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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가 음악적 본능에 최대한 충실하면 객석의 누군가가 제가 전하려는 바를 알아차리고 서로 연결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무대 위의 모든 연주자와 마찬가지로 관객 역시 각자 삶의 이야기를 갖고 있어요. 음악은 아름답든 불편하든 우리가 감정을 경험하도록 도와주죠. 관객이 음악의 여정 끝에 현재의 순간으로 돌아오게 하는 건 연주자와 작곡가의 책임이고, 관객은 일상으로 되돌아가며 감동을 느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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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손더스는 브레후노프의 ‘단순한 몸짓’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일화를 소개한다. 한번은 그가 탄 비행기의 엔진이 고장나 15분간 추락의 공포를 겪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평소 이런 상황이 오면 자신은 지나온 삶에 대해 잠시 감사한 후 차분하게 일어나 다른 승객들을 쿰바야(영적 합일)의 분위기로 이끌 거라고 상상해왔다. 그러나 실제 상황이 닥치자 정신은 마비되고 오줌을 지릴 것 같은 공황에 빠졌다. 그때 옆 좌석에 있던 어린 소년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원래 이러기로 되어 있는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자신의 심장이 그 아이에게로 나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심장이 ~에게로 나간다(one’s heart goes out to)’는 표현은 누군가를 가엾게 여긴다는 뜻의 관용구이다. 손더스는 이렇게 덧붙인다. “무언가 특별한 일처럼 들리지만 그게 우리 심장이 늘 하려고 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로 나가는 것.” 그건 가장 절박한 순간에도 우리를 찾아오는 단순하고 불가피한 몸짓이다. 손더스는 정신을 차리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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