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1] 🍄 이 겨울이 가기 전, 마지막 동해 겨울바다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로이🍄입니다. 어떻게 잘 지내셨어요? 저는 지난주에 가족과 함께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이번엔 새로운 가족이 한 명 늘었는데요. 바로 동생의 남편이었답니다. 아직 어색한 사이라 과연 해외여행이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마음을 많이 써준 동생 남편 덕분에 즐거운 여행을 하고 왔어요. 그러면서도 마음 속에 다짐 하나를 했지요. 다음엔 무조건 부모님만 따로 패키지 여행을 보내드리리라...

무더운 베트남을 생각했던 것과 달리 1월의 베트남 하노이는 너무너무 추웠어요. 하노이 사람들도 지난주가 너무 추웠고 심지어 추위로 사망하는 사례까지 벌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이 더 더울 정도 였어요. 알다가도 모를 이번 겨울 날씨입니다. 마땅히 추워야 할 곳이 춥지 않고, 더워야 할 곳이 덥지 않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요? 

베트남 여행 중에도 음악 듣기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최근 새롭게 발견하고, 다시 만나서 반가운 노래들이 몇곡 있었거든요. 여러분들께 얼른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 PRIIISM이 계속해서 우리 취향에 맞는 음악들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조만간 콜리🥦, 숑🌻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더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볼게요. 그럼 오늘도 노래 추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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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동해

마음이 허전해 고독을 씹고 싶을 때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 풍성한 마음으로 훌쩍 떠날 때나 동해로 떠났다.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2시간 강릉에 도착해 강문해변으로 곧장 갔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동해 바닷물은 파랗다. 파랗게 철썩이는 파도를 그저 바라보면 고독했던 마음도, 풍성했던 마음도 차분해진다. 싸르르 파도에 흐트려지는 모래알 소리는 부산했던 심정을 빗질해 주는 것만 같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동해>를 듣고 내 마음 같아서 너무 반가웠다.

애정하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지난 11월 정규 5집 [1969]를 발표했다. PRIIISM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페스티벌에서 그들을 처음 만났고 홍대의 라이브클럽 <채널1969>에서 구남의 공연을 자주 즐겼다. 이번 앨범 이름은 바로 그 장소 <채널1969>에서 땄다. 녹음도 <채널1969>에서 했다고 한다. 그것도 옛 밴드 선배들이 하던 방식을 따라 밴드 멤버 전체가 모여 ‘원테이크'로 했다고. 

점점 홍대 밴드 음악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것 같은 시대. 그들이 추구하는 방식도 음악도 점점 옛것이 되어가는 걸까. 안 그래도 구수했던 그들의 사이키델릭한 감성이 유독 이번 앨범에서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1번부터 찬찬히 트랙을 들어본다. 역시 어느 하나 빠짐없이 구남 다워서 좋다. 구남은 아직 불발되지 않았다고 믿는다. 꼬여버리지 않았고 우직하게 자기 것을 하는 것에 감사하다. 멋대로 돌아가는 세상에 계속해서 구남만의 길을 보여주길 바란다. 

🍄 Wasia Project - Impossible

회사 사무실엔 늘 배경음악이 틀어져 있다. 사무실이 너무 적막한 것 같아서 음악을 틀어놓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업무에 집중이 안 돼서 별로다. 누가 제대로 큐레이션하는 것도 아닌 제멋대로인 음악이 나오니 더더욱 방해만 된다. 그래서 진짜 이상한 음악이 나오면 직접 꺼버릴 때도 있다. 조만간 음악 틀지 말자고 건의할 생각이다. 그런데 이번 주엔 사무실에서 아무렇게나 송출되는 음악으로부터 좋은 음악을 발견했다. (일하면서 들리는 배경음악으로부터 새로운 음악을 발견한 것은 좋은 일일까 아닐까?)

Wasia Project는 잉글랜드 태생의 남매 윌리엄 가오 하디(William Gao Hardy)와 올리비아 하디(Olivia Hardy)로 구성된 듀오 그룹이다. 2000년대생인 두 사람은 아시아(중국) 혼혈이라는 정체성답게 어린 시절 서양의 클래식과 아시아 스타일의 클래식을 각각 배우고 마침내 Wasia Project에서는 이를 재즈팝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남매인 데다가 스스로 프로듀싱을 하면서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악동뮤지션'과 많이 닮았다. 오빠인 윌리엄은 이미 넷플릭스 드라마 <Heartstopper>로 스타로 올랐다.

업무 중 내 귀를 사로잡은 노래 <Impossible>은 동생 올리비아가 지은 노래다. 운율이 돋보이는 가사와 노래가 계속될수록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극적인 감정선이 매력적이다. 음원도 좋지만, 리버풀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라이브 세션 버전을 들어보자. 너디(nerdy)함과 풋풋함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마지막 트럼펫 연주는 오리지널 음원에서 들을 수 없는 보너스다. 여담이지만 PRIIISM도 언젠가 저렇게 조그마한 스튜디오에서 아티스트들을 노래하게 하고 싶다. 꼭 그런 날이 오길!

🍄 모스크바서핑클럽 - Surfing in the Void

처음 이 앨범 [짙은햇살]으로 모스크바서핑클럽 보컬 정기훈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 같기도 하고 Pet Shop Boys의 닐 테넌트(Neil Tennant) 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트랙을 들었을 때도 그런 느낌을 지울 순 없었지만, 훵크부터 프로그레시브, 블루스, 그리고 사이키델릭까지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흥미로운 음악들에 이러한 보컬의 음색이 더해지자 도리어 호감으로 다가왔다.

장르적 다양함이 종합선물세트 같은 즐거움을 선사하던 중 가장 귀에 박히는 트랙은 <Surfing in the void>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 다음 노래들은 뭘까. 전작 데뷔앨범 [저공비행]은 어떤 곡들로 구성된 앨범일까.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들일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런 노래다. 이른바 후킹(hooking)이 되었다고 할까.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는지 아니면 한가지 특색으로 수렴될는지 지켜보고 싶다. 무작정 DM으로 던진 제안으로 김오키와 협업하기도 했다. 좌충우돌 성장세가 한눈에 보여 앞으로 어떻게 또 변할지 계속 찾아 듣고 싶은 밴드다. 조사(!)를 해보니 멤버 네 명 모두가 내향형(I)이라고 한다. PRIIISM과 너무 잘 맞지 않은가? 그렇다면 무작정 응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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