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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2022년 4월에 본 것"

일 하다 눈길이 가는 소식을 큐레이션해서 공유합니다

2022.04.29 | 조회 2.4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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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 매달 1번 받아보는 UX 리서처의 생각

INDEX

  • 넷플릭스는 왜 지고 있을까? 📉
  • 데이터를 믿는 사람 vs. 감각을 믿는 사람 🤔
  • 내가 뉴스레터를 읽고 보내는 이유 💌
  • 문제를 잘 전달하는 것까지 사용성입니다 🔚
  • 힘 좀 빼고 일해야 성공합니다 😌
  • 이직 제안을 받았지만 이게 없어서 답하지 않았습니다 📭
  • 예민함까지 능력입니다 🥰

 


 

#1. 넷플릭스는 왜 지고 있을까? 📉

 

넷플릭스는 11년 만에 분기별 가입자가 20만 명이나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슈가 악재로 작용했는데, 러시아 전쟁 직후 현지 서비스를 중단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시간 외 주가는 26%나 떨어지면서 넷플릭스 성장세에 한계가 온 건 아닐까? 의심이 커졌습니다. 기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대가 너무 컸기에 실망도 컸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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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어려운 건 디즈니 때문일까?

 

1️⃣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시장에서는 가입자가 273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실은 20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분기별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가입자수 증가세가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닐까? 이런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 순감소가 나타난 것은 11년 만에 처음입니다.

 

2️⃣ 리오프닝 영향이 더 커질테니까

리오프닝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리오프닝이란 팬데믹으로 인해 거리두기를 했던 상황이 풀리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항공, 여행, 화장품, 백화점 관련 주식들이 크게 오르는 반면 집콕 생활필수품이었던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주식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죠. 집에서 넷플릭스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젠 극장으로 갈 수 있고 츄러스도 먹을 수 있으니까요. 19일, 넷플릭스 주가는 26%나 하락했고 하룻밤 사이에 400억 달러의 시총이 사라졌습니다.

 

3️⃣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

넷플릭스는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단 1개의 계정을 여러 기기에서 사용하는 것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죠. 이용료는 지난 5년 동안 거의 2배까지 올랐기 때문에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이미 최근 6개월 이내에 구독 상품을 취소한 적이 있는 미국인이 전체 응답자의 35% 수준이고, 영국에서 OTT를 해지한 경험자가 150만 명으로 나타났거든요.

 

4️⃣ 광고는 가난한 사람이 내는 세금이다

동시에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 광고를 보면서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넷플릭스는 ➊ 저렴한 대신 광고 조금 보는 기본 상품 + ➋ 광고가 없는 완전한 프리미엄 상품 조합을 선보일 것 같아요. 광고는 가난한 자들이 내는 세금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회원수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5️⃣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 넷플릭스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2분기에는 20만 명이 아니라 200만 명의 고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년 2,5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던 넷플릭스가 이제 점점 더 많은 고객을 잃는다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지만 이미 올해 넷플릭스 주식은 40% 이상 하락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작년에 북미시장에서도 2분기에 순가입자 감소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북미 이외의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을 만든 덕분에 이번 실적 발표 이전까지는 계속 성장세였죠. 팬데믹이 분명히 큰 영향을 끼친 겁니다. 이번 실적에서도 러시아 지역 가입자 손실(-70만)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OTT 시장의 성숙도, 경쟁 플레이어의 오리지널 콘텐츠 등 변수가 많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 넷플릭스를 왓챠나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의 경쟁자라고 인식하지 않는 콘텐츠 헤비유저들이 많이 있다는 거예요. 야심차게 시작한 넷플릭스 굿즈 샵이나 게임도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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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운영하는 굿즈샵

 


 

#2. 데이터를 믿는 사람 vs. 감각을 믿는 사람 🤔

 

구독자님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요? 어떤 판단을 할 때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건 해보기 전까지는 몰라!", "고객은 자신에게 필요한 걸 대답할 수 없어!"라며 제품감각을 믿는 쪽에 가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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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제품 감각을 만드는 양분입니다 🌱

 

줄리 주오(Julie Zhuo)가 링크드인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주오는 디자이너이자 창업가입니다. 2006년 페이스북 Product Designer로 시작해 VP of Design을 마지막으로 현재는 Sundial이라는 IT 컨설팅 기업을 설립해서 운영 중이죠. Sundial의 미션은 의미 있는 데이터를 통해 미션을 달성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데이터를 핵심으로 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일까요? 쥬오는 데이터와 제품 디자인에 대한 관계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제 생각을 더해 의역했습니다. 원문은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범위를 더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많은 경우 두 가지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 1) 센스가 있는 쪽 -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데이터 없이 감각으로 확신할 수 있는 쪽
  • 2) 데이터로 확인하는 쪽 - 데이터를 찾고 될지, 안 될지 판단할 때 데이터에 의존하는 쪽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것은 제품에 대한 센스를 기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알아야만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데이터'를 너무 좁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사람이 어떤 것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반응, 반응까지 걸리는 시간, 표정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까지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클릭수뿐만 아니라 트위터에서 대화를 찾고 관찰하는 것도 데이터죠.

