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0] 🥦 느슨해진 고막에 기강 잡으러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콜리🥦입니다. 해가 바뀐 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일 년 어떻게 시작하고 계신가요. 저는 '공사다망'이란 말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주말마다 가족 행사, 신년 모임들이 있었고요. 대부분에 해당되는 말씀일 것 같은데 연말정산과 세금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공적으로는 몸 담은 조직에 크고 작은 일이 있었어요. 분위기가 어수선한 감이 있지만 저로선 중요한 일을 본격 시작할 때가 다가온지라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신년 모임 중에 서로의 취향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어요. 반 년마다 모여서 음악, 책, 영화, 장소, 소비 등 갖가지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소나무 같은 한 친구가 의외의 근황을 전하지 뭐예요. 글쎄 요즘 출근할 때 록을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인즉 출근길에 으쌰으쌰 힘을 내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지기지기 자가자가' 하는 걸 예전엔 왜 듣지 했는데 이제 좀 알 것 같다면서요. 그러면서 몇 곡을 들려줬는데 과연 힘 있는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곡들이었습니다.

록 애호가로서 저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죠. 옆자리 친구들과 함께 이 곡 어때, 저 곡 어때 하며 록 음악을 읊어댔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재생 목록을 꾸리려는데 요즘 너무 잔잔한 곡들만 듣고 있더군요. 앞서 말했듯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으니 파이팅 해야하는데 말이죠. 이참에 재생 목록을 대대적으로 갈아치웠습니다. 마침 새해기도 하겠다, 불끈 힘낼 수 있는 곡으로 이번 PRIIISM을 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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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allica - Fuel

보컬 음색이며 악기 소리며, 기운찬 느낌을 뿜어내는 뮤지션들이 있다. 그러한 뮤지션 목록을 만든다면 메탈리카(Metallica)를 빼놓을 수 없다. 헤비 메탈(Heavy Metal) 특유의 직진성에 더해 보컬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의 우렁찬 샤우팅을 듣고 있으면 없던 기운도 솟아나는 것 같다. 귀로 때려 넣는 각성제랄까. 메탈리카는 데뷔 40년이 넘은 지금도 최고의 메탈 밴드로 군림하고 있다. 유명한 곡이 너무나도 많다. 이번에 소개할 곡은 1997년작 [Reload]에 수록된 <Fuel>이다.

곡을 틀어봤다면 이미 느끼셨을 텐데 <Fuel>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Gimme fuel, Gimme fire, Gimme that which i desire!"하고 제임스 헷필드가 우악스럽게 시동을 걸면 라스 울리히(Lars Ulrich)의 드럼부터 기타, 베이스가 일제히 내달린다. 질주다. 스포츠 카보다는 육중한 SUV나 트럭이 어울려 보인다. 나는 <Fuel>을 헬스장 갈 때 자주 골라 듣는다. 성큼 성큼 걸어가면 근육이 달아오른다. 들지 못하던 무게도 번쩍 들 수 있을 것 같다.

🥦 Kings Of Leon - Find Me

메탈리카 <Fuel>이 육중한 차를 탄다면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의 <Find Me>는 두 발로 내달리는 것 같다. 시작은 신시사이저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어스름을 표현한 것 같다. 잠을 깨우는 것은 드럼이다. 속도감에 심장이 빨라진다. 기타 리프가 연주되고 베이스가 합류하면 준비가 끝난다. 신시사이저가 '위잉'하고 출발 신호를 보낸다. 모든 악기 총 출동, 남은 것은 보컬이다. 두툼한 덩치에 털 수북한 상남자가 떠오르면서도 어딘가 연약해보이는 케일럽 팔로윌(Caleb Followill)의 음색은 분명 킹스 오브 리온의 최대 매력이다.

킹스 오브 리온은 치킨으로 유명한 미국 남부 내슈빌(Nashville) 출신이다. 멤버 이름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 이들은 '팔로윌' 가문 형제들이다. 음악에서 개러지 록(Garage Rock), 서던 록(Sounthen Rock), 컨트리(Country) 등 여러 장르가 묻어난다.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덜 알려져서 한 번도 내한 공연을 가진 적이 없지만, 2008년작 [Only By The Night]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유수의 록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오르기도 했다. <Find Me>는 2016년 발매되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 [Walls]에 수록되어 있다.

🥦 Led Zeppelin - Black Dog

이런 소리를 내는 '검은 개'라면 분명 그 녀석은 사나울 것이다. 마치 야수의 울부짖음 같달까. 이 목소리의 주인공 로버트 플랜트가 풍성하고 긴 금발을 휘날린다는 점까지 떠올리면 개보다 사자가 어울려 보인다.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Black Dog> 이야기다. 이 곡의 압권은 역시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이지만 곡의 구성도 흥미롭다. 보컬이 선창을 하면 기타, 베이스, 드럼이 후창으로 화답한다. 블루스(Blues) 음악에서 자주 보이는 형식인 'Call and Response'다. 그냥 주거니 받거니 정도로 여기면 곤란하다. 잘 들어 보면 악기들 박자가 복잡하다. 보컬이며 연주며 <Black Dog>은 커버하기 매우 어려운 곡으로 꼽힌다.

<Black Dog>는 1971년 발매된 레드 제플린 4집 포문을 여는 곡이다. 상상해보자. 당시는 음원은 고사하고 CD도 상용화되기 전이다. 흔히 'LP'로 부르는 바이닐(Vinyl)로 음악을 들었던 때다. 앨범을 레코드판에 올려놓으면 정적을 깨는 소리가 <Black Dog>다. 첫인상이 그야말로 강렬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 앨범 네 번째 곡은 그 유명한 <Stairway To Heaven>이다. 이러니 앨범이 흥행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무려 3,700만 장이나 팔려서 레드 제플린 작품 중에선 물론 첫 번째요, 대중 음악 전체를 통틀어서도 6번째로 많이 팔린 음반으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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