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영화인 극한 직업 탐구] - Greensman이란 무엇인가?🌳

 [특집: 영화인 극한 직업 탐구🍿]- Greensman이란 무엇인가?🌳

By 영평🏃🏻‍♀️

구독자님, 그린맨, 혹은 그린즈맨이라는 영화 프로덕션 직무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국내에서는 특히 더 생소한 크레딧이라,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많을것 같습니다. 혹은 그린 스크린을 많이 사용하는 CG나 VFX쪽 직무라고 유추하실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Greensman이란 사실, 프로덕션에서 사용되는 모든 '초록색'을 렌탈하고 배치하고, 또 관리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여기서 '초록색' 물건에 포함되는 것들은 영화 속에 배치되어있는 식물, 넓게는 조경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영화속 공간에 배치되는 풀, 꽃, 나무등을 재배하고 관리하며, 가령 정원이 나오는 씬이 있다면 돌의 배치같은것 까지 포함되는 것이죠. 개별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주로 미술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게는 영화 속 주인공의 방에서 작게 키우는 식물부터, 크게는 저택의 대정원, 혹은 숲까지 만들어내는 역할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Greensman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세트 디자이너가 되기도 하죠. 

프리 프로덕션 - 사전 조사, 영화 속 자연에 대한 그림🌴

Greensman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프로덕션 디자이너, 세트 데코레이터, 특수효과팀과 주로 밀접하게 소통하며 영화의 자연 환경에 대한 감독의 비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여러가지 사전 조사를 실시합니다. 

어떤 씬에 어떤 식물이 필요할 것인지 생각하고, 미술팀 예산이 확정되어 프로덕션 디자이너에게 컨펌을 받은 이후에는 필요한 식물들을 가용되는 예산 범위 내에서 알아봐야하죠. 

프로덕션 - 식물 관리,세팅에 집중 🪴

프로덕션 기간에는 주로 많은 육체 노동이 필요한 편입니다. 사실 영화마다 Greensman이 몇 명 정도 있으면 좋겠지만, 있어도 거의 한 명 뿐이거든요. (예산이 엄청나게 큰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세 명 정도가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혼자서 나무를 옮기거나, 땅에 나무를 심을곳을 파거나, 꽃에 물을 주거나, 식물을 이동하는 일 모두 거의 혼자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촬영 때문에 빌려온 식물들을 다시 렌탈샵에 반납하는 일까지요. 

Greensman은 콜타임이 가장 이른 스탭 중 한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촬영이 시작 되기전, 세트에 누구보다도 빨리 도착해서 식물들의 상태는 괜찮은지 살펴보아야하죠. 필요할 경우, 세팅을 다시하기도 하고요. 

로케이션에 따라 상이한 편이지만, Greensman은 매 촬영에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야외 촬영의 경우 안전에도 책임이 있는 편입니다. 큰 식물이나 덤불, 나무로 인한 부상이 없어야하는 것까지 Greensman의 책임 범위입니다. 가령 Greensman이 제대로 심지 않은 나무가 쓰러지거나 해서 스탭이나 배우가 다칠 경우,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이 생기는 것입니다.

저예산 영화의 경우 주로 세트 데코레이터가 Greensman의 역할까지 부담합니다. 

Greensman에 요구되는 역량과 자질은?🍃

대학 졸업장이라던가 하는 학력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조경 디자인이나 식물, 원예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더할나위 없겠죠?

혹은, 세트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한 분들이 점점 식물과 원예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직무를 확장해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Greensman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분들이 프로덕션 디자이너나 세트 디자이너가 되기도 하구요. 

Greensman - 극한 직무 살펴보기 🌳

이전 뉴욕 타임즈에서 소개했던 Greensman 직무의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니콜 키드먼과 잭 블랙 주연의 2007년 작품 <마고 앳 더 웨딩> 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니콜이 나무에 올라가는 장면이 있었죠.

그런데 사실 이 나무는 촬영지로부터 2마일 떨어진곳에 위치해있었습니다. 

그래서 Greensman은 이 나무를 특별한 선박과 바지선을 사용하여 옮겨와야했죠. 

나무를 옮겨와서는 콘크리트 패드에 다시 심었습니다.

여배우가 나무 위로 높이 올라가는 장면을 찍어야했기에, 보험회사와 스턴트 팀과도 많은 소통이 필요했습니다. 니콜 키드먼이 나무에 올라가다가 떨어지게될 경우에는 스턴트 팀의 관할이되겠지만, 만약 니콜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나무가 넘어진다면? 그건 Greensman의 책임이 되는것이죠. 

다음으로는 2018년 넷플릭스 시리즈 <Maniac>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엠마 스톤 뒤로 초록초록한 식물 공간이 보입니다. 이 프로덕션의 Greensman을 담당했던 Ginny Walsh의 작업입니다. 

일본 아티스트,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그림에서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받았죠. 왼쪽에 보이는 나무는 약 76cm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절벽들은 인공 소재를 조각해서 만든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나무들은 화분같은것에 담아 지탱할 수 있게 한 다음에, 구멍을 조금 파서 보이지않게 숨겼죠. 

이 작은 식물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나머지, 제작진은 곳곳에 이렇게 식물을 배치해버렸다는 후문이...

또다른 TV 시리즈, <Pose>를 살펴볼까요?

이 장면은 뉴욕의 이른 봄이라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촬영은 2월에 진행되어야 했고, 2월의 뉴욕에는 혹독한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었죠. 

그리하여 Greensman이었던 Michael Thompson과 그의 팀원들은 촬영지 주변의 눈을 삽질(ㅜㅜ;;)해내고...

4월은 되어야 피어나는 개나리를 공수해왔습니다. 

그리고 여기 보이는 벚나무도 촬영을 위해 가져온것인데, 꽃잎은 하나 하나 수작업으로 붙인것이라고...(!!!)

마지막으로 2004년 작품, 영화 <스텝포드 와이프>를 살펴보겠습니다. 역시 니콜 키드먼이 나오는 영화죠. 

이 영화의 Greensman을 담당한 Will Scheck은 시간에 쫒기는 고통을...(ㅠ;)이겨낸 것 같습니다. 

일단 화면 뒷쪽에 보이는 붉은색 꽃인 베고니아와 파란색 꽃 수국을 모두 가져왔구요. 

극 중 니콜 키드먼의 캐릭터가 이사오게 되는 이 저택의 꽃들은 사실 실크로 만들어진 조화입니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위 정원의 차 진입로에 25그루의 벚나무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여...(휴우) Will은 6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 나무들을 하루만에 심어버렸죠. 

또, Will과 그의 팀은 위 화면의 로케이션을 셋팅하는데에 딱 한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고합니다. (일촬표 누가 짰냐고 으엑) 카메라는 1시간 후에 도착한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죠? 그래서 이 꽃들은 사실 실제로 뿌리까지 심어지지 않고 살포시 놓인 상태로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지탱해주는 화분 같은 장치를 교묘히 숨긴것이죠. 앞의 꽃은 뒤의 꽃에 숨기고, 뒤의 꽃은 덤불 사이에 교묘하게요. 

그렇습니다, 구독자님. 영화 한편을 제작하는데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의 피+땀+눈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크레딧에서 Greensman을 본다면? 위와 같은 노고를 생각하며 박수를 쳐주는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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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   윤프🤴 / 영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