 

데이터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직관적으로 데이터 없이 변화를 예측하려면, 더 많은 형태의 데이터와 데이터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UX 리서치를 통해 파악하는 정성, 정량조사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UX 리서치는 제품에 대한 직관을 개발하는 방법입니다.

 

리서처가 말하는 광고는 예술일까? 아니면 과학일까?

 


 

#3. 내가 뉴스레터를 읽고 보내는 이유 💌

 

헤이버니를 커리어리, 뉴스레터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어요. 뉴스레터를 앱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 메일함에 쌓이는 뉴스레터로 숙제를 안 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뉴스레터 구독을 위한 메일 주소를 만들어주고, 볼만한 뉴스레터를 소개해주는 서비스. 저에게 필요했던 서비스, 정확히는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존재하고 있던 서비스여서 소개해드린건데요. 고마운 마음으로 이용하던 서비스, 헤이버니 1주년 기념 인터뷰에 저도 참가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뉴스레터를 매달 1번씩 보내는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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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TREND REPORT>에서는 일하다 눈이 가는 소식들을 전해요.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며 공부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사람이었어요.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관심 있는 것들을 꾸준히 읽고 기록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저의 기록을 보기 위해 블로그를 찾아 들어오는 건 귀찮은 일이잖아요. 받는 사람이 편하면서, 통제권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게 됐죠. 그래서 블로그에만 기록하던 걸 뉴스레터로 보내기 시작했어요. 메일함은 어쩔 수 없이 열어봐야 하는 거니까 그 사이로 들어가야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다음에 메일을 보든 안 보든, 삭제하든, 그건 구독자분들이 선택하는 거고요. 실망스러울 땐 수신 거부를 통해 한 번에 구독 취소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처음엔 매일 같이 보던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지면서, 안부를 묻기 위해 관심있게 보던 것들을 모아 보내기 시작한 거였는데요. 그땐 <DAILY REPORT>라는 이름으로 매일 발행했었어요. 그런데 매일 보내는 건 욕심이었더라고요. 지금은 매달 말에 한 번씩 보내는 형태로 주기를 조정해 타이틀도 <TREND REPORT>로 바꿨습니다.

저는 트렌드가 별 게 아니라 누적된 경사라고 생각해요. 매일, 매주 보면 좋지만 바쁘잖아요. 한 달에 한 번씩은 이런 일과 이야기가 있었다는 걸 잠깐 멈춰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관심 있게 본 것들을 5-6개 정도의 주제로 추려서 보내고 있습니다.

 

Q. 일하다 눈이 가는 소식이란, 밑줄을 긋고 싶은 이야기예요

저마다 그런 게 있잖아요. 책 한 권을 읽고 밑줄 치고 싶은 문장이나, 전시를 본 뒤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은 작품, 긴 대화 끝에 귓가에 맴도는 한마디 같은 것들이요. 같은 걸 보고 들어도 각자 생각하는 밑줄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밑줄을 공유하면 할수록 사회에 더 많은 표본이 생겨 다양성 측면에서 건강해질 거라는 기대감이있고요. 그래서 책을 읽다가, 스마트폰을 보다가, 일을 하다가,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소식을 발견하면 메모해 두었다가 공유하는 거죠. 보통은 메모의 일부를 커리어리와 SNS에 공유하고, 그중에서도 반응이 있는 글을 모아 뉴스레터로 보내는 편이에요.‍

 

Q. 수집한 콘텐츠들은 말하듯 전달하려고 노력해요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앞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단 쓰는 편인데요. 말하듯 전달하는 건 아직도 어려워요. 하지만 잘 쓰는 것보다 계속 쓰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고, 애초에 안부를 전하는 목적이 있었으니까. 표본을 하나 늘린다는 생각으로 계속 쓰고 있어요.

