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캔쓰입니다. 다들 더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시나요?
이 여름을 맞아, 오쓰는 남파랑길 도보여행을 떠났고, 캔디는 하반기 일정들을 잘 소화하기 위해 숨을 골라보는 중입니다. 캔디와 오쓰의 각자 다르지만 비슷한 여름 나기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리고, 또 함께하는 여름의 제안! 무더운 여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뭐라도 하나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캔쓰 여름교실을 준비했습니다. 혹시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중독자의 중독을 벗어나고픈 여름.
나는 조금 중독자이다.
물론 어떤 병증까지의 중독이냐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그냥 사회적으로 가볍게 이야기하는 정도의 중독이려나. 흡연을 20년 넘게 해왔고, 비슷한 기간만큼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SNS라는 것이 생긴 후에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써왔다. 싸이월드에서 시작해 X(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쓰레드까지. 그나마 틱톡이나 유튜브를 하지 않은 건 영상 작업이 어려워서였을까. 여튼 이 많은 것들은 내 삶에 꽤 오랜 시간 깊이 관여해왔다.
물론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나 역시 이것이 중독까지는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받고자 애써왔고, 종종 끊어내려 노력하다가 실패하곤 했다. 이 글에서 나의 중독이 심하다거나 심하지 않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이번 여름의 심경 변화를 나누고 싶다.
올해 상반기는 몇 번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뭔가 힘들었다. 남들보다 때 이른 갱년기인가 생각해보기도 했고, 번아웃인가, 우울증인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정신과에 다시 가보는 건 예약이 귀찮아서 하지 않았/못했다.) 아직도 최근의 내 상태가 무엇인지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도 아닌 것 같다.
20여 년 흡연을 하면서 내 흡연량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작년쯤부터 많이 줄었었는데, 올해 어느 시점부터 다시 늘어가는 걸 깨달았다. 내 흡연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느끼는 건 보통 귀가 후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시간이 늘어날 때인데, 최근이 그랬다. 평소와 달리 이번엔 그게 좀 싫었다. 그즈음 정기적으로 다니는 가정의학과에서 선생님께 스트레스와 흡연 얘기를 하며 금연을 이야기했더니, 일단 스트레스를 줄이고 금연하는 게 낫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왠지, 그 말에 청개구리처럼 담배를 멈추었다.
SNS도 담배처럼 나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해 온 습관이었던 것 같다. 같은 시기에 SNS도 지웠다. 그래봤자 한 달 정도 되었을까. 요즘 최고의 홍보 수단이 SNS이다 보니 계정을 없애거나 아예 무시하고 살 수는 없지만, 핸드폰에서 어플을 지우는 건 나에게 꽤 큰 결심이었다. 예전에도 이렇게 지운 적이 있지만 며칠을 못 갔다. 세상 돌아가는 게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동안은 세상 돌아가는 일을 따라잡지 못해 불안했고, 오쓰를 다그치며 SNS의 이슈들을 내놓으라 했다. 하루 종일 SNS 알람을 따라가고 새 피드를 훑어보느라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지 않으니 조금 초조했다. 시간이 더 지나자 조금은 나아졌고,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아직도 SNS를 한다. 이삼일에 한 번 정도 들어가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약간의 동향을 살피고 필요한 일을 한다(좋아요도 가끔 누른다). 하지만 금세 꺼버린다. 피드를 보면 볼수록 피곤하고 기분이 처지는 걸 발견한다. SNS로 정보는 얻지만, 그 정보들이 나에게 건강하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걸 오늘 문득 깨달았다.
세상에!
활동한 지 20년이 되어서도 나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고, 어떤 활동들을 질투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었다. '왜 난 이런 걸 하지 않았지?', '이런 건 우리 단체에서 빨리 시작했어야 하는데!', '아, 나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봐, 빨리 시작했어야지!' 수많은 SNS 역기능 연구 결과들을 보면서 세상을 걱정했지만, 그 세상 속에 나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던 듯하다.
SNS를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비교가 줄어들고, 내가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일들에 좀 더 집중해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반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뭔가 작은 걸림돌 하나가 해결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 모든 게 요즘 내가 조금 취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취약함 덕분에 오히려 무엇이 나를 소진시키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으니까. 얼마 전 TCI [1]검사를 받았는데, 분석 과정에서 상담 선생님이 스스로에게 좀 더 근면하고, 일할 때 '이걸 내가 원하는지'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을 들으며 이 중독들에서 벗어나는 게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일임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당연히 아직도 나는 많은 일상적 중독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아직 만들어내지 못한 변화들 앞에서 종종 작아진다. 하지만 어떤 소중한 한 걸음이 있었음을 잊지 않고 오늘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름, 조금은 더 나에게 성실해지고 있다.

오쓰는 걷는 중




이번호의 이장의 추천은 캔디와 오쓰의 여름교실입니다. 어떤 것은 비공개이고, 어떤 것은 참여가능한데요. 원하시는게 있다면 구글링크로 신청해주함께 하시고, 원하시는게 없다면 이번 여름을 기회로 여러분만의 소소한 여름교실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랑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프로그램 1. 캔쓰 북토크
8월 11일(화) | Invitation Only | 농주사이더바(서울 은평구 역말로 9 1층 가운데호) | 캔디와 오쓰가 쓴 책을 가지고 가까운 친구들과 내밀한 북토크를 진행합니다.
프로그램 2. 캔디와 걸어요
8월 17일(월) 오전 10시 | https://bit.ly/COoursummer | 은평구 어딘가(아직도 고민중) | 캔디와 하릴없이 걷습니다. 가끔은 수다를 떨고 가끔은 침묵합니다. 같이 점심을 먹고 더 걸을지는 함께 고민할 예정입니다.
프로그램 3. 오쓰와 희곡읽기
8월 20일(목) 저녁 7시 | https://bit.ly/COoursummer | 은평구 어딘가(인원에 따라 장소 확정 예정) | 오쓰가 고른 희곡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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