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수업 시작합니다
대표 인터뷰나 기자 미팅을 앞두면 미리 확인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숫자입니다.
"매출은 어디까지 이야기할까요?"
"올해 목표도 공개해도 될까요?"
"현재 고객사 수는 말해도 되나요?"
특히 비상장기업이나 스타트업은 고민할 것이 많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말해도 되나?"
"아직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는데?"
"목표치를 말했다가 못 달성하면?"
"경쟁사도 볼 텐데?"
"투자자와 이야기한 숫자와 다르면 어떡하지?"
그래서 정확한 매출액 대신 전년 대비 성장률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고객 수나 거래액 같은 다른 사업 지표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기업에 따라서는 EBITDA처럼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를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자 입장에서는 매출이나 고객 수, 계약 규모 같은 숫자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실제로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사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발표한 성과가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갖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기자가 물어본 숫자를 모두 이야기해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공개하고 무엇을 공개하지 않을지, 기자를 만나기 전에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오늘은 기자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숫자를 물어봤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기자가 숫자를 물어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인터뷰나 기자 미팅을 하다 보면 회사가 공개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얼마인지, 이번 계약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현재 고객사는 몇 곳인지, 올해 목표는 얼마인지 등을 묻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일부러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묻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이 잘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만으로는 회사의 실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자에게 숫자는 회사의 주장에 근거를 더해주는 정보입니다.
특히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거나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면 기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묻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매출은 얼마인가요?"
"몇 곳에서 몇 곳으로 늘어난 건가요?"
PR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보다 기자가 왜 이 숫자를 궁금해하는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기자를 만나기 전에 '어디까지 말할지' 정리해두세요
기자가 궁금해한다고 해서 회사가 모든 숫자를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상장기업이라면 외부에 공개할 의무가 없는 정보도 많습니다. 경쟁사가 알게 되면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숫자도 있고, 고객이나 파트너와의 계약 때문에 공개하기 어려운 정보도 있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목표나 계획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자를 만나기 전에 숫자를 한번 정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대표 인터뷰를 준비할 때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홍보담당자가 기자관계를 위해 기자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와 만나 회사와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나옵니다.
"요즘 매출은 어느 정도 나오나요?"
"올해 목표는 얼마예요?"
"현재 고객사는 몇 곳 정도 되나요?"
"이번 계약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정식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이때 홍보담당자는 회사를 대표해서 기자를 만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든 숫자를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확인이 필요한 숫자라면 "확인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면 됩니다.
다만 기본적인 사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예상할 수 있는 질문에도 답변이 흔들린다면, 기자에게 '이 담당자는 자기 회사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가?'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홍보담당자는 기자에게 회사의 첫 번째 창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자 미팅이나 대표 인터뷰 전에는 최소한 숫자를 세 가지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① 공개해도 되는 숫자
- ② 공개하지 않을 숫자
- ③ 질문이나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숫자
대표가 인터뷰를 한다면 이 기준을 사전에 함께 확인해야 하고 홍보담당자가 직접 기자를 만난다면 자신이 먼저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재무나 IR, 사업부 등 관련 부서와도 기준을 맞춰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같은 회사에서 사람마다 다른 숫자를 이야기하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대표가 이야기한 숫자와 IR에서 설명한 숫자가 다르거나, 이전 인터뷰에서 공개한 수치와 이번에 이야기한 수치의 기준이 다르면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해집니다.
그래서 숫자는 얼마를 말할 것인가만큼 어떤 기준과 시점의 숫자를 말하는가도 중요합니다.
3️⃣ 숫자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설명할지도 준비해야 합니다
매출액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회사가 아무 설명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지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 대신 전년 대비 성장률을 설명할 수도 있고, 고객 수나 계약 건수, 거래량, 해외 매출 비중 등 사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숫자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구체적인 매출액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전년 대비 ○○% 성장했습니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현재 ○개 기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처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아 보이는 숫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숫자를 찾는 것입니다. 매출은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성장률만 강조하거나, 실제 사업 성과 대신 특정 재무지표만 반복해서 강조하면 오히려 추가 질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기자가 알고 싶은 것은 결국 같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사업은 실제로 어떻게 되고 있는가?"
숫자를 공개하지 않을수록 그 질문에 무엇으로 답할 것인지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4️⃣ 한 번 공개한 숫자는 다음 질문의 기준이 됩니다
숫자를 공개할지 말지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결정이 아닙니다.
한 번 공개한 숫자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점이 됩니다.
올해 매출을 공개하면 내년에는 성장률을 묻게 됩니다. 고객 수를 공개하면 다음 인터뷰에서는 얼마나 늘었는지 물을 수 있습니다. 목표를 이야기했다면 나중에는 달성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숫자를 공개한다는 것은 그 순간의 정보를 하나 내놓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질문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공개하지 않는 선택도 반복되면 하나의 메시지가 됩니다. 특히 이전에는 매출이나 고객 수를 적극적으로 공개했던 회사가 어느 순간부터 정확한 숫자 대신 성장률이나 다른 지표만 이야기한다면 기자는 그 변화를 알아차립니다.
"왜 이제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나요?"
"지난해에는 공개했는데 올해는 이유가 있나요?"
이런 질문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개하기 어려운 숫자를 억지로 밝혀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으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공개하든 공개하지 않든, 오늘의 선택이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숫자를 공개할지 결정할 때는 지금 기사에 어떻게 나올지만 보지 말고, 앞으로도 이 숫자를 계속 설명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Q&A
Q. "이건 기사에 안 쓰시는 조건으로 말씀드릴게요"라고 하면 안전할까요?
오프더레코드는 기자와의 신뢰를 전제로 한 약속이지, 공개를 막아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고, 같은 내용이 다른 경로로 확인되면 보도될 수도 있습니다. 기사에 나가면 곤란한 숫자라면 오프더레코드를 믿고 말하기보다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기자가 계속 숫자를 물어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공개하지 않기로 정한 정보라면 질문이 반복된다고 해서 답변 기준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공개 가능한 다른 정보가 있다면 기자가 회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함께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터뷰 현장에서 당황해 숫자를 이야기한 뒤 나중에 "그 부분은 기사에서 빼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Q. 경쟁사도 기사를 볼 텐데 숫자를 공개해도 괜찮을까요?
경쟁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숫자라면 공개하지 않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경쟁사가 볼까 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숫자를 닫아두면 회사의 성장을 설명할 근거까지 사라집니다. 경쟁에 민감한 숫자와 회사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숫자를 미리 구분해두면, 공개 여부를 그때그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PR 한 줄 팁
숫자를 공개할지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결정하지 마세요. 무엇을 공개하고, 무엇을 공개하지 않을지 회사의 기준부터 미리 정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