콘텐츠를 소화하는 방법은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이지만 즐겁게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보려고 해요. 보고 싶은 것도, 봐야 할 것도, 미개봉 뉴스레터도 너무 많아서 계속 쌓이기만 하면 하나도 즐겁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좋아서, 유용해서, 재미있어서 구독한 것들이 무리하는 순간 다 싫어지는 거죠. 그래서 무리하지 않으려고해요.‍

 

Q. <TREND REPORT>는 호기심이 많은 분께 추천드려요

언젠가 읽고 좋아서 메모한 문구 중 하나가 ‘나와 비슷한 사람과 연결되려면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제가 불특정 다수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이것도 재밌고, 저것도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그래서 저와 비슷하게 호기심이 많은 분이라면 가볍게, 오래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뉴스레터를 시작하고, 더 많은 분과 연결될 수 있었어요

구독자가 0명에서 1,000명 정도로 늘었다는 것, 그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인 것 같아요. 구독자가 늘면서 회사 메일로 구독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가 처음 뉴스레터를 보낼 때가 생각나 마냥 즐거운 경험이에요. 그리고 저는 커리어리에서 가장 많은 분과 연결되어 있는데, 구독자가 25,000명 정도거든요. 그런데 인스타그램 계정은 100명 정도예요. 이렇게 여러 플랫폼을 경험하면서, 동일한 콘텐츠라도 어떤 도구로 내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Q.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앞으로도 매달 보내는 편지가 이어지길 바라요

저는 표본이 늘어나면 개인의 취향과 세계관이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여행 가면 좋잖아요. 일하는 대신 놀아서 좋은 것도 있지만 (웃음)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 여행이 아니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들을 자연스럽게 보고 듣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거기서 <TREND REPOTR>는 방명록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우연히 방문한 여행지의 방명록에서 한국어를 보면 ‘여기 한국 사람이 왔었나 봐’ 하는 반가운 마음이들잖아요. 바쁘게 살다가 뉴스레터를 봤을 때, 제가 정리한 메모를 보고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네’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은 ‘이런 사람도 있구나’를 알리자는 생각으로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거든요. ‘이런 사람’에 UX 리서처라는 제 직업적 특성이 더해지는 만큼 UX 리서치에 관심 있는 분들이 뉴스레터를 통해 ‘이런 UX 리서처도 있구나’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어쩌다 보니 6년 전에 처음 보낸 메일을 지금도 보내고 있는 셈인데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매달 말에 한 사람이 보내는 편지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도착한 <TRENDREPORT>라는 제목의 뉴스레터가, 마치 교류는 없지만 항상 같은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마주쳤던 사람을 오늘도 마주쳤을 때 같은 느낌이 들기를 바라요. 그냥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그런 것처럼요!‍

 


 

#4. 문제를 잘 전달하는 것까지 사용성입니다 🔚

 

좋은 에러 메시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크게 3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➊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➋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정중하게 전달하되 ➌ 어떻게 빠져나올지 건설적으로 제안하는 것이죠. NNG에서 무려 20년 전부터 제시한 에러 메시지 가이드라인을 소개합니다. 사용성은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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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거나 못했다고 말하는 순간까지 사용성입니다 🏁

 

1️⃣ 명백하게 쓸 것

가장 최악의 오류 메시지는 오류인지 몰라서 알려주지 못하거나, 읽었을 때 사용자가 오류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쓴 메시지입니다. "이 길이 아닌가봐"라는 것을 가능한 명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2️⃣ 누구라도 읽기 쉽게 쓸 것

전문 용어나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약어를 사용하는 대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단어를 골라 정중하게 전달합니다. 당연한 건 없습니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듯이 쓰는 게 좋습니다.

 

3️⃣ 정중한 태도로 접객하듯이 쓸 것

사용자는 서비스 입장에서 손님입니다. 손님에게 "틀렸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 짐작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무안하게 하거나, 비난하는 표현을 쓰는 것은 사실 '서비스가 틀렸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겁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정중하게 상황을 가리켜야 합니다.

 

4️⃣ 정확하게 쓸 것

이 길이 틀렸다고 말할 때에는 적어도 어디부터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인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냥 지금 있는 위치가 틀렸다고만 말하면 진단만 있고 처방이 없는 셈이죠. 에러 메시지를 가능한 빠르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시점에 따라 진단이 처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갈래길을 통과하자마자 "우회하시오"라고 알려주면, 방금 전에 지나친 다른 길을 스스로 떠올릴 수 있죠.

 

5️⃣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조력할 것

문제만 지적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길게 나누어 본 적이 있나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부터 제안해주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쪽이 훨씬 즐거울 겁니다.

 

6️⃣ 성공했던 가장 최근의 지점부터 다시 시작할 것

"지금 틀렸으니, 처음부터 다시 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마지막으로 성공했던 지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해볼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입니다.

