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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시즌 2

시즌 1 (23.10~24.05)

[프로브톡 96화] 이랬다 저랬다.... ③

2024.05.10 | 조회 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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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일하는 조직과 개인의 경험을 나눕니다

예전에 빠듯하게 행사마다 번번이 전날 메뉴를 바꾸거나 식당을 취소하고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곤 했어요. 대규모 식당을 서칭하고 예약하는 게 쉽지 않을 때도 있고 이미 예약한 건을 취소할  욕을 듣기도 합니다만 윗분들은  쉽게 일정과 장소를 변경하곤 했습니다. 그냥 이게  나을  같다는 이유로요. 

 두 번이었냐 하면 아니요.  년을 그랬죠. 매번 짜증과 화가 솟구쳤지만  해냈습니다. 실무자들끼리 이런 말을 하곤 했어요. 누가 하나 크게 펑크라도 내야 정신 차릴까라고요. 매번 아무리 빠듯하게 번복해도 해내니 저러시는 거라고. 


변덕스러운 리더의 말, 불행히도 이런   번뿐일 때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반복되고 그래서 감정이 누적됩니다. 이 말은 리더탓을 해봐야 구성원 입장에서는 고스란히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단 얘기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성격하고   하는 사람이라 해도 사표   아니라면 어느  이상을 넘긴 어렵습니다. 그러니 리더가 아차 싶을 정도로 피드백을 정확히 주지 못한 채로 찜찜한 상황이 축적되어 갑니다. 

이게 조직의 생리(?)이고 그래서 회사 생활 중의 다양한 화남은 영원히 반복될 것만 같은지도요.  

지난 레터의 리더의 변덕도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는 데에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인성과 능력의 문제는 바꿀 수 없다면 빨리 떠나는 것도 방법이라 말씀드렸는데요. 그 외에는 리더가 좀 더 신경 쓰고 알아서 먼저 말해주기만 해도 해결되는 게 대부분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리더십 만능주의가 갈수록 심화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트렌드에 따라 용어가 좀 다르게 바뀌고 톤이 달라지긴 해도 리더십 관련 책이나 강의들의 내용은 수십 년 전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죠. 그런데 요즘은 이전보다  리더십이 강조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리더의 권한보다 책임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진  같거든요. 그만큼 리더에게 요구하는  많아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조직에서 리더의 영향력이 많은 것을 가른다고는 해도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성원일 겁니다. 리더가  이끌어가는 만큼이나 구성원의 팔로워십이 중요한데 언젠가부터 일잘러라는 글들이 퍼지며 개인 차원의 브랜딩과 인정이   강조되는  같아요. 팔로워로서 리더가   일할  있게 하는 역할과 책임은 다소 간과된  말이죠. 경험상 팔로워십 없는 특출난 리더십은 없어요. 

수요일 레터에서 팔로워의 역할과 책임을 언급했었는데요. 네, 내가 알아서 먼저 챙기고 확인하고 공유하는  최선이긴 합니다. 리더의 역할만큼이나 팔로워와도 서로 손뼉이 맞아야 해요. 

그 외엔 증거라는 얘길 드렸었죠. 이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방법인데 바로 증거를 기록하고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월요일 레터에서 단순히 증거를 모으고 이걸로 들이밀면  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이걸 잘못 쓰면 파국으로 치닫기만   있거든요. 회의록을 남기라 하지만 막상 귀찮아하며 스킵할 때도 많고, 메모도 잘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만 리더가 변덕스럽다 느꼈다면 이건 담당자들이 알아서 남겨야 합니다. 전자결재, 이메일, 메신저, 회의록  텍스트화해서 기록하고 반드시 기록한  확인을 위해 공유하는 단계를 거치셔야 해요.  경우엔 면담을 해도  내용을 써머리 해서 면담대상에게 이메일이나 슬랙으로 보내곤 합니다. 이슈가 있다면 더욱요. 그래서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이견이 있는지 확인하지요. 의사결정이 되었다면 리더와 유관자를 참조해 기록을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리더가 말을 자꾸 바꾼다면서 일일이 기록한  들이밀며 따지듯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즘엔 녹취도 많이 합니다. 이 기록을 사용할  커뮤니케이션에서  살만 깎아 먹는 사람들요. 마치 상대를 무안 주고 대단한  쥐고 있는 듯한 언행을 비출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선 레터에서 다루었듯 말바꿈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있고 조직에서는 번복이 비일비재하며 이래 봐야 리더와 감정만 상하고 원하는  얻지 못한  '찍힐 뿐'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증거를 남기라는 건 나중을 위해 리더를 압박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담당자 스스로 정확히 확인하고 점검하기 위한 용도로 인식해야 해요.

우린 어떤 상황의 특정 감정에 꽂혀 본래의 목적을 잊곤 합니다. 번복에 대한 억울함으로 내 말이 맞지, 당신이 잘못했지를 따지는 것처럼요. 증거나 할 말 하는 것, 리더에게 피드백 하는 것의 본질적인 목적은 일을 제대로, 매끄럽게 하는 건데 말이에요. 결국 리더와 일해야 하고 기대처럼 다 바꾸기도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데 '싸우자'만 남길 수도요.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한다 해서 감정까지 쿨하기 어려우니 불필요한 갈등만 만들고 일도 해결 안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증거는 리더가 말을 안 바꾸게 해야 하는 데에, 리더가 깜빡해도 기억하게 하는 데에 사용되어야지 싸움의 빌미로 오용하면 곤란합니다. 절대 싸워서 이겨 먹으려는 모양새를 만들지 마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팩트를 보여주어 리더가 배경을 설명하게 만드는 겁니다. "전에는 이렇게 논의 했었는데 혹시 제가 잘못 이해했던 걸까요?"라든가, "그럼 이거에서 ~게 변경된 걸까요? 그 배경을 설명해 주시면 제가 좀 더 잘 이해할 거 같습니다" 처럼요.

사실 이러이러해서 바꿨다 인정하면서도 리더에게도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며 본인의 무안함을 어느 정도는 합리화할 기회를 주는 거죠. 사람의 심리가 내가 잘못했어도 그걸 너무 몰아대면 방어적이 되잖아요. 빠져나갈 구멍을 주세요.

최악으로 버젓이 "내가 언제?"를 외치는 인성, 능력 하자형 리더라면? 이들은 무안할 수록 화내고 더 인정하지 않습니다. 실무자의 질문과 불만을 권위 도전처럼 느끼고 불쾌해 하며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채 태도를 가지고 꼬투리를 잡을 수도 있어요. 이런데 증거라며 내밀고 지적하면?

불행히도 이럴 때엔 더 이상의 언쟁은 아무 소용없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때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리더가 우기는 걸 하되(할 수밖에 없을 때가 많으니까요)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짚어주는 겁니다. 너의 번복과 주장으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거죠. 이건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는 건지를 인식시키는 과정이에요. 

안타깝지만 리더의 말번복을 우리 기대처럼 완전히 사전 예방할 수도, 벌어진 걸 내 생각대로 바로 잡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담당자가 더 알아서 챙겨야 해요. 이게 현실이고 또 이렇게 하는 게 일잘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해요. 

 

오늘의 이야기는 다소 찜찜한 느낌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뭐야, 나만 참으라는 거야처럼요. 하지만 그 의미는 아니에요. 다만 내가 바꿀 수 있는 일과 어려운 일, 감정과 사실을 구분하자는 것이고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걸로 이해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중간 보고, 전달화법 고려, 기록이라는 게 말 바꾸는 리더에 대응하는 방법에 국한된 게 아닌 두루 일잘하는 사람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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