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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대상은 모두 다르지만 바라보는 마음은 모두 같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대세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휴대폰 화면에 떠오르는 것에 대한 크고 작은 열광을 품고 살고, 그 열광과 진심의 축적이 각자의 견고한 세계를 건축한다. 느슨하고 넓은 대세 대신 여러 개의 강력한 대세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나와 다른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은 더 많은 삶의 방식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상대의 세계를 좋아할 순 없어도 그 세계가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연결된다. 모두 다른 걸 좋아하는 이 세계는 강력한 대세가 자리한 세계보다 훨씬 건강한 세계다. 다양성의 세계에서 생존 조건은 교류와 연결이다. 타인의 세계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우리는 전보다 훨씬 더 작고 편협한 세계에 갇혀 고립된다.
‘네 이웃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 들어보자’. 모두가 다른 걸 보는 시대의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는 다른 이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공감력과 이해심일지 모른다. 더 많은 것들과 공감하고 연결되며 우리는 진심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더 넓은 세계의 일부라는 단순한 사실을.
# 피아니스트 임윤찬
어떻게 두 마디에 7시간 연습하냐고 묻는 분도 계시겠지만,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닌 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솔#(샵)을 누르는데 만약 심장을 강타했다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다음 레#(샵)을 넘어가는데 느낌이 안 나면 계속하는 거죠. 레#(샵)이 심장을 강타했다면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을 연결해서 연습하고, 그 연결 부분이 심장을 강타하면 다시 하고…
근본있는 음악가란 첫 번째로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깊어서 두려움 없는 표현을 하는 사람, 굉장히 진실하고 그러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타이밍에 가볍게 던지는 유머가 있는 그런 음악가입니다. 두 번째로 연주를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면서 ‘정말 좋다’고 하는 연주가 있고, 음을 내자마자 귀가 들을 시간도 없이 그냥 심장을 강타하는 그런 음악이 있는데 저는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을 하는 음악가가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노력으로 할 건 아니고요. 그냥 시대가 택한 천재들, 축복받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건데요,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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