 

7️⃣ 정합성에 대한 보조는 시스템이 할 것

시스템이 복잡성을 감당하는 것은 사용성의 주요한 원칙입니다. 우편번호와 검색한 주소가 다르게 입력될 경우에는,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우편번호를 수정하도록 제안하는 것이 효과적이죠. 실수를 예방하도록 하려면 실수를 가정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 에러 메시지까지 사용성입니다

 


 

#5. 힘 좀 빼고 일해야 성공합니다 😌

 

'아니요', '안 돼요'. '못 합니다'라는 말을 하면 일을 잘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만 같았어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자존심도 상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된다', '할게요', '해볼게요'라고 말해야만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했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일을 잘한다는 것은 '아니오'라는 말을 정확하게, 필요한 순간에 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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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힘 좀 빼고 일하려면

 

1️⃣ 어깨에 힘 좀 빼고 일을 해도 된다. 이 말을 듣고 실제로 몸에 힘을 빼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주니어 때에 '일을 잘한다는 것'을 1) 빠르고 2) 꼼꼼하며 3) 명석하게라는 3가지 기준으로 학습했기 때문인데요.

 

2️⃣ 시니어나 리더가 시키는 일을 재빠르게 하면 일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메일이나 자료에 오타가 없거나 요청한 데이터를 취합할 때에는 누락된 게 없을 때에도 비슷했습니다. 1개를 말했는데 3개를 해오면 "우리 팀에 에이스가 왔어"라며 어깨에 힘을 줄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두 제가 주니어 때 경험했던 이야기라 시의성은 떨어집니다.

 

3️⃣ 핵심은 정해진 일을 잘하려고 할 때에 이미 만들어진 기준에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무리할 때가 있습니다.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인식, 일은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로 해야 하는데 누구보다 더 잘해야만 한다든가 혹은 누구보다 더 오래 일을 해야 한다든가 잘못된 기준을 삼으면 몸과 마음에 무리가 갑니다.

 

4️⃣ 생각해보면 스프린트 미팅을 매일 해도, 일을 하는 건 단거리 시합이 아니라 장거리 계주에 가깝거든요. 오래 뛰어야 하고, 함께 뛰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 템포를 알아야 하죠. 속도를 낼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갑자기 허벅지 근육을 수축하면 햄스트링에 무리가 갑니다. 그러면 2개월 정도는 재활에만 집중해야 하죠. 계주인데 공백이 생기는 겁니다.

 

5️⃣ 자꾸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드는 것, 나의 동료와 리더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여전합니다. 그런데 내 몸과 마음을 의식하고 뼈 깎는 노력 대신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가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여유를 갖는 것은 본인만 할 수 있습니다. 독함은 잘함이 아닙니다. 나를 귀하게 생각할 때 동료를 귀하게 여길 수 있으니까요. 독함 대신 안부를 묻는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렸을 때 친구랑 수영장에 가면 잠수 대결을 하곤 했습니다. 물속에 동시에 들어가서 숨을 오래 참으면 이기는 게임이었죠. 생각해보면 일을 할 때에도 안 보이는 잠수 대결을 하는 것처럼 했던 것 같아요. 오래 일하고, 실수하지 않고, 더 많은 일이 있을 때에도 그걸 처리해내는 게 곧 능력이라고 믿었으니까요.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명확하게 회의에서 일을 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알고, 시스템과 동료를 활용할 수 있는 게 '일을 잘하는 것'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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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

너무 비장할 필요 없어요

 


 

#6. 이직 제안을 받았지만 이게 없어서 답하지 않았습니다 📭

 

링크드인은 물론이고 커리어리, 원티드, 블라인드, 리멤버 등 여러 플랫폼은 기능적으로 가입자가 채용 제안을 받도록 만들었습니다. 제안을 받는다는 건 기분이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제안을 열어보고 그냥 닫을 때가 절반 가까이 되는 걸 보면 분명히 이 시장에는 여전히 개선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에 이르죠. 제가 이직을 4번이나 한 덕분에 제 친구들과 전 직장 동료들은 아직도 "좋은 헤드헌터 있으면 소개해줄 수 있어?"라고 묻습니다. 이직 제안에 유용한 체크리스트를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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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안을 받는 사람에게 유일한 메시지를 적으세요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A라는 기업에서 B 포지션이 열렸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럼 A 기업과 연계된 여러 서치펌, 그 회사에 속한 복수의 헤드헌터들은 여러 플랫폼을 검색해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합니다. 동일한 포지션에 대한 제안을 여러 헤드헌터에게서 비슷한 시기에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어떤 사람의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2️⃣ 상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그 내용을 제안 시작에 담으세요

안타깝지만 많은 제안은 '복붙'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저는 다른 후보자에게 보낸 메일을 그대로 전달해서 다른 후보자의 이름과 메일 주소가 노출된 제안을 받은 적도 있었어요. 심각한 수준이었죠. 적어도 시작할 때에는 ➊ 자신이 누구인지 ➋ 왜 이 메일을 보내는지 적어야 합니다. 후보자의 어떤 이력, 경험이 B 포지션과 잘 연결된다고 생각했는지 그리고 A라는 기업은 현재 재직하고 있는 기업과 비교해 이런 점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을 담아야죠. 여기까지 하는 헤드헌터는 정말 드뭅니다.

