을 기다리는 묘나와 함께한 ‘나를 발견하고 인정하기’ 여정은 어떠셨나요? 평온한 날에도, 몸과 마음이 축축한 날에도 나는 내 자신을 가장 먼저 인정해주고 사랑하여 조금은 더 행복한 순간들이 넘쳐나길 바랄게요!

롤라가 전하는 행복을 위한 6단계와 함께 잘난 모습도 못난 모습도 ‘이게 나야!’라고 유쾌하게 외치는 하루 되세요. 

1️⃣ 솔직하기 2️⃣ 뭐든 도전하기 3️⃣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4️⃣ 찬란하게 사랑하기 5️⃣ 나 자신을 믿기 6️⃣ 마음을 바꾸어 세상을 변화시키기  JUST BE! Who you wanna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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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   윤프🤴 / 영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