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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 (23.10~24.05)

[프로브톡 93화] 임포스터 증후군? ③

2024.05.03 | 조회 3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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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일하는 조직과 개인의 경험을 나눕니다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벌써 5월이라는 걸 믿을 수도 없고 믿고 싶지도 않을 만큼 시간이 빠르게 흐르네요. 언젠가부터 계절의 즐거움보단 시간의 흐름이 훨씬 두렵게 다가올 때가 있어요. 뭔가 기대하고 시도한 만큼 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아닐까 싶어요. 

그럼에도 이러다 금새 성큼 다가올 여름이 오기 전에 가장 아름다울 5월을 잘 즐겨보자 합니다. 여러분의 5월 첫주 주말도 아름답길 바라며 이번주 이야기를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지난 레터에서 오늘은 임포스터 증후군을 가진 리더가 있을 때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자 말씀드렸어요. 임포스터 증후군에 대한 글은 많은데 당사자 개인 관점에서만 다루고 있어서요. 

자신에게만 혹독한가 하면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쪽이든 지나치면 팀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요. 뭐, 이런 경우죠.

https://bityl.co/Pe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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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엄격한 자기검열을 하고 완벽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A. 임포스터 증후군이 뭔지를 알게 된 이후 '아, 나도 그래서 그랬구나'란 생각을 한다. 그동안 받아왔던 상사나 동료들의 피드백도 생각해보니 하나같이 일관됐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눈 딱 감고 어떤 건 이렇게 생각하자는 식으로 노력 중이다. 그간의 피드백도 주로 스스로를 인정하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거였고 지나친 완벽주의나 번아웃을 걱정하고 경계하란 조언들이었다. 그런데 근래 받은 리더십 평가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이 많아 내가 과연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불안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실제 A에 대한 구성원의 주요 평가는 마냥 부정적인 건 아니었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죠.

- 팀장이 너무 바쁘다
- 팀장이 일이 너무 많다
- 저러다 쓰러질까 걱정이다. 좀 더 여유있게 하시면 좋겠다
- 성실하다, 꼼꼼하다
- 기준과 목표가 높고 배울 점이 많다

반면에
- 칭찬이나 인정에 인색한 거 같다
-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도 지나치게 대비하려 한다
- 우선순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들을 잘 표현하는 문구는 이런 게 아닐까 해요.

"열심히라도 해야지, 내가 더 잘해야지!"

그런데 실제로 임포스터 증후군인 리더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본인에게 엄격한 만큼 팀원들에게도 엄격할 수 있어요. 반대로 본인이 부족하다 느끼기에 잘한다 생각하는 팀원들에겐 리스펙을 보내는 데에 인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인정받았다면 정말 일을 똑부러지게 해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죠. 기준이 높기에 팀에도 높은 수준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에 임포스터 증후군인 리더가 부임하면 그의 부임 전후로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때가 많습니다.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창의적이라든가 과감한 시도를 하긴 어려울 수도 있죠. 

하지만 대체로 이 유형의 리더들에게는 평가가 적대적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팀은 주로 인정받고, 배울 게 많아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구요. 

다만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를 힘들어하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초기 팀원들의 이탈이 상당할 때가 있습니다. 주니어인 경우에는 팀장이 인정과 칭찬 보다 훈계, 지적을 더 많이 한다며 불만도 많을 수 있어요. 이 와중에도 팀장의 실력과 최선의 노력을 의심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팀에서 가장 잘 하기도 하지만 가장 열심히도 하는 사람이 팀장일테니까요. 

https://bityl.co/Pe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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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극심한 증후군일 때엔 리더의 불안도가 팀에 고스란히 전가되어 감정기복이 심하다거나 의사결정 변동이 많아 변덕스럽단 말을 들을 수는 있습니다. 지나치게 강강강 모드로 매사에 노력하는 것 때문에 일이 너무 많다는 불만이 일어나기도 해요. 과도한 완벽주의로 팀원들도 긴장도가 높고 이로 인해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성과가 나고 팀이 일 못한다, 대충한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 알게 모르게 팀원들이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극단의 증후군 부작용보다는 대체로 힘들지만 배울 게 많은, 가혹하지만 배우기는 많이 배운 애증의 리더로 남을 때가 더 많아요. 

그래서 성장기에는 이런 리더와 일하는 경험이 좋으면 좋았지 결코 나쁘진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임포스터 증후군인 리더가 팀에 미치는 영향으로 조언하는 거 아니었어? 란 생각이 들었다면 왜 좋은 얘기지란 의문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리더와 일할 때 팀원 입장에서는 방향이 맞고 성과가 나고 있다면, 이전보다 일의 수준이 좋아지고 있다면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하시란 얘길 하고 싶었어요. 그간의 직, 간접적인 경험상 이런 리더와 한창 일할 시기에 만나 부대끼는 건 성장에 꽤나 영향을 미쳤거든요. 

대신 리더의 번아웃, 지나친 텐션 정도만 진심으로 걱정하는 피드백을 드리면 어떨까요? 직접적으로 많이 배우지만 가끔은 인정이나 칭찬할 게 있으시면 해달라 말하는 것도 꽤 효과적입니다. 본인들도 자신이 어떤 경향이 있는지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피드백에는 보통 인정하고 수용적이거든요. 대신 너무 열심히라며 상습 야근과 비효율적 업무 진행이 되고 있다면 그 정도만 정확히 피드백을 드려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그럼 어딜 가도 일 좀 한다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절대 아무나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분들은 실수하지 않으려 철저히 대비하는데요 이분들을 안심시키는 건 실무자들이 일할 때 미리 리스크를 예상하고 대비책까지 마련해 기획하고 운영의 디테일을 챙기면 되는 그만입니다. 이렇게 일하는데 일못러가 될 리가요.

연차가 쌓이고 이직도 몇 번 해보니, 말단 사원부터 경영진까지 해보며 하나 느낀 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혹은 바꾸긴 너무 어려운 것을 잘 구분하는 거에요. 그리고 어차피 어떤 상황이나 사람이든 내 입장에서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구요. 그래서 상황이나 상대에게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장점에 집중해 잘 취사선택하고 흡수하는 데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게 낫더란 생각을 합니다. 

임포스터 증후군에 시달리는 리더가 있다면?

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긴 하겠단 마음을 먹고 역으로 팀원이 팀장을 격려하는 스탠스를 슬그머니 권해드립니다. 

 

주말은 어쨌든 좋은 거겠죠? ^^ 

행복하고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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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과 조직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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