 

3️⃣ 일관성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제안을 할 때에는 당장 오늘이라도 만나고 싶다는 적극성을 보이지만, 과정에 대한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직은 커리어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고, 생애주기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지원에 응답했을 때에 상대에게 마땅히 지켜야 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서류를 접수했다, 결과 검토에는 얼마 정도 걸린다고 했다, 시간이 좀 길어지고 있는데 확인하는 대로 알려주겠다, 결과가 나왔는데 이런 점 때문에 좋은(혹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정도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헤드헌터는 제가 이직이 아니더라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주변에 뛰어난 동료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 헤드헌터라면 후보자에게 이렇게 제안하세요 ] ➊ 자신에 대한 소개 ➋ 어떻게 '나'를 알게 되었는지 ➌ 이번에 A 기업에서 B 포지션이 열렸는데 ➍ 이력과 경험 중에서 이 부분이 인상적이라 연락드렸습니다. ➎ 000 측면에서 기회가 크고 000이 매력적인 A 기업에 (기업소개 또는 첨부) ➏ 000 역할과 000 책임이 따르는 B 포지션으로 합류할 의사가 있는지 제안드리며 (JD소개 또는 첨부) ➐ 전형절차는 D-E-F 순서로 모두 화상면접이며 ➑ 소요기간은 D-E까지 2주, F는 1주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➒ 혹시 이 제안에 관심이 있다면 0일 이내에 회신을 부탁드리며 ➓ 이번 제안이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는 업종, 기업, 조건이 있다면 연락을 주시길 기대합니다

 

어려운 것 같지만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사용자 경험'입니다. 제안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죠. 제안을 보냈을 때 이 제안(메일)을 읽는 사람이 궁금해할 만한 점을 되묻지 않아도 괜찮도록 제안에 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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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예민함까지 능력입니다 🥰

 

예민하면 피곤합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거든요. 그냥 넘어가면 간단합니다. 시간도 아낄 수 있고, 에너지도 아낄 수 있어요. 중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죠. 그런데 이게 성향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그냥 넘어가고 싶은데 자꾸 눈에 보이고 다른 것에 집중하기 어려운 거죠. 정말 중요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천장에 전구 20개가 있는데 그중에 1개가 깜빡이면서 희미해졌어요. 19개의 전구로 책을 읽거나 일을 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깜빡이다가 희미해진 전구가 신경 쓰여서 일을 하는데 자꾸 전구 생각이 나는 겁니다. 밥 먹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전구를 교체해야 속이 시원하죠.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이런 제 자신이 가끔은 스스로 피곤하면서도 좋기도 합니다. 예민해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려고 노력도 하고요. 덕분에 저희 집 전구는 항상 밝게 빛을 냅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저스틴 크루터(Justin Kruger)의 이름을 딴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urger effect)라는 게 있어요.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유능함을 과대평가하고 자신의 수행과 바람직한 수행 사이의 차이를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첫 논문의 제목이 ‘미숙함과 그것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무능한 사람들이 자신의 수행을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술, 즉 ‘상위 인지’를 정밀하게 다듬는 법을 배우면 능력을 향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죠. 이러한 결과를 얻은 연구들 가운데 학생들에게 수행평가를 한 실험이 있습니다.

 

왜 무능한 사람은 경험을 통해 자신의 미숙함을 배우지 못할까요? 더닝과 크루거에 따르면 몇 가지 이론으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들은 나쁜 소식을 전하고 싶어 하지 않으므로 일상생활에서 기술과 능력에 대해 타인에게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또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더라도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뒤따라야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가 제대로 들어맞아야 하지만 실패는 얼마든지 외부로 그 원인을 탓할 수 있죠. 우리는 많은 경우 도구를 탓합니다. 정작 탓할 것은 손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결과적으로 나아지려면, 성장하려면 예민함이 효과적인 무기가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겁니다. 진단이 없으니 처방이 불가능하죠. 아픈데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호전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예민한 사람은 피곤하지만 다행히 더 나아지기 쉬운 거죠.

 

예민함도 능력입니다

날이 더워져서 반팔티 입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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