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9] 🍄 비상! 당신의 귀를 구조해줄 음악 3가지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콜리🥦가 섬머소닉 페스티벌을 소개하면서 무더운 여름을 이야기했는데, 한 주 만에 비와 함께 여름이 끝나버린 느낌입니다. 저는 심지어 긴팔 셔츠를 꺼내 입기 시작했지요. 사실 최근 직장을 옮기면서 너무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정신없이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뻔했답니다. 시간은 기다림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데, 아무리 바빠도 그저 이 시간을 흘려보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여러분은 음악을 들을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저는 가사를 잘 살펴보고 어떤 의미와 내용이 담겨있는지 확인하곤 하는데요. 외국 노래라고 해도 한 번쯤은 가사를 살펴본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냥 가사의 의미와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냥 소리 그 자체를 듣고 싶기도 해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주변에 흘러나오는 소음을 막고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정신을 어디 먼 곳으로 보내고 싶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출퇴근하면서 소리 듣기에 집중하면서 즐기는 음악을 몇 가지 골라왔습니다. 사실 저도 무슨 뜻인지 제대로 찾아보진 않았어요. 일단 우리 함께 사운드를 즐겨보고 그다음 가사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찾아보는 즐거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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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d High Club - Homage

영화 <라붐> 속 전설의 명장면을 기억하는가. 안타깝게도 이름은 회자되지 않는 남자 주인공이 클럽에서 여자 주인공 ‘소피 마르소’에게 헤드폰을 씌워주는 순간, <Reality>가 흘러나온다. 그 순간 Reality는 사라지고 오직 음악만이 남는 unreality, ideality가 펼쳐지는데, Mild High Club의 음악을 들으면 그러한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이어폰을 끼고 헤드폰을 쓴 다음 이들의 음악과 함께 잠시 이 세상에서 벗어나 보자.

이름처럼 high한 음악을 하는 이들은 미국에서 결성된 사이키델릭팝 그룹이다. 장르에 걸맞게 난해한 음악 스타일과 뮤직비디오가 흥미로운데, 그중에서도 2016년 발매된 2집 [Skiptracing]을 추천한다. 이들의 첫 앨범 [Timeline(2015)]는 나에게는 난해한 것에 더해 혼란스럽기까지 해서 쉽지 않은데, 2집은 조금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가장 선호하는 곡은 타이틀이라고 볼 수 있는 <Homage>로 사이키델릭에 낭만 한 스푼을 곁들인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본래 이번 주말에 있을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로 내한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프론트맨인 알렉산더 브레틴(Alexander Brettin)의 건강 문제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아쉽지만 건강을 잘 회복해서 꼭 만날 수 있길 바란다.

🍄 George Duke - Corine

시티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대부분 7080 미국 흑인 음악 역시 좋아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좋아하는 시티팝은 이 시대의 퓨전 재즈, 펑크 등의 음악 영향을 받았으니까. 오늘 소개할 조지 듀크(George Duke)의 앨범 [Follow the Rainbow(1979)]를 들어보면 시티팝 감성의 기원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ay That You Will>이나 <Straight from the Heart>, <Sunrise> 같은 곡들이 그러하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시티팝과 펑크(Funk)가 골고루 조화롭게 섞여 있다고나 할까.

그중에서도 내가 추천할 가장 좋은 곡은 <Corine>이다. 6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가사 없이 연주와 코러스로만 이뤄진 곡이지만 가장 편안하게 몸을 맡길 수 있는 곡이다. 기분이 영 좋지 않거나 새로운 환기가 필요하다면 이 노래로 구조를 받아보자. 둠칫둠칫 살랑살랑 몸을 흔들어봐도 좋겠다. 음악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 긴급구조를 위해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니까.

🍄 Clay and Friends - Bouge ton thang

마지막으로 소개할 밴드는 캐나다 퀘벡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밴드 클레이 앤 프렌즈(Clay and Friends)다. 힙합, 소울, 펑크(Funk),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크로스오버하는데, 딱히 장르를 구분 짓지 않는 자유분방한 음악을 추구하는 것 같다. 음악 스타일처럼 뮤직비디오도 재미있고 산만하고 이상한데, 퀘벡이라는 정체성 때문인지 괜히 프랑스 예술 영화나 광고를 보는 느낌도 든다.

이 팀을 이끄는 건 팀명에서도 볼 수 있듯 프론트맨 마이크 클레이(Mike Clay)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노래와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재능꾼이다. 예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퀘벡 출신의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지역, 문화적 정체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노래에도 마지막에 "C'est le funk du Québec." 이라고 말하는데, 자신들의 노래가 퀘벡 펑크라는 높은 자부심과 동시에 출신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지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Going Up the Coast>가 유명한 듯한데, 오늘은 내가 이들을 가장 먼저 알게 된 곡인 <Bouge ton Thang>을 소개한다. "그냥 몸을 흔들어!"라는 의미를 가진 노래인 만큼 아무 생각 없이 들으며 신나게 움직이기 